[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2019년 3월, 세계 최초 5G 서비스가 상용화될 예정인 우리나라는 2018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를 시범 서비스한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 호주, 중국 등 세계 선진국들의 경우도 이르면 2018년 상반기에 5G를 시범 서비스한다. 5G 조기 상용화를 앞두고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 각국이 5G 시범 서비스에 적극 나서는 이유에 대해 관계자들은 시범 서비스를 통해 5G 상용화를 앞당기고, 결국 ITU(국제전기통신연합)가 승인하는 글로벌 표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KT는 2018년 2월 평창올림픽에서 자체 규격인 평창 규격 (5G 시그, 5G Special interest Group)을 만들어 5G 시범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제공한다. 5G 테스트와 달리 5G 시범 서비스는 5G 주파수 대역, 단말, 네트워크라는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해야만 한다.

지난 달, 민간 표준화 기구인 3GPP(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기구)에서 NSA(논스탠드얼론)의 글로벌 표준이 승인됐다. 하지만 KT는 평창 올림픽에서 3GPP 글로벌 표준 규격을 통해 5G를 서비스하지는 않는다. 3GPP에서 NSA 표준이 완료됐어도 이에 따른 AP(칩셋) 및 단말, 통신 장비 개발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AP나 단말 개발에는 약 2~3개월, 통신 장비 개발에는 약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평창 5G 규격은 글로벌 표준이 아니지만 3GPP가 승인한 표준과 상당히 유사하다”며 “KT, 삼성, 에릭슨, 노키아, 퀄컴, 인텔 등 글로벌 ICT 업체들로 구성된 5G 규격협의체에서 표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5G 서비스 관련 이미지 (이미지=퀄컴)

세계 주요 각국, 5G 시범 서비스 앞다퉈 시작...경쟁 본격화 

우리나라에 이어 세계 각국도 5G 상용화를 앞두고 5G 시범 서비스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의 경우 버라이즌이 2018년 상반기 5G 시범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고, AT&T는 2018년 하반기 5G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중국은 차이나모바일이 2018년 상반기,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이 2018년 하반기 5G 시범 서비스를 진행한다. 일본은 NTT도코모가 2019년 상반기에 5G 시범서비스를, 독일은 도이치텔레콤이 2018년 하반기에 5G 시범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프랑스는 오렌지, 스페인은 텔레포니카가 2018년 하반기에 5G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고 호주의 텔스트라 역시 이 시기에 5G 시범 서비스에 나선다.

딘 브레너 (Dean Brenner) 퀄컴 수석 부사장은 “2035년까지 5G는 세계적으로 약 12조 달러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일상 생활의 구석구석에 5G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따라서 모두가 5G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선 견고한 정책을 통해 새로운 주파수 대역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주요 각국의 5G 주파수 대역 (이미지=퀄컴)

세계 각국이 5G 시범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이를 통해 5G 상용화를 앞당기고, 3GPP의 시장 표준을 승인받아 결국 ITU의 글로벌 표준이 되는 것에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통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ITU가 먼저 규격을 만들면, 제조사나 통신사들이 이를 따라가는 추세였지만 현재는 먼저 시장 표준이 이뤄지고, 나중에 ITU가 이를 승인하는 것이 글로벌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2020년 하반기에 ITU는 5G 글로벌 표준을 최종 규격화한다. 중국과 유럽은 26GHz가 중심인 대역(24.25GHz~27.5GHz)을 사용하려고 하고, 우리나라와 미국·일본 등은 28GHz가 중심인 대역을 5G 주파수로 계획 중이다.

유럽은 26GHz(24.25GHz~27.5GHz) 대역을 5G 파이오니어 대역(Pioneer Band)으로 이름 붙였고, 우리나라는 미국·일본 등과 협력해 5G 28GHz 이니셔티브를 만들고, 28GHz 대역을 5G 프론티어 대역(Frontier Band)으로 이름을 정했다. 5G 글로벌 표준에 대한 경쟁이 이미 시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WRC-19에서 5G 주파수 국제 표준 논의 이뤄져, 조기 상용화로 3GPP의 시장 표준 확보  

지난 2015년에 열린 세계전파통신회의(WRC-15)에서는 5G에 대해 24.25GHz~27.5GHz, 31.3GHz~86GHz내에서 이동통신 주파수 표준을 정하자는 협의가 이뤄졌다. 이 때는 우리나라의 5G 주파수 대역인 27.5GHz~29.5GHz 대역이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5G 주파수 국제 표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2019년에 열릴 예정인 WRC-19에서 이뤄질 예정이고 ITU의 최종 결정은 2020년이다. 우리나라가 5G를 가장 먼저 상용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28GHz 대역이 ITU의 국제 표준으로 승인될 지는 아직은 불확실하다.

5G 상용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단말이나 통신 장비들이 먼저 출시돼야만 하는데 5G 조기 상용화가 진행될 경우 민간표준화기구인 3GPP는 이를 시장 표준으로 인정하게 된다.

ITU가 2020년에 5G 글로벌 표준을 결정하기 때문에, 최종 규격이 나오기 전에 우리나라 등 주요 각국이 이미 시장 표준을 만들 경우 추후 ITU가 이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5G 주파수 대역인 28GHz 등 5G 규격의 경우 3GPP에서 글로벌 표준으로 승인될 것이 매우 유력하다”며 “시장 표준으로 인정받을 경우 각 제조사나 통신사, 통신 장비 업체들이 3GPP가 승인한 규격을 이미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ITU 승인보다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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