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기반을 닦은 한 해였다면 올해는 뿌린 씨를 거두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IoT는 인터넷을 통해 모든 기기 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연결을 통해 이뤄지는 기술과 서비스를 의미한다.

SK텔레콤이 2016년 7월 IoT 전용망 로라를 전국에 구축 완료한데 이어,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해 8월 전국에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망을 구축했다. 3사는 각자의 전용망을 IoT 플랫폼을 중심으로 원격제어, 무선검침을 포함한 스마트홈 서비스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동통신 매출이 정체된 상황에서 IoT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3사는 지난해 모든 사물을 이어주는 허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스피커를 새롭게 출시하거나 후속작을 대거 선보였다. AI 스피커는 단순 음악 감상 기능에서 벗어나 가정 내 IoT 서비스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스마트홈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건설사와의 연합도 지난해만큼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올해부터 IoT 시장 진출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이동통신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기반을 닦은 한 해였다면 올해는 뿌린 씨를 거두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성장 정체된 이통사, 돌파구는 IoT

이동통신사들이 IoT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동통신사업이 성장 정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지난해 3분기 이동전화 부문 매출은 2조74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분기(2조7212억원)와 비교하면 0.7% 성장했다. 2016년부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셈이다.

무선 부문에서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것은 KT와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3분기 무선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한 1조6634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선 1.2%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의 무선수익은 1조40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로 성장세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반면 대표적인 신성장산업으로 꼽히는 IoT의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IoT 시장 규모는 매년 증가해 2021년까지 1조40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IoT 시장 규모는 2020년까지 17조1000억원에 이르며 연평균 38.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SK텔레콤의 지난해 3분기 무선 수익에서 IoT 솔루션이 포함된 기타수익은 2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전분기 대비 8.7% 증가하는 등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추세로, 이동통신사의 차세대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SK텔레콤 이동전화수익 변동 현황 (사진=SK텔레콤)

AI 스피커, IoT 시대의 허브 역할로 키운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여러 음성인식 AI 스피커를 선보였다. 음성 인식 기술이 활용될 주요 영역 중 하나는 IoT 부문이기 때문이다. 이미 스마트폰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음성인식 기술은 사용환경 상 소음이 가자 적은 가정 내에서 활용될 경우 사용성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음성으로 명령이 가능한 AI 스피커는 스마트홈 서비스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등 확장성이 무한하다. 스마트홈은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 뿐만 아니라 수도, 난방, CCTV 등의 시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에 SK텔레콤은 2016년 처음 선보인 ‘누구(NUGU)’의 후속작인 ‘누구 미니’를 지난해 8월 출시했다. 기존 누구보다 크기를 줄이고 배터리를 탑재해 휴대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음악감상 등 기본적인 스피커 기능에서 벗어나 현재 IPTV와 연동이 가능하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정 내 에어컨과 공기정청기 조명 등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KT는 지난해 11월 누구 미니와 같이 기가지니를 소형화한 ‘기가지니 버디’와 기가지니에 LTE 라우터 기능을 탑재한 ‘기가지니 LTE’를 공개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네이버와 손잡고 네이버 AI 엔진 클로바를 탑재한 ‘프렌즈플러스’를 출시해 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 또한 뮤직‧엔터테인먼트 기능에 스마트홈과 금융, 교육 등의 서비스 등 AI 스피커를 필두로 한 IoT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3사는 다양한 라인업의 AI 스피커를 IoT 서비스 확장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자사의 미디어 서비스인 IPTV와의 연동은 물론이고 스마트홈, 음성 명령 주문 서비스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전망이다.

KT의 LTE 기반 인공지능(AI) 스피커 ‘기가지니 LTE’와 올해 초 출시 예정인 ‘기가지니 버디’, ‘기가지니 키즈워치’ (사진=KT)

서로를 필요로 하는 이통사-건설사, 스마트홈 연합 활발

이동통신 3사의 AI 스피커 출시와 함께 스마트홈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은 건설사와의 연합이다. 가입자가 포화된 이동통신 서비스 외에 추가로 무선 수익을 올리길 원하는 이동통신사와 고객에게 프리미엄 주거 환경을 제공하고 싶은 건설사의 이해관계가 이같은 이종결합을 가능케 했다. 실제로 지난해 이동통신 3사는 주요 건설사와 손잡고 아파트에 IoT 서비스를 적용한 스마트홈 구축에 활발하게 나섰다.

SK텔레콤은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SK건설 등 주요 건설사 20여곳과 제휴을 맺고, 신규 분양 아파트에 스마트홈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IoT 아파트 입주 세대가 1만 가구를 돌파했으며, 현재 1만5000세대를 목표로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4월 홈 IoT 구축 건설사 제휴업체는 20곳을 돌파했으며, 현재 30여개사로 늘어났다. SK텔레콤은 1~2년 내에 스마트홈 서비스 적용 가구를 20만 세대로 확장할 계획이다.

KT는 기가지니와 홈IoT 서비스를 함께 적용한 기가지니 아파트 공급에 나서고 있다. 기가지니 아파트는 냉난방 제어, 조명, 가스 등 빌트인 시스템을 스마트폰 앱으로 조회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KT는 내년까지 기가지니 아파트 서비스를 20만 가구로 확대 제공할 방침이다. 30여개 건설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LG유플러스 또한 홈IoT 플랫폼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동통신사는 건설사 제휴를 통해 홈IoT 가입자를 다수 확보하는 동시에 장기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이통사와의 스마트홈 서비스 제공으로 분양 호조를 경험한 건설사는 올해도 연합전선 구축이 활발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3사는 산업용 IoT, 스마트시티 부문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내년부터 정부가 IoT 부문의 진입규제를 폐지하는 것도 호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8년 상반기 중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기존 제조사들이 IoT를 결합한 상품을 판매할 경우 납입자본금 30억원, 전문가 3명 이상 등의 조건을 면제키로 한 것이 골자다. 규제 철폐로 벤처기업 등이 IoT 부문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면 이동통신사의 관련 무선 수익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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