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가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를 서비스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 이동통신사업자들은 5G 주파수를 할당 받지 않았다. 올해 6월에 주파수 경매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에서는 주파수 경매와 할당, 기지국(액서스망) 본격 설치 전에 5G 시범 서비스가 진행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최초의 5G 서비스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T에 따르면,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강릉, 정선 등 세 곳에 한해 5G 주파수 대역인 27.5GHz~28.5GHz(28GHz)대역 1GHz 폭이 임시로 허가된다. 2018년 6월로 예정된 주파수 경매의 경우 저주파 대역인 3.5GHz 대역(300MHz 폭)과 고주파 대역인 28GHz 대역(1GHz 폭)이 할당 대상으로 나온다.

이중 28GHz 대역은 실험구 허가가 이뤄져 임시적인 할당이 진행됐지만 3.5GHz 대역은 평창, 강릉, 정선 지역에 실험구 허가가 나지 않았다. KT는 28GHz 대역만으로 평창 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다.

최근 3GPP(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기구)에서는 NSA(논스탠드얼론)의 글로벌 표준이 승인됐다. 3GPP 총회에서 승인된 NSA는 LTE 기간망(코어망)에 LTE 기지국과 5G 기지국을 동시에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LTE를 통해 전국망을 확보하지만 도심 핫스팟 지역에서 5G로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하지만 KT는 평창 올림픽에서 글로벌 표준 규격을 통해 5G를 서비스하지는 않는다.

강릉에 위치한 평창 올림픽 홍보관에 전시돼 있는 선수 모형의 모습

3GPP에서 NSA 표준이 완료됐어도 이에 따른 AP(칩셋) 및 단말, 통신 장비 개발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T는 자체 규격인 평창 규격(5G 시그, 5G Special interest Group)을 만들어 5G 서비스를 제공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평창에서의 5G 규격은 글로벌 표준이 아니지만 3GPP가 승인한 표준과 상당히 유사하다”며 “KT, 삼성, 에릭슨, 노키아, 퀄컴, 인텔 등 글로벌 ICT 업체들로 구성된 5G 규격협의체에서 표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의 경우 종로나 도심 지역에서 이미 3.5GHz 대역과 28GHz 대역이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에게 실험구 허가가 난 상태다. 과기정통부는 5G 주파수 대역을 나눠 이통3사에서 임시 할당하는 방법 대신 지역별로 주파수를 분배했다. 현재 이통3사는 서울의 도심 지역에 위치한 각사의 해당 지역에서 5G 버스를 운영하는 등 5G 서비스를 테스트 하고 있다.

서울과 달리 평창이나 강릉, 정선 등 올림픽 해당 지역은 KT에게만 28GHz 대역이 실험구 허가가 났다. KT가 평창올림픽 공식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평창 올림픽 경기장이나 선수촌, 올림픽 현장 등에는 KT만 5G 시범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평창올림픽 파트너인 KT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 2000억원~3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5G 주파수 경매가 내년 6월에 진행되고 하반기에 주파수 할당과 기지국 설치가 이뤄진다. 그 기간에 맞춰 실험구 허가가 난 5G 주파수 대역의 회수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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