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걸린 역차별 해소?...인터넷 업계 “아직 멀었다”
시동걸린 역차별 해소?...인터넷 업계 “아직 멀었다”
  • 홍하나 기자
  • 승인 2017.12.2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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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망이용료 논의, 역차별 법안 발의...실효성 담보 못하고 해결문제 많아

[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최근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간의 역차별 문제 해소에 시동이 걸리고 있는 모양새다. 국회에서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병합심사를 한다. 또한 글로벌 기업인 페이스북도 망사용료를 내기 위해 국내 통신사들과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허울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 글로벌 기업 등에서 역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인터넷 업계에서는 오히려 우려하는 분위기다. 관련 법안의 실효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을 규제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까지 규제를 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아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사안도 많다. 

최근 페이스북은 국내인터넷접속제공사업자(ISP)와 망사용료 지불을 위한 논의을 시작했다. 물론 논의 시작단계이나 그동안 역차별 문제로 지적받아온 문제가 해결되는 방향으로 논의된다는 것에는 의미가 있다. 

현재 페이스북은 KT에 망사용료를 지불, 홍콩과 연결된 캐시서버를 국내에 설치해 운영중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페이스북이 사용하는 트래픽에 비해 적은 금액을 납부하고 있으며 연간 수백억에 이르는 망사용료를 납부하는 국내 인터넷 기업들과 역차별을 야기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로 네이버는 지난해 기준으로 통신사에 734억원의 망사용료를 지불했다.

하지만 페이스북 외에도 문제가 되고 있는 당사자인 구글은 망사용료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말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세금, 고용, 망사용료를 지적한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의 발언에 대해 구글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국내세법, 조세조약을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게다가 최근 페이스북 행보와 달리 역차별 사안의 핵심 당사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조치도 없는 상황이다. 또한 망사용료 외에도 세금회피, 고용저하, 이용자보호, 개인정보 역외반출, 빅데이터 독점, 규제 역차별 등 아직 풀어야 할 역차별 문제는 많다.

국회에서도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 간에 발생하는 역차별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중이다.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김성태 의원은 내년 2월 임시국회 때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뉴노멀법)’과 함께 새로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병합심사할 예정이다. 후자는 국내외 기업들의 역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됐다.

김 의원이 공개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초안은 ▲역외적용 원칙 규정▲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 도입▲이용자 보호▲전기통신법상 사후규제▲경쟁상황평가 실시▲금지행위 조치 및 과징금 부과 등에 해당된다.

하지만 인터넷 업계에서는 취지는 좋으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글로벌 기업의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점과 시장획정 불가, 국내 대리인지정 제도의 한계점 등이 지적됐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전기통신사업법과 관련해 역외적용 조항을 도입했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실효성이 없다. 조문을 넣는 입법이야 우리나라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그 법이 실효성이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면서 “해외에는 없는 법을 만들어 놓고 이를 적용한다고 하면 해외 사업자나 사법 당국은 꿈쩍도 안할 것이다. 역외적용 조항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역차별 해소, “오히려 국내 기업 옥죄기일 수 있어”

이번 역차별 해소 개정안이 오히려 기존의 뉴노멀법 규제를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해외 사업자를 규제하기 위해 기존의 국내 사업자까지 모두 규제한다는 것이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해결책이 규제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필요없는 규제를 만들어 국내 인터넷 사업자에게까지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시대에 역핵이다. 이는 인터넷 생태계의 혁신과 진화를 가로막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심지어 이러한 규제는 전세계적으로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이기 때문에 섣불리 해서는 안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성철 교수는 “아날로그 시대를 주름잡던 유럽은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면서 미국에게 디지털 주권을 빼앗겼다”면서 “최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은 논의를 진행했지만 답을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차재필 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도 “아직 해외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세계최초로 실행했다가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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