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올해 국내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반도체와 가전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호황을 뜻하는 ‘슈퍼사이클’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전망된다. LG전자 역시 LG시그니처 브랜드의 인지도를 확대하고 생활가전 제품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또한 양사는 AI(인공지능)의 중요성으로 인해 AI전담 조직을 재정비했다. 하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로 인해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가 발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악재도 있었다.

삼성전자 ‘반도체’힘입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 전망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전망된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에도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연간 매출액 240조원, 영업이익 5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의 70%가량이 반도체 부분에서 나오는 만큼 ‘반도체’는 올해 삼성전자 실적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내년에도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 전망이다. KB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D램과 낸드의 가격 상승은 여전히 고점에 있으며 내년에도 서버 시장의 강세가 확대될 경우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와 같은 상승 속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지만 서버 수요의 강세가 이어지고 둔화되는 모바일향 수요에 대응해 나간다면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사상 최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20일 세계 최초로 2세대 10나노 D램을 양산한다고 밝혔다. 저전력, 고성능에다가 생산성까지 높아진 이번 D램 양산으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 공고히 다질 계획이다.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혁신적인 기술 개발로 반도체 미세화 기술 한계를 돌파하면서 향후 1y나노 D램의 생산확대를 통해 프리미엄 D램 시장을 10나노급으로 전환해 초격차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내년 전략으로 인수합병(M&A)를 활발히 하고 자동차 부품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손영권 삼성전자 사장은 외신 로이터에 “인수합병을 내년 삼성전자의 전략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자동차, 디지털 헬스, 예방 건강 등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는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경쟁력은 유지하면서 이같은 기조를 내년 전략으로 삼은 것이다. 자동차 부품에 집중하는 배경은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함과 동시에 점점 커져가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에서도 적극 대응을 하기 위함이다.

국내 매모리 반도체 시장 실적 추이 전망 (자료=KB증권)
삼성전자가 양산을 시작한 2세대 10나노급 D램 (사진=삼성전자)

 

LG전자 생활가전·TV 선방

LG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44조원대, 영업이익은 2조 1000억원대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5%, 영업이익은 53.1%늘었다. 특히 생활가전과 TV에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실적은 매출액 14조 8967억원, 영업이익 1조 4083억원이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올해 매출액은 13조 1986억원이고 영업이익은 1조 1832억원이다.

LG전자 생활가전부분의 호실적은 수익성 극대화 전략 때문이다. 생산 공정에서 모듈러 디자인을 세탁기 공정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에도 적용하면서 원가 절감을 이뤄 냈고, 시그니처 브랜드로 고수익 가전 제품의 판매 역시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생활가전에서의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해 나가면서 고수익에 방점을 찍으면서 내년에도 사업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내년에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프리미엄제품 판매 호조와 글로벌 가전시장 지배력 강화, 라이프스타일 가전 등의 적극적 출시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며 “스마트가전과 인공지능 가전 등으로 가전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노 연구원은 “TV를 바탕으로 HE사업부는 2분기 이후 우호적인 LCD패널 가격 형성에 따라 2018년에도 안정적인 수익성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VC사업부에서도 내년 2분기내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AI전담조직 재정비...제품 접목 가속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올해를 AI(인공지능)의 원년으로 삼고 조직을 재정비했다. 삼성전자는 11월 조직개편을 통해 세트 부문의 통합 연구소 ‘삼성리서치’를 신설하면서 산하에 AI센터를 설립했다. AI센터는 인공지능 관련 선행 연구를 하는 곳으로 이근배 전무가 센터장을 맡는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빅스비’를 갤럭시S8에 적용했고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군에 확대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블룸버그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빅스비가 적용된 스마트 스피커도 내년 상반기를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역시 지난 6월 최고기술책임자(CTO)직속 산하 조직으로 ‘인공지능연구소’를 신설했다. 이 연구소에서는 소비자로부터 얻은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플랫폼을 구축한 후 LG전자의 다양한 제품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나가는 연구를 진행한다.

LG전자는 20일 자체 인공지능 가전 브랜드인 ‘씽큐’를 론칭했다. 씽큐(ThinQ)라는 브랜드를 AI가 접목된 LG전자의 가전제품에 부착해 AI를 집중 부각한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매일 접하는 가전 제품과 서비스에서 고객들의 삶에 최적화된 통합적인 인공지능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씽큐 브랜드 론칭의 목표라고 LG전자는 밝혔다.

세탁기 세이프가드로 내년 타격 예상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향 세탁기는 내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과 LG의 세탁기에 대해 저율관세할당량(TRQ)를 설정했기 떄문이다. ITC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120만대를 초과하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관세를 물리는 세이프가드를 제안했다. 내년 1월 안에 트럼프대통령이 이를 승인하면 바로 효력이 발생한다.

내년 1월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미국 우선주의, 자국 산업 부흥을 기조로 당상된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ITC의 권고안이 그대로 수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에 대해 “결국 피해는 미국에서 세탁기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입을 것”이라는 논리를 계속 펴면서 실질적인 대응책도 마련 중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내년부터 생산되는 세탁기 생산 대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역시 미국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세탁기 생산 공장의 완공 시기를 앞당기고 물량을 더 늘리는 등의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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