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유료방송 시장의 강자 IPTV(인터넷TV)는 올해도 큰 폭 성장해 점유율을 높였다. 2008년 IPTV 출범 이후 처음으로 케이블TV의 방송 매출을 뛰어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도 다양한 IPTV의 OTT(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유료방송업계의 신성장동력임을 재차 입증했다.

IPTV, 2008년 탄생 이후 케이블TV 방송 매출 첫 추월

올해 유료방송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3000만명 시대를 맞이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케이블TV 가입자는 1393만7000명, IPTV 가입자는 1331만3000명이었다.

IPTV는 올해도 성장을 이어갔다. 이동통신 3사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의 여파로 무선 매출은 지지부진 했으나 IPTV은 큰 폭 성장했다.

지난 3분기 기준 SK브로드밴드의 IPTV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5% 늘어난 255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2356억원, 2분기에 2446억원에 이어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KT와 LG유플러스 또한 IPTV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KT는 올해 1분기에 IPTV를 포함한 미디어부문 매출 4196억원을 달성했고,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4571억원, 4645억원으로 늘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3분기에 IPTV 매출 192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사 중 가장 높은 22.6%의 성장세를 보이며,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IPTV 가입자 또한 늘어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4분기에 396만8000명이었으나 올해 1분기 400만명을 돌파해 케이블TV사 CJ헬로의 시장점유율을 제쳤다. 3분기 기준 가입자는 428만7000명까지 늘어났다.

KT 또한 지난해 4분기 가입자 700만명을 넘어선 이후 올해 3분기까지 739만7000명까지 늘어났다. LG유플러스도 올해 1분기 306만2000명으로 출발해 3분기에 342만9000명으로 지속 증가 추세다.

IPTV가 케이블TV 방송 매출을 처음으로 넘어섰다는 통계도 올해 발표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올해 6월 공개한 ‘2016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에 따르면 IPTV 3사의 방송 매출액은 2조4277억원으로, 2조1692억원을 기록한 케이블TV를 역전했다. IPTV 방송 매출이 케이블TV업계를 넘어선 것은 IPTV가 2008년 탄생한 이후 처음이다.

IPTV는 케이블TV에 비해 유료방송 시장의 후발주자이지만 방송과 초고속인터넷에 모바일을 묶어 큰 폭으로 할인해주는 결합상품이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면서 전세가 역전되기 시작했다. 케이블TV업계는 이에 맞서 올해 3월부터 SK텔레콤의 모바일과 케이블TV의 초고속인터넷을 결합하는 ‘동등결합’ 상품을 출시했으나 IPTV의 성장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내년 상반기는 KT와의 동등결합 상품도 출시될 예정이며, LG유플러스까지 이 상품 출시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케이블TV업계는 IPTV와 좀 더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하길 기대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동등결합 상품이 초고속인터넷만 포함하고 있다는 한계도 있지만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참여하면 전보다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IPTV 3사 가입자 수 추이
IPTV 3사 매출 추이

OTT 사업에 경쟁적 진출...정부는 규제 마련 계획

유료방송업계는 올해 OTT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OTT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 교육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유료방송시장의 포화, TV 시청 환경 변화 등은 케이블TV와 IPTV에게 성장동력이자 새로운 투자처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는 ‘코드 커팅(유료방송을 끊고 OTT로 가는 현상)’이 일어날 것에 대한 우려도 포함된다.

이미 미국에서는 넷플릭스 등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세워 케이블TV의 가입자의 상당 수를 끌어모았다.

케이블TV업계 1위 사업자 CJ헬로는 올해 11월 OTT 셋톱박스 뷰잉을 선보였다. 지상파와 영화, 넷플릭스, 유튜브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OTT 서비스로, 뷰잉 셋톱을 TV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CJ헬로는 케이블TV에 OTT 셋톱을 더해 TV 기반의 OTT 포털 플랫폼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케이블TV업계 1위 사업자 CJ헬로는 올해 11월 OTT 셋톱박스 뷰잉을 선보였다. (사진=CJ헬로)

위성방송사인 KT스카이라이프는 올해 9월 단말기 기반의 OTT 서비스 ‘텔레비’를 출시했다. 지난 3년 간 10억원의 투자 끝에 야심차게 내놓은 서비스다. 샤오미가 제조한 단말기에 구글의 OS를 기반으로 KT스카이라이프의 색을 입혔다.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은 왓챠의 솔루션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양방향 서비스가 불가’ 위성방송의 태생적 한계를 OTT로 보완하고 추후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이미 OTT 서비스를 출시한 딜라이브는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정기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CJ E&M의 인기 드라마와 예능 등의 콘텐츠를 보강했다. 딜라이브 또한 ‘케이블TV+OTT’로 멀티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OTT는 인터넷 망을 중심으로 제공되는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이지만 유료방송사들이 그동안 영위해왔던 방송영역과 상당 부분 일치해, 추후에도 OTT 진출은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정부는 추후 OTT 서비스를 제도권 내로 끌어들여 경쟁 상황 등을 평가할 계획이다. 그동안 OTT는 방송법과 IPTV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의 규제에서 자유로웠다.

4기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달 초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OTT·VOD 등 융합형 미디어 서비스의 분류체계, 법적 지위 등을 제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방송시장 경쟁 여건의 변화를 반영하고, 시장분석 기준 등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 방식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정부의 규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OTT 규제에 대한 고민이 많다. FCC 측도 이 시장을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나 유럽은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로, 뉴미디어를 대하는 측면에서 정반대 입장”이라며 “우리나라는 이 둘 사이에서 어떤 부분을 벤치마킹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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