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찬길 기자] 자동차전자부품표준규격 ’ISO26262’에 반도체 항목이 추가됨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소프트 오류 검사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9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 테크노밸리에서는 ‘소프트 오류는 무엇이며,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다. 김남호 QRT 책임은 소프트 오류 측정 검사방법을 설명했다.

소프트 오류(Soft Error)는 반도체 내부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오류를 말한다. 물리적인 오류가 아니기 때문에 기기를 재가동하면 사라진다. 반도체 집적화가 심해지며 반도체 내 소프트 오류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인텔 통계에 따르면 반도체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제품 고장 횟수가 증가했다. 고장의 70%는 소프트 오류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소프트 오류의 원인은 중성자 입자에 의해 발생하는 단일사건(Singel Event Upset, SEU)이다. SEU가 발생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내부 불안정한 소재의 붕괴다. 내부 소재 중 미량 존재하는 불순 소재 가운데 방사성 원소가 섞이는 경우가 있다. 방사성 원소는 그 자체가 불안정해 중성자2⋅양성자2개로 구성된 ‘알파 파티클(Alpha Paricle)’이 떨어져나간다. 이 알파 파티클이 SEU를 발생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알파 파티클은 납에서 많이 발생한다. 정제되지 않은 납은 내부에 미량의 우라늄⋅토륨이 포함된다. 이 두 물질은 모두 방사성 원소다.

두번째는 우주에서 날아온 중성자다. 소프트오류 원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붕괴된 별의 입자 또는 태양풍으로 인한 태양 방사능 입자가 지상까지 떨어져 전자기기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입자들은 지구 자기장에서 어느 정도 걸러지고 대기 중에서 소멸된다.

이 가운데 에너지가 큰 입자들은 지상까지 내려와 SEU를 발생시킨다. 대기 중에 소멸된다는 특징 때문에 알파 파티클과 달리 고도에 따른 영향을 받는다. 여객기가 운항하는 높이인 해발 15~20km는 지상보다 300배 많은 입자가 존재한다.

항공 우주 분야를 제외한 분야는 아직 소프트 오류에 대한 관심을 크게 두지 않고 있다. 단순히 기기를 재가동하면 되는데다 안전과 직결되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발효될 ISO26262의 개정판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차량 전장화로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데다 내부 소프트 오류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이 제기돼 소프트 오류 허용 기준을 마련했다.

김남호 책임이 소프트 오류 시험 방식에 대해 설명 중이다.

소프트 오류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고순도 소재를 사용하거나 에러방지코드(ECC)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기술을 통해 감소가 가능하다. 소프트 오류 확률(SER) 측정은 제품이 SEU로부터 얼마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김남호 책임은 “반도체 소프트 오류 측정은 기기별 소프트 오류 발생률 측정방법과 기준이 다르다”며 “그러나 소프트 오류 측정방법은 대부분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의 JESD89A를 기준으로한다”고 말했다.

JESD89A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을 통해 소프트 오류를 측정한다. 첫번째는 리얼타임 테스트다. 25℃ 기준에서 일반 전압을 조건으로 그대로 제품들이 작동하도록 두는 시험이다. 오랜 시간 기기를 작동시켜 발생하는 소프트 오류를 모니터링한다.

두번째는 알파 파티클 노출 시험이다. 칩 재료에서 생성되는 방사성 물질에 대한평가를 진행한다. 반도체 와이어본딩 부위에 토륨과 같은 방사성 물질을 노출시켰을 때 얼마나 문제가 생겼는지를 알아보는 시험이다. 알파 파티클 노출 시험이기 때문에 칩 내부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물질에 대한 내구성을 시험한다.

세번째는 방사선 조사시험이다. 제품을 방사선에 노출시킨 상태에서 작동시킨다. 다른 장치에 영향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해 제품을 연결하는 다른 기기들은 케이블로 연결해 방사성 물질에 노출 되지 않게 만든다. 이 시험은 우주에서 날아온 중성자가 제품에 영향을 끼쳤을 때를 가정한다.

SER이 높다고 모든 제품이 부적격으로 판정되진 않는다. ISO26262는 차량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비중을 기준으로 부품별 기준을 달리 한다. 기준은 FIT이다. 10억 시간당 몇 회 고장이 발생했느냐가 기준이다. ISO26262의 차량용 CPU 기준은 0.0001FIT이다. 램은 사용처에 따라 129.76128FIT부터 1.31072FIT까지 다양하다.

엄격한 기준에 따라 업계는 소프트 오류로부터 신뢰성을 확보할 필요가 생겼다. 김 책임은 “지금까지는 SER 측정 방식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소프트 오류를 대응하지 못했다”며 “차량용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소프트 오류 해결 필요성이 대두돼 관련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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