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안석현 기자] “인공지능(AI)⋅빅데이터⋅엣지 컴퓨팅 구현을 위한 반도체 분야 설비투자는 아직 시작도 안 한 단계입니다.”

강인두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 대표는 14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포럼을 통해 반도체 시장에 새로운 수요 촉진 요인이 도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세계 최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로, 올해(10월 결산) 145억달러(약 15조7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 중 반도체 장비 매출 비중은 65%, 한국내 매출 비중은 28%로 1위다.

강인두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 대표. (사진=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

강 대표는 내년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서비스들이 엄청난 규모의 서버 투자를 창출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반도체 설비 투자를 촉진한 모바일과 소셜미디어의 효과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이 자리를 AI⋅빅데이터⋅엣지 컴퓨팅 등이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를 비롯해 인텔⋅시스코⋅웨스턴디지털 등이 추론한 모델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인구 100만명의 도시에서는 매일 2억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가 생성될 것으로 추정된다. 주목할 것은 2억GB 데이터 중 인간이 생성하는 양은 1%인 200만GB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빌딩⋅공장⋅스마트카 등 지능형 시스템이 스스로 창출하는 데이터라는 점이다.

강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전쟁’”이라며 “누가 데이터를 더 많이, 빨리, 효율적으로 쌓고 계산하는지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설비 투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서버를 증설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단위 서버를 구축하는데 따르는 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시스템 반도체 생산라인은 메모리 반도체 대비 투자금액이 3배 많다. 집적도 향상 역시 설비 투자 규모를 늘리는 요인이다. 7나노미터(nm) 노드 설비 투자는 과거 28nm 대비 투자 규모가 2배에 이른다.

한편 내년 디스플레이 시장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대형 LCD를 두 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표는 “중국서 6세대(1500mm X 1850mm) 기판 투입 기준 월 4만5000장 규모의 프로젝트가 대여섯개 진행 중”이라며 “아직 기술 격차가 크지만 중국은 설비 투자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분야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시장 전체로 보면 내년에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플렉서블 OLED와 초대형 TV용 패널 수급은 여전히 타이트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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