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정부의 불신이 가득한 가운데, 비트코인을 둘러싼 하드포크 스캠(사기) 논란이 발생했습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및 블록체인 기술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신뢰가 추락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비트코인 플래티넘은 비트코인 49만8533블록 생성 시점에 맞춰 하드포크를 통해 생성될 예정인 가상화폐입니다. 당초 비트코인 49만8533블록 생성 시간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10일 오후 4시 30분경으로 이때를 기준으로 비트코인 하드포크가 진행되고, 그 결과 비트코인 플래티넘이 탄생할 것으로 지난 10월 말부터 공지된 상태였습니다.

비트코인 플래티넘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과문 (자료=비트코인 플래티넘 홈페이지)

글로벌 가상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0일은 비트코인 플래티넘 하드포크를 앞두고 에어드롭으로 인한 이득을 위해 비트코인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며 1만4287달러(한화 약 1560만원)까지 올랐습니다. 이후 비트코인 플래티넘 스캠 논란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만3309달러(한화 약 1453만원)로 9일 최고점 대비 3396달러(한화 약 371만원)나 하락했습니다.

비트코인 플래티넘 개발팀은 비트코인 하드포크 10분전인 10일 오후 4시 20분경 하드포크 시점을 비트코인 50만블록 생성 시점으로 연기한다는 발표를 하면서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비트코인 50만블록 생성 시점은 우리나라 기준 12일 오후 시간대로 예상됩니다.

에어드롭은 특정 가상화폐를 무료로 지급하는 이벤트를 지칭합니다. 지금까지 비트코인 하드포크로 인해 탄생한 비트코인캐시(BCH), 비트코인골드(BTG) 등이 에어드롭을 통해 보유한 비트코인 수량만큼 신규 코인을 무료로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비트코인 플래티넘이 하드포크로 인해 탄생하면 해당 시점에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수량 만큼 비트코인 플래티넘을 얻고자하는 투자자들이 집중되며 일시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여기서 뜬금없이 비트코인 플래티넘 공식 트위터에 한글로 된 공지가 올라오면서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이 출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앙 숏 개꿀띠', '그러게 누가 비트코인 사랬냐 숏 개꿀띠' 등이 비트코인 플래티넘의 하드포크 연기 발표 이후인 10일 오후 5시경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공지입니다.

비트코인 플래티넘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과문 (자료=비트코인 플래티넘 홈페이지)

그로부터 1시간 20분 후인 10일 오후 6시 23분경에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는지 '죄송합니다 1번만 봐주세요... 사실 스캠코인 맞습니다.. 500만원 벌려고 그랬어요....살려주세요...' 라는 공지가 비트코인 플래티넘 공식 트위터에 올라왔습니다. 현재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사과문이 올라온 상태입니다.

비트코인 플래티넘 개발팀에서는 11일 오후 6시에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공식 트위터에는 거짓정보나 가짜 계정, 루머 등을 유포할 경우 법적 대응을 취할 것이라는 것과 50만블록 생성 시점에 하드포크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는 것 말고는 새로운 소식은 없습니다.

비트코인 플래티넘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과문 (자료=비트코인 플래티넘 홈페이지)
비트코인 플래티넘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과문 (자료=비트코인 플래티넘 홈페이지)

신원희 코인원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번 비트코인 플래티넘 사건의 경우 실제 스캠인지 아닌지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바는 없다"라며 "다만, 내부에서 비트코인 플래티넘 소스코드를 분석한 결과 비트코인골드와 비트코인캐시의 코드를 짜집기 한 수준"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어 "비트코인 하드포크는 오픈소스로 모든 소스코드가 공개되는 만큼 누구나 비트코인 기반의 가상화폐를 만들 수 있다"라며 "이번 비트코인 플래티넘이 스캠으로 밝혀진다면, 향후 추가될 비트코인 기반의 가상화폐나 그밖의 신규 가상화폐, 그리고 현재 존재하는 가상화폐까지도 심각한 신뢰도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걱정을 토로했습니다.

현재 금융당국에서 국내 가상화폐 규제를 위해 법무부와 국세청, 한국은행 등 다양한 기관들을 동원하고 있는 와중에 이번 사건이 스캠으로 밝혀진다면 규제를 부채질한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은 비록 스캠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비트코인, 더 나아가 가상화폐 전체의 신뢰도에 의문을 남길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등장도 하지 않은, 심지어 등장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가상화폐로 인해 시가총액 303조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이번 이슈로 15%이상 출렁거렸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비트코인 하드포크는 슈퍼비트코인(12월17일), 라이트닝비트코인(12월19일), 비트코인갓(12월25일), 비트코인우라늄(12월31일), 비트코인실버(12월 중), 비트코인캐시플러스(내년 1월) 등이 줄지어 예정돼 있습니다.

신원희 COO는 "현재 출시 예정인 비트코인 하드포크로 탄생할 가상화폐들을 분석 중이지만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는건 하나도 없다"라며 "하드포크라는 이슈만 따라 가상화폐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로, 반드시 검증되고 믿을 수 있는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것이 그나마 안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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