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숙박 O2O 서비스 사업자들이 네이버와 손을 잡는 방안의 협력을 논의중이다. 일각에서는 앱 서비스 사업자들이 네이버와 손을 잡는 점에 대해 우려하는 반면 오히려 이번 협력이 숙박시장의 파이를 키워줄 것이라는 의견이 상충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 여기야, 옐로오투오그룹의 숙박 데이터 기업 룸익스는 현재 네이버에 숙박시설 데이터베이스(DB) 제공, 예약과 결제(네이버페이)가 네이버를 통해 이뤄지는 내용의 논의를 진행중이다. 현재 세 기업은 모두 네이버와의 협력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여기어때에서는 아직 검토중이다.

야놀자는 2013년부터, 여기어때는 2016년 8월부터 네이버 지도 서비스에 모텔, 호텔 숙박 데이터베이스(DB)를 제공해왔다. 따라서 지금까지 네이버에 모텔, 호텔 등을 검색하면 숙박시설의 정보는 볼 수 있으나 예약, 결제를 위해서는 야놀자, 여기어때의 홈페이지나 앱으로 넘어가야 한다. 따라서 숙박 시설의 예약, 결제는 해당 서비스사의 홈페이지, 앱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제휴가 이뤄지면 예약, 결제가 모두 네이버에서 이뤄지게 된다. 네이버 검색을 통해 숙박 시설 DB를 확인할 수 있으며 예약, 결제는 네이버 예약 서비스인 ‘플레이스’에서 이뤄진다.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은 네이버와 해당 서비스 업체가 나눠 갖는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강남호텔’ 검색 후 야놀자의 제휴점인 ‘00호텔’을 예약,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경우 여기에 대한 수익은 야놀자, 네이버가 나누는 방식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네이버와 사업관련 회의를 하던 중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와 논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숙박 O2O 스타트업과 네이버의 제휴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한 O2O 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숙박 시장은 약 15조원에 달할 정도로 크기 때문에 네이버에서도 눈여겨볼만 하다”면서 “직접 사업을 하기보다 장을 제공하고 콘텐츠제휴사(CP)들을 참여시키는 방식은 부동산 서비스 등 네이버가 지금까지 해 온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네이버 측에서는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휴에 대해 네이버는 사용자의 검색 경험을 높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구매 요구가 있는 사용자가 숙박시설을 검색했는데 중간에 다른 사이트, 앱으로 넘어가는 것은 사용성을 헤치는 것”이라면서 “구매가 완료하는 순간까지 사용자경험이 편안하게 이어져야 검색 경험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손잡을 경우 앱 서비스 사업자로써 '독자성' 잃을 것” 우려 제기

일부 O2O 서비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손잡는 숙박 O2O 사업자들에 대한 우려감을 표했다. 아직 시장이 O2O 숙박 시장이 초기인데도 불구하고 개인 사업자의 덩치를 키우지도 않은채 네이버와 손을 잡아버리면 종속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우려다.

O2O 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앱 서비스 사업자가 네이버와 제휴한다면 앱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시장을 키운다는 측면에서는 장점일 수 있으나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여기어때가 현재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데에도 이 부분을 고민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어때도 네이버와 제휴를 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업자들이 모두 네이버와 손을 잡는 상황에서 혼자 독자적인 길을 걷기에는 혹시모를 기대감과 우려감이 동시에 따르기 때문.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협력 CP들 모두 네이버를 통해 사용자 수가 늘어나고 매출이 높아지면 여기어때에서도 안 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거대 네이버 활용하면 시장 파이 키울수 있어”

일각에서는 오히려 네이버가 가진 시장 지배력을 활용하면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현재 야놀자가 네이버에 제공하는 숙박 정보의 예약, 결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세 기업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 따라서 사용자도 많고 시장지배력자로 꼽히는 네이버를 활용하면 취할수 있는 이득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보면 아직 사용자 수가 적은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수천만명의 이용자수와 높은 점유율을 가진 네이버는 매력적이다. 다시말해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네이버’라는 새로운 사용자 유입경로가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야놀자의 가입자수는 800만명, 네이버의 가입자수는 5천만명 이상이다. 오히려 야놀자가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네이버의 회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셈이다. 이 경우 야놀자는 네이버로 유입되는 다양한 DB를 활용해 새로운 상품과 콘텐츠를 개발할 수도 있다.

또 이번 협업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에서는 숙박 O2O 시장의 파이를 키워줄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약 15조원에 달하는 숙박 시장 중에서 O2O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천억원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숙박 O2O 사업자들이 아직 뻗어나가야 할 곳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또다른 관계자는 “현재 숙박 O2O 시장이 포화상태가 아닌 아직 성장중인 시장”이라면서 “이번 제휴를 통해 오히려 네이버가 이 시장의 파이를 키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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