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말 한국을 뜨겁게 달궜던 스마트폰 열풍이 2010년 새해에는 안드로이드폰으로 옮겨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은 지난 18일 모토로라가 SKT를 통해 2월초 ‘모토로이’를 국내출시 한다고 발표한 이후, 국내 휴대폰 3사와 통신사들이 모두 안드로이드폰을 생산 및 서비스 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어 일단 붐 조성에 충분한 방대한 연합군을 확보했다.

또한 실제 스마트폰 시장도 작년 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데, 이 또한 안드로이드 진영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시판 초기인 작년 12월 하루 평균 1만7000대가 개통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던 아이폰이 최근에는 4000명 정도로 완만한 판매고를 보이고 있고, 아이폰보다 한 달 가량 앞서 출시된 삼성 옴니아는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량이 늘어 작년 12월부터는 하루 평균 6000대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는 기존 스마트폰 유저의 구매는 포화된 상태에서 스마트폰 경험이 없는 일반 소비자들이 ‘익숙한 제품’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는 UI에서부터 하드웨어에 이르기까지 아이폰에 비해 국내 기존 휴대폰과 상대적으로 유사한 안드로이드폰 진영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

이미 해외에서는 ‘아이폰의 독주를 막아낼 대항마는 안드로이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AT&T와 애플 아이폰이 구축한 아성에 도전한 버라이존과 모토로라의 전략 안드로이드폰 ‘드로이드’가 출시 1주일 만에 10만대, 한 달 만에 100만대가 팔려, 성공적인 출발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인기 비결은 안드로이드의 특징인 완전한 개방성과 무한한 확장성에서 찾을 수 있다. 그동안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소프트웨어 설계의 기본이 되는 운영체제를 독자적으로 만들거나 플랫폼공급사를 통해 비용을 지불하고 OS를 제공받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플랫폼을 모두 무료 공개, 휴대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를 선택하면 자사의 독자 운영체제를 만들지 않더라도, 플랫폼을 사오는 비용부담 없이 제품을 설계할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안드로이드의 모든 소스가 공개돼 있기 때문에 각사의 제품에 꼭 맞게 소프트웨어 설계를 마음껏 변경해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각광받는 이유가 충분한 것이다.

국내 휴대폰제조사들도 해외로만 내놨던 안드로이드폰을 올 해는 국내로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멀티플랫폼 전략에 의거해 올해 전체 스마트폰을 40여종 출시할 계획이지만 안드로이드폰 비중은 밝히지 않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올해 예정된 20여종의 스마트폰 중 절반을 안드로이드폰으로 내놓겠다고 밝혀, 안드로이드를 주력단말로 내세우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팬택도 안드로이드와 손을 잡고 연내 4~5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SK텔레시스 역시 올해 출시 예정인 1종의 스마트폰을 안드로이드로 내놓겠다고 발표하는 등 제조사들이 속속 안드로이드 진영에 가세하고 있어, 안드로이드의 개방성과 각 단말제조사의 특화된 제품기술력이 결합해 새로운 스마트폰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개발자들도 안드로이드에 환호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애플의 앱스토어는 10만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하고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앱스토어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개발자들은 OS접근이 제한돼 있어 프로그램을 고안할 때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없다는 불만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라면 얘기가 다르다. 개발자들은 운영체제에 깊숙한 부분까지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 ‘짜여진 틀’에 맞추는 데 머무르지 않고 틀까지도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것. 따라서 개방과 확장성으로 대표되는 안드로이드의 매력은 플랫폼이 규정했던 상상력의 한계를 재정의하며 휴대폰제조사들과 개발자들에게 크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소비자들은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보다는 안드로이드폰 즉, 단말로 안드로이드에 대한 첫 인상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독자 OS에 기반한 애플, 노키아 제품과 달리 삼성전자의 옴니아2, LG전자의 인사이트, 소니에릭슨의 익스페리아X1이 윈도모바일 OS를 탑재한 윈도폰이지만 각 제조사의 브랜드 제품으로 인지되는 것과 같은 이유다.

한 전문가는 “안드로이드폰 모토로이가 출시결정 됐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안드로이드경험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 하나로 이렇다 하는 평가를 내리는 것은 섣부른 감이 있다”고 지적하며, “안드로이드폰 라인업이 어느 정도 갖춰지는 상반기가 지나면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가 분명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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