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병희 기자] 올해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은 국내 스타트업 중 하나가 미미박스다. 이 회사의 초기 사업모델은 ‘뷰티 서브 스크립션(Subscription)’ 커머스였다. 신문, 잡지 등을 정기 구독하는 것처럼 월정액을 내고 화장품을 받는 방식이 서브 스크립션(구독료) 모델이다.

미미박스의 성공으로 화장품 업계도 스타트업 바람이 불고 있다. 관련 업계를 합치면 수조원에 달하는 시장임에도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했던 화장품 업계가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고객 개인에 맞는 일대일 맞춤 화장품 제공 서비스도 다양해지는 것도 이런 사례다. 

올리포유(대표 정구현)는 피부의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뜻의 ‘스킨 실마리(Skin Silmary)’라는 서비스로 일대일 맞춤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킨 실마리는 고객이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하면 이미지 분석을 통해 고객 개인에게 적합한 맞춤형 스킨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을 골라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제작해 월 3만원~4만원 대로 월정액을 받고 판매하는 서비스다.

정구현 대표는 “여성들이 피부에 가장 잘 맞는 제품을 찾기까지 20만원 이상의 화장품 구매, 5회 이상의 브랜드 교체,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면서 “필요 이상의 돈을 소비하고 후회하지 않도록 여성 맞춤형 서비스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구현 올리포유 대표는 월정액을 받고 개인 맞춤형 화장품을 제공하는 '스킨 실마리'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중에는 일대일 맞춤 시장을 하는 서비스는 크게 대기업과 병원에서 제공하는 4가지 정도가 있다. 기존 제품을 추천해주거나 고객 기호만 알려주는 수준의 서비스도 있고, 오프라인 매장에 찾아가서 직접 테스트를 받은 뒤 제품을 받는 서비스도 있다.

정구현 대표는 이 시장을 분석한 뒤 차별점을 찾았다. 시중 제품을 추천해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원료를 구매해 고객에게 맞는 제품을 만들어준다는 것. 또한 오프라인 매장에 찾아가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피부 테스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쉽게 말해 고객이 올리는 사진 등을 분석해 개인별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들고, 이를 통해 개인 피부에 딱 맞는 제품을 보낸다는 것이 목표다. 취향에 따라 토너나 크림으로 받아볼 수 있다. 매번 올라오는 사진을 분석해 그때마다 새롭게 구성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정 대표는 “기존 일대일 서비스는 방문으로 인한 시간 낭비, 불편함, 그리고 부담되는 높은 가격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시간이 없고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20대~30대 초반 여성들을 겨냥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타깃 고객이나 가격대 결정은 시장 조사를 통해 나온 결과다. 200여명의 설문조사 분석을 통해 3만원~4만 원대의 라인업을 원하고, 20대~30대 초반이 관심이 높았다. 실제 100여명의 여성들이 바우처를 구입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정구현 대표는 “고객이 카카오톡 등 다양한 채널로 사진을 업로드하면 사진을 분석해 점도부터 향, 기능성의 강중약을 설정할 수 있다”면서 “고객 기호, 이미지 분석을 통해 32만 여개의 솔루션이 선택 가능하다”고 말했다.

올리포유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개인별 피부 분석 자료

올리포유는 12월과 1월 중에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예비고객을 확보하고, 자체 웹과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등을 통해 홍보할 예정이다. 화장품 제품제조 자격 등록과 스킨 실마리 상표출 원도 마무리했다. 내년 1월부터 패키징 고급화, 바이럴 마케팅 등을 준비할 예정이다.

정기구독자를 1차로 1000여명 정도 확보하고, 제품 라인업 다양화 등을 통한 준비와 더불어 오프라인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올리포유가 기존 중소 화장품 업체와 다른 점은 원료 자체를 매입한다는 것이다. 완제품을 받아 섞는 것이 아니라 재료가 되는 원료 자체로 만들기 때문에 품질면에서 다르다는 것이 정 대표의 주장이다.

이는 정구현 대표의 전공과도 맞물려 있다. 정 대표는 한양대 유기나노공학과 4학년이고, 올리포유 CTO인 김기원씨는 분자생명공학과 박사다. 화장품 재료 등을 직접 고를 수 있고 제조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것. 특히 한양대학교 내 살균기 연구소 등 학교 내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정구현 대표는 학생으로서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미세먼지 추출 스프레이와 시트 사업도 벌인 바 있는 그는 이번 아이템으로 한양대학교 창업지원단과 SK청년 비상 동아리로 등록돼 지원을 받았다.

정 대표는 “화장품이 옛날에는 그냥 화장품이었으나 지금은 자신에게 맞는 옷”이라면서 “옷을 입는 것처럼 화장품도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장품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없고 새로운 서비스이며, 새로운 성분이 아니라 새로운 마케팅”이라면서 “광고 등에 질린 20대 타깃 여성들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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