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올해 중 비트코인 가격이 1만달러(한화 약 1090만원)를 돌파한다는 장밋빛 전망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9000달러(한화 약 981만원) 돌파에 이어 27일 9783달러(한화 약 1066만원)를 넘어서며 1만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의 주도하에 비트코인 선물상품 출시 계획과 비트코인 하드포크로 인한 신규 가상화폐 등장, 일본 정부의 가상화폐 '자산' 인정 방침 등이 꼽혔다. 반면 일각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는 기술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만큼 현 가격은 '거품'에 근접한 것 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가상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3시 14분경 비트코인이 9000달러를 최초로 넘어섰다. 이후 비트코인은 추가 상승에 성공하며 27일 오후 5시 54분경 9783.83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1만달러까지는 불과 216.17달러(한화 약 24만원)를 남겨두고 있다.

비트코인이 9783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자료=코인마켓캡)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27일 오후 5시 30분경 이미 1116만원을 넘어섰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 원인1. 비트코인 선물 상품 출시 계획

국내·외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 급등의 첫번째 원인으로 비트코인 선물 상품 출시 계획을 꼽고 있다.

윤호성 코인플러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2월 둘째주 예정된 비트코인 선물 상품 출시 계획에 따라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기관들이 비트코인 선물 상품이 출시되면 거래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는 만큼 선물 상품 출시와 함께 막대한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ME 그룹이 내달 둘째주 전후로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로고=CME 그룹)

지난달 31일 시카고선물거래소(CME)는 12월 둘째주 전후로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비트코인 선물 상품 출시를 위해서는 미국 선물 상품 관리·감독을 담당하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CFTC가 지난 7월 뉴욕 소재 비트코인 거래소 '레저X'의 비트코인 옵션 거래를 승인한 만큼 비트코인 선물 상품 출시 승인도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호성 COO는 "전세계 주요 금융 기관들이 보통 하나의 선물 상품에 하루에만 약 1000억원 정도를 거래한다"라며 "비트코인의 수량은 한정된 만큼 막대한 자금과 거래량이 증가되면 가격 또한 현재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단, 국내 기관들의 경우 미국에서 비트코인 선물 상품이 출시되더라도 국내 법적 수단이 미비한 탓에 직접 투자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 원인2. 비트코인 하드포크로 인한 파생 코인 등장

지난 15일 비트코인 세그윗2X 하드포크를 앞두고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비트코인 하드포크로 인해 BT1과 BT2로 또 하나의 가상화폐가 분리돼 나올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국내·외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세그윗2X 하드포크로 새로운 가상화폐가 분리될 경우 기존 비트코인 보유 수량만큼 에어드롭 할 계획을 발표했다.

에어드롭은 특정 가상화폐를 무료로 지급하는 이벤트다. 지난 8월 1일 비트코인 하드포크로 인해 등장한 비트코인캐시(BCH)는 국내·외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하드포크 시점을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동일 수량만큼 에어드롭 방침을 밝히면서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캐시를 무료로 얻게 됐다. 비트코인캐시는 첫 상장과 동시에 35만원을 기록하면서 당시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무료로 얻은 비트코인캐시로 인해 막대한 추가 수익을 올렸다.

지난 15일 비트코인 세그윗2X 하드포크가 무산됐지만, 비트코인 채굴업체 라이트닝ASIC가 비트코인골드(BTG) 출시를 발표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국내·외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지난 24일 비트코인 보유 수량만큼 비트코인골드 에어드롭을 진행했다.

비트코인 하드포크로 에어드롭이 예정된 비트코인다이아몬드 (사진=비트코인다이아몬드 홈페이지)

현재 비트코인 하드포크로 새롭게 출시 예정인 가상화폐는 비트코인다이아몬드, 슈퍼비트코인, 비트코인플래티넘, 비트코인실버, 비트코인우라늄, 비트코인캐시플러스 등에 달한다.

기존 국내·외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방침대로라면 해당 가상화폐가 상장될 경우 비트코인 보유 수량에 맞춰 에어드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원희 코인원 COO는 "비트코인 하드포크가 발생할때마다 비트코인 보유 수량만큼 신규 가상화폐를 지급하는 에어드롭으로 인해 추가 수익을 얻기 위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라며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비트코인골드나 앞으로 비트코인 하드포크로 인해 출시가 예정된 가상화폐들이 줄 서 있는 만큼 하드포크 이슈가 나올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순간적으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 원인3. 일본 정부의 비트코인 기업 자산 인정 방침

지난 23일 일본 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회계기준위원회(ASBJ)가 비트코인을 기업회계원칙에 반영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다.

비트코인을 기업회계원칙에 반영한다는 의미는, 기업이 구입한 가상통화를 보유자산으로 상정해 시가에 따른 가격 변동을 평가손익으로 반영하게 된다.

ASBJ는 "추가 논의를 거쳐 연내 세부 회계기준 초안을 마련해 공개할 방침"이라며 "새 회계기준은 원칙적으로 2018년 회계연도(2018년4월~2019년3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은 "일본이 비트코인을 기업 자산으로 인정하는 회계기준을 마련함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가를 경신했다"라며 "비트코인이 기업의 투자자산으로 평가받고, 미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비트코인 선물거래가 도입된다면, 비트코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 정부는 글로벌 가상통화에 대한 주도권을 갖기 위해 비트코인의 기업회계원칙 반영 방침뿐만 아니라 가상화폐 선물 상품 출시 계획, 가상화폐 거래에 따른 소득세 부과 등 다양한 제도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 현 비트코인에 거품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링크의 권용석 써트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가상화폐의 경우 기술적 가치가 가격을 정하는 기준이 되야한다"라며 "비트코인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이 처음 적용된 가상화폐인만큼 기술적 가치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트코인을 기술적 가치만 갖고 평가한다면 현재의 가격은 거품이 확실하다"라며 "다만, 비트코인은 금융 공학적 측면에서 봤을때 가상화폐들의 기축 통화처럼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가치를 평가 받고 있다"며 비트코인 투자에 있어서 주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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