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하루 거래량만 수조원에 달할 정도로 막대한 자금이 오가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운영·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비트코인 가격 급등과 함께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외형적으로 큰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고나 해킹 사고가 발생하거나 잦은 서버 중단 및 점검으로 거래가 멈추는 등 성장에 집중하느랴 내실은 뒷전으로 밀려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 시장 급성장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현황 (자료취합=디지털투데이)

지난해만 하더라도 국내 전체 가상화폐 시장은 글로벌에서 집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규모가 작았다.

올해 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급등하며 국내 가상화폐 시장 규모가 급성장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국내 가상화폐 시장 성장을 계기로 거래 규모와 매출이 급등했다.

그 중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빗썸에 따르면 지난 5월 한달간 가상화폐 거래량은 약 5조원을 달성했으며, 6월에는 11조원, 8월에는 24조원 등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19일에는 일 거래량 1조원을 기록하며 당시 코스닥 거래량 3조1500억원의 약 31% 수준까지 규모가 커졌다.

글로벌 가상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힐스에 따르면 22일 오후 9시 기준 국내 비트코인 거래량은 약 3054억원(빗썸 1926억원, 코빗 498억원, 코인원 461억원, 코인네스트 169억원)에 달한다. 이는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 중 3위(8.55%)에 해당한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비트코인 일 거래량 (자료=코인힐스)

비트코인을 포함한 전체 가상화폐로 확대해 보면 국내 가상화폐 규모는 더욱 커진다.

글로벌 가상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의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 규모 정보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163개 거래소 중 국내 거래소는 총 4곳(빗썸, 코인원, 코빗, 코인네스트)이 포함됐으며 21일 기준 일 거래량은 빗썸 7858억원, 코인원 1310억원, 코빗 920억원, 코인네스트 324억원 등으로 총 1조407억원에 달했다.

거래 규모 등 외형은 커졌지만, 서비스 운영은 제자리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거래규모나 내부 직원, 취급하는 가상화폐 종류 등은 빠르게 증가했으나 해당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의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지난 4월 22일 국내 중소 가상화폐 거래소인 야피존(現 유빗)은 사이버공격으로 인해 3831비트코인(당시 55억원 상당)을 탈취 당했다.

지난 6월 29일에는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직원 PC가 해킹 당해 약 3만1000여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사이버공격뿐만 아니라, 잦은 서버 중단도 문제로 지목됐다.

올해 초 가상화폐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서버 중단 및 점검을 반복했다.

지난 12일 오후 4시 경 비트코인캐시(BCH)가 급등함과 동시에 빗썸으로 약 6조원에 달하는 거래량이 몰리면서 약 90분간 서버가 중단됐다. 거래가 중지된 90분간 280만원에 달했던 가격은 160만원로 반토막이 나면서 당시 거래를 하지 못한 수천명의 이용자들이 현재 빗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마찬가지로 동 시간대에 또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 역시 서버가 멈추면서 거래가 중단됐다.

빗썸 측은 "지난 12일 서버 중단 사고 이후 서버 용량을 대폭 확대하고, 시스템 최적화 작업도 동시에 진행했다"라며 "현재는 지금까지 보고된 모든 문제를 해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운영 시스템 최적화 등을 통해 고객 이용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서버 지연 공지 (사진=홈페이지)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경우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렉스'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현재 122종의 코인을 지원한다.

해외 거래소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지난달 24일 오픈 이래로 거래량이 몰릴때마다 벌써 수차례 서버 다운으로 인한 거래 중지가 이뤄졌다.

코인원 역시 지난 21일 로그인 서버에 일시적 장애가 발생해 15분 가량 접속 및 거래가 중단됐다.

신원희 코인원 최고운영책임자(COO)은 "21일에 발생했던 장애의 경우 서버 시스템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로그인 시스템 오류에 따른 것으로 현재는 모두 해결된 상황"이라며 "코인원은 규모가 급성장함에 따라 서버를 확충하고, 내부 인력을 보강하는 등 가상화폐 이용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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