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TCL커뮤니케이션코리아가 쿼티(QWERTY) 키보드를 장착한 블랙베리 키원 블랙모델(64GB)을 50만원 중반대의 가격으로 다음 달 출시한다. 이통3사가 아닌 알뜰폰 업체인 CJ헬로의 전용폰으로 출시된다.
현재 해외직구 사이트에선 블랙베리 키원 블랙모델의 가격은 67만7000원이다. 다음달부터는 CJ헬로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외산폰이 국내 이통3사 대신 알뜰폰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국내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16일 TCL커뮤니케이션코리아 관계자는 “블랙베리 키원 블랙모델의 경우 원래 50만원 후반대로 가격을 예정했지만, 논의 끝에 몇 만원 더 인하해 50만원 중반대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현재 전파인증을 신청한 상태이고, 인증이 끝나면 이번 달말 예약판매가 시작돼 다음 달초에 국내에서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블랙베리 키원이 SK텔레콤이나 KT, LG유플러스 등에서 출시되지 않은 이유는 이통3사가 이 단말기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CJ헬로에서 키원 출시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고, 빠른 속도로 합의에 이르렀다는 것이 TCL커뮤니케이션코리아와 CJ헬로의 설명이다. CJ헬로의 경우 최근 중고폰 출시를 시작하는 등 틈새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블랙베리 키원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TCL이 작년 말 블랙베리 모바일 부문을 인수한 후, 지난 2월 MWC 2017에서 공개한 스마트폰이다. 글로벌로 보면 TCL이 알카텔모바일의 대주주이고, 블랙베리 모바일 부문 역시 인수했기 때문에 모바일 분야에서 두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신재식 알카텔모바일코리아 법인장이 TCL커뮤니케이션코리아를 총괄한다. 알카텔모바일코리아는 SK텔레콤을 통해 쏠시리즈를 전용폰으로 출시한 적 있다. 신재식 법인장은 “이통사 전용폰으로 출시할 경우 공시지원금이나 마케팅 등에서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블랙베리 브랜드의 최신 스마트폰은 블랙베리 모션이지만 TCL커뮤니케이션코리아는 결국 키원을 선택했다. 블랙베리 모션의 경우 터치 방식이고 블랙베리 키원은 블랙베리만의 상징인 물리 키보드(쿼티 키보드)가 장착됐다. 국내 직구대행업체 한 관계자는 “우리 사이트에서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 아이폰X이고,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모델이 키원”이라며 “블랙베리 마니아들이 쿼티 키보드에 대한 애착이 강하기 때문에 TCL커뮤니케이션코리아가 키원을 국내 출시 모델로 선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키원 블랙 모델은 램이 기존 실버 모델보다 1GB 늘어난 4GB이며, 용량은 실버 모델보다 두배 많은 64GB이다. CJ헬로를 통해 출시되는 키원은 해외 직구 모델과 달리 한국어 자판이 각인돼 있다.
키원이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출고가가 50만원 중반대이지만 CJ헬로에서 20만원 상당의 공시지원금을 제공한다면 실제 구매가가 30만원대로 낮아진다. 마니아층이 강한데다가 해외 직구 모델에 비해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 외에는 외산폰이 자리잡지 못한 국내 시장에서 알뜰폰으로 출시되는 키원의 안착을 예상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블랙베리의 경우 몇 년전까지 SK텔레콤 전용 모델로 출시됐지만 지금은 SK텔레콤에서 출시되지 않는다”며 “이번에는 알뜰폰을 통해 출시되기 때문에 몇 년전보다 판매가 나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