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포털 네이버(www.naver.com)를 운영하는 NHN(대표 최휘영)이 기업용 솔루션 업체들과 손잡고 직접 온라인으로 각종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어서 IT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사무용 솔루션업체인 한글과컴퓨터(www.haansoft.com 대표 백종진, 이하 한컴)는 네이버 때문에 더욱 힘을 내게 된 반면 국내 대표적인 기업용 보안 솔루션업체인 안철수연구소(www.ahnlab.com 대표 오석주)는 울상이다. 

네이버-한컴, ‘네이버오피스’ 곧 서비스  

네이버는 한컴 씽크프리(씽크프리닷컴)와 지난해 9월부터 ‘네이버오피스’라는 제품을 개발해 왔다. 네이버는 이 제품을 네이버 검색 포털 사이트에서 무료로 회원들에게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개발이 완료된 ‘네이버오피스’ 제품을 이달 말까지 비공개 시범 서비스 끝내고 바로 정식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네이버오피스’ 제품은 네이버 회원들이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문서 등을 오피스 프로그램 없이도 네이버에 접속해 시간과 공간에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개발된 국내 최초 무료 웹 오피스 서비스이다.     

네이버는 이 서비스를 계속 확장해 증명서, 기획서, 안매문, 확인서 등 각종 문서 서식도 회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네이버 블로그, 카페 등 다양한 서비스와도 연동시켜 문서제작 편의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컴 웹오피스 씽크프리는 지난해 중순 본격적으로 서비스에 돌입한 후 9월 현재 33만명이 넘는 회원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온라인에 보관되는 문서도 하루 평균 20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컴 함연호 홍보팀장은 “네이버가 기존 기업용 솔루션업체들의 기술이나 제품을 온라인 상으로 회원들에게 제공하려고 하는 것은 구글이나 여타 검색 포털업체들이 다 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기업용 솔루션업체들과 제휴 및 협력은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 팀장은 “또 현재 네이버가 외국의 보안 솔루션업체와 협력해 국내 온라인 보안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국내 대표적인 보안 솔루션업체인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아주 난처한 상황”이라며 “국내 다양한 기업용 솔루션업체들의 희비가 상당히 엇갈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무료 백신 서비스 곧 나설 예정

실제 안철수연구소의 경우는 한컴과 정 반대로 사정이 심각한 수준이다.
네이버가 이달부터 국내 온라인 보안(인터넷 무료 백신) 시장에 뛰어 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내 온라인 보안 시장 규모는 300억원에서 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을 국내 대표적인 보안 솔루션업체인 안철수연구소가 강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네이버가 외산 온라인 보안 솔루션업체와 협력해 네이버 회원들에게 무료로 온라인 보안 서비스를 하게 되면 기존에 존재했던 온라인 보안 시장 자체가 없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철수연구소가 느끼는 불안감은 인터넷 무료 백신 시장뿐만이 아니다. 안철수연구소는 이번 네이버 건으로 자체 제품인 ‘V3’까지 심각한 타격을 입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네이버가 실시간 보안 감시 기능까지 포함된 보안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안철수연구소 ‘V3’를 구입해온 개인이나 기업 고객들이 네이버의 ‘PC그린’으로 옮겨갈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안철수연구소는 지금까지 매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영역보다는 바이러스 퇴치에 상당한 기여를 해 왔다. 

네이버가 검색 포털을 통해 무료로 인터넷 보안 백신을 서비스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안철수연구소에서 해왔던 바이러스 퇴치 부분의 역량이 적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태이다. 네이버와 안철수연구소는 9월 말 현재 서로의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어 절충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안철수연구소 박근우 홍보팀장은 “안철수연구소의 전체 매출 중 개인 보안 시장 매출이 30% 정도이기 때문에 네이버에서 온라인 보안 백신을 무료로 회원들에게 공급한다면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다”며 “해결점을 찾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9월 17일) 아무런 약속이나 미팅 일정이 잡혀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NHN 홍보실 한 관계자는 “안철수연구소 측에 좋은 제안을 달라고 요청한 상태이고 안연구소 측도 여러가지 제휴 방안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PC그린은 멀티엔진 기반으로 설계됐고 언제나 서비스 제휴에 대해 열려 있기 때문에 양측이 좋은 협력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네이버의 PC그린은 이용자 서비스 차원에서 고려하고 있는 서비스이고 국내 보안시장 진출 의사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윤성규 기자 sky@ittoday.co.kr

[IT TODAY 2007년 10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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