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정부가 LTE 요금제에 주로 적용되는 수익배분 방식의 망도매대가 조정안을 발표했지만 알뜰폰 업계는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통3사가 선택약정할인 25% 상향 및 보편요금제 추진이 되는 상황에서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일정 수준 이상의 망도매대가 인하를 기대해 왔지만, 그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정부는 알뜰폰에게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종량제 망도매대가 인하는 물론 수익배분 방식의 망도매대가 비율에서 알뜰폰이 10%포인트를 더 가져갈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평균 7.2%포인트 인하로 결론났다.

데이터를 300MB~6.5GB 제공하는 구간의 경우 평균 11.7%포인트가 인하돼 그만큼을 알뜰폰이 수익을 더 가져가지만 무제한 요금제 구간의 경우 평균 1.7%포인트만 내려갔다. 이에 따라 알뜰폰 업체들은 저렴하면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요금제 출시가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5일 알뜰폰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LTE 중심으로 요금제를 출시했거나 출시 예정인 알뜰폰 업체들은 이번 정부의 협상으로 인해 더이상의 파격적인 요금제 출시가 어렵다고 전한다. 알뜰폰 업계는 지난 4월 700만 가입자 돌파 이후로 신규 가입자 유치가 정체된 상황이고, 이미 0원 요금제나 1만원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등을 스팟성으로 진행해왔다.

사진=NH농협

이통3사나 알뜰폰을 포함해 국내 전체 이동통신시장에서 이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은 점점 증가하는 상황이고, 알뜰폰 업체들도 ARPU(가입자 1인당 평균 매출)를 높이기 위해서는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필요했다. 현재 이통3사의 경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의 가격은 6만5000원대이다. 이용자가 선택약정 할인 25%를 받는다면 4만8000원대로 가격이 낮아진다. 여기서 알뜰폰이 가격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3만원대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정도는 내놓아야 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CJ헬로의 경우 3만3000원대의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예전부터 내놓긴 했지만 한시적으로만 가입자를 받았다. 즉 현재 망도매대가 기준으로는 지속적으로 이 요금제의 가입자를 받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 CJ헬로가 3만3000원 요금제에 카드 할인(1만7000원)을 더한 1만6000원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했지만, 이번 정부의 협상을 기대하고 파격적인 상품을 먼저 내놓은 것”이라며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구간에서 망도매대가 인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파격적인 요금제 출시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가입자들이 6.5GB 이하의 요금제에 주로 가입돼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협상을 진행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알뜰폰 업체들이 지금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현재와는 다른 파격적인 요금제가 필요하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망도매제공 의무사업자가 아닌 KT나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번 정부와 SK텔레콤의 협상 내용을 기준으로 알뜰폰 업체들과 망도매대가 협상을 시작한다. 따라서 KT망이나 LG유플러스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업체들도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등을 출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알뜰폰 업체 다른 관계자는 “우리는 3G 등 저가 요금제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좀더 수익을 내기 위해서 LTE로 전환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이번에 무제한 데이터 구간에서 망도매대가의 10%포인트 인하가 이뤄졌다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사실상 인하가 이뤄지지 않아 이 요금제 출시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무제한 요금제 구간에서 큰 폭의 망도매대가 인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며 “종량제의 경우 고시에 산정기준이 나와 있어 그동안 망도매대가가 해마다 인하돼 왔지만, 수익배분 방식은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협상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표=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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