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넥슨의 PC온라인 축구게임인 피파온라인3 유저들 사이에서 피파온라인4 이전혜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전혜택이란 기존 피파온라인3 유저들에게 피파온라인4로 넘어올 경우 EP(피파온라인 내 게임머니)등으로 보상을 해 주는 것을 포함한 혜택이다. 넥슨은 지난 2일 열린 피파온라인4 간담회에서 EP보상을 비롯한 여러 이전혜택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9일 피파온라인 유저들과 업계에 따르면 이 이전혜택에 대해 피파온라인3에서 현금을 많이 써서 선수카드를 확보한 유저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파온라인3는 기본적으로 특정 팀을 강하게 만들게 하기 위해 유명한 선수들을 계속해서 수집하거나 강화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즐긴다.

이런 이유에서 선수 카드는 마치 시장경제처럼 수요와 공급에 의해 시세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메시 선수카드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메시 선수카드의 시세는 올라간다. 이 카드를 사기 위해서는 수십만원에 이르는 현금을 써야 한다.

수십 혹은 수백만원의 현금을 쓴 피파온라인3 유저 입장에서는 실컷 키워놨던 선수의 시세가 떨어지게 되면 설사 피파온라인4에서 이전혜택을 통한 보상이 이뤄져도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아직 넥슨이 이전혜택에 대해 구체적인 안을 지속해서 내놓으려고 하기 때문에 일부 유저들은 참고 기다려보자는 이야기도 있지만 시세가 떨어지는 현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피파온라인4는 제작에 완전히 새로운 게임엔진을 썼고 이에 따른 선수들의 능력치가 같은 선수라도 피파온라인3에 비해서는 달라지기 때문에 시세변동이 발생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피파온라인3에 200만원 가까이 투자해 선수카드를 모았다는 한 유저는 “주변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들여 피파온라인3에서 좋은 선수카드를 모으려고 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피파온라인4에서 얼마만큼 보상이 이뤄질지 관심이 크다”며 “어떤 보상안이 나오느냐에 따라 관심이 불만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일 열린 넥슨 '피파온라인 4' 미디어 간담회 현장

시즌제게임 피파온라인 시리즈 문제는 없나

현재 피파온라인3 유저들이 피파온라인4 이전혜택에 대해 신경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피파온라인4가 나오게 되면 피파온라인3 서비스 종료 가능성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이다. 넥슨은 피파온라인3의 겨울방학 업데이트를 준비하는 등 기존 피파온라인3 서비스는 이어 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년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는 6월 전에 피파온라인4의 정식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년 월드컵 전후로 피파온라인3 서비스 종료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피파온라인3 종료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은 현재까지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피파온라인1부터 피파온라인3까지 새로운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이전 서비스가 종료된 전례에 비추어 볼 때 이번에도 피파온라인4가 나오면 피파온라인3는 서비스 종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 피파온라인1과 피파온라인2는 네오위즈게임즈가 퍼블리싱했고, 피파온라인3부터는 넥슨이 퍼블리싱을 맡고 있다.

시즌제 게임 중 새로운 시즌의 게임이 나왔다고 해서 전작을 종료시키는 PC온라인 게임은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파악됐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도 리니지2가 나왔음에도 계속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도 패키지 게임이라는 다른 측면이 있지만 스타크래프트2가 나왔음에도 배틀넷을 통해 게임을 여전히 즐길 수 있는 등 제작사 블리자드는 관련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다.

이런 사례를 보면 특정 PC온라인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은 관련한 새로운 게임이 나오더라도 게임을 계속 즐길 수 있지만 피파온라인 시리즈의 경우 새로운 시즌이 나오면 전 시즌의 게임 서비스가 종료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시즌으로 넘어가거나 게임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전혜택 딜레마

피파온라인4 개발사 스피어헤드의 한승원 본부장은 피파온라인4 간담회에서 새로운 시즌을 만드는 이유로 “업그레이드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선봬야겠다는 생각에서다”라고 밝혔다. 게임사들이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거나 이전 게임을 더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서비스되던 게임이 종료의 운명을 맞는다면 이 역시 기존 유저들에게는 불만이 된다. 이런 이유에서 이정헌 넥슨 부사장은 피파온라인3 유저들에 대해 EP보상 등 이전혜택을 준다고 밝혔다. 만약 피파온라인3가 계속 서비스된다면 필요 없는 제안인 것이다.

하지만 넥슨 입장에서는 기존 유저 못지 않게 새로운 엔진 등으로 그래픽을 높이고 게임 전반에 대해 전작과 많이 달라진 피파온라인4의 신규 유저 확보도 중요한 일이다. 피파온라인3 유저들이 모두 다 피파온라인4로 넘어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과도한 보상을 피파온라인3 유저들에게 하게 되면 신규 피파온라인4 유저들과 격차가 발생해 신규유저들의 불만이 쌓이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피파온라인4는 완전히 새로운 게임인 만큼 신작 게임에 유저들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특히 피파온라인3는 PC방 순위 상위권에 오래 머물러 있고 넥슨의 캐시카우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피파온라인3 유저들을 어떻게 피파온라인4로 넘어오게 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피파온라인3는 매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넥슨에게 가져다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관계자는 “피파온라인3 유저들이 피파온라인4로 넘어갔을 때 이전혜택에 대해 내부적으로 계속 논의 중이며 확실한 내용이 결정되는 대로 공지를 통해 알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관련해 청와대 사이트 ‘국민청원 및 제안’에도 관련 내용이 올라가 있다. ‘주식시장과 꼭 닮은 피파온라인4 보상문제’라는 이름의 이 청원에는 9일 현재까지 4200여명의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피파온라인4 보상 문제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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