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빅데이터 분석·처리, 인공지능(AI) 서비스, 딥러닝·머신러닝 등이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기업들은 자체 온프레미스 IT 인프라 구축보다 인프라를 빌려쓰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눈길을 주고 있다. 그 중에서 빅데이터 분석, AI, 머신러닝 등은 CPU(중앙처리장치)가 아닌 GPU(그래픽처리장치)가 효율적인 만큼 GPU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빅데이터·AI가 차세대 핵심 기술로 부상

지난달 17일 미국 올랜도에서 개최한 '가트너 심포지엄/IT엑스포 2017'에서 가트너는 2018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를 발표했다.

2018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 (자료=가트너)

가트너가 선정한 10대 전략 트렌드는 ▲인공지능(AI) 강화 시스템  ▲지능형 앱·분석  ▲지능형 사물 ▲디지털 트윈 ▲에지 컴퓨팅 ▲대화형 플랫폼 ▲몰입 경험 ▲블록체인 ▲이벤트 기반 모델 ▲CARTA 등이다.

데이비드 설리 가트너 부사장은 "2018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는 지능형 디지털 메시(Intellingent Digital Mesh)와 관련돼 있다"라며 "향후 5년간 AI와 머신러닝이 시장의 핵심을 이루면서 기술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능형 디지털 메시는 단순 정보를 넘어서 음성, 영상, 이미지 등 구조화되지 않은 데이터를 AI로 묶어서 의미있는 정보로 재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1월 IT 시장조사업체 IDC가 발표한 '글로벌 인지 및 AI 시스템 시장 규모' 보고서에 따르면 인지 및 AI 시스템 시장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연평균 55.1%의 성장을 보이며, 시장규모가 2016년 80억달러에서 2020년 47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빅데이터 분석, AI, 딥러닝, 이미지 프로세싱, 음성인식, 번역, 혼합현실(MR) 등 최근 메가 트렌드로 꼽히는 기술들의 경우 기존 CPU(중앙처리장치) 기반의 컴퓨팅 파워보다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의 컴퓨팅 파워를 도입했을때 더 빠르고 효율적인 작업 처리가 가능하다.

기존 기업들은 IT 인프라를 자체 온프레미스 환경으로 구축 운영·관리했으나, 필요한 부분만 빌려쓸 수 있고 IT 인프라 유지 보수가 필요없는 클라우드 컴퓨팅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2016년-2020년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지출 규모 전망 (자료=가트너) (단위=백만원)

지난 2월 가트너가 발표한 '한국 퍼블릭 클라우드 지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지출 규모는 지난해 3조7440억원에서 올해는 4조2979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내년에는 5조91억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클라우드 시장이 확대되면서 빅데이터 분석, AI, 딥러닝 등도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GPU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AWS, MS 애저, IBM,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과 KT, 이노그리드, NBP 등 국내 업체들 각축

각 클라우드 사업자 별 GPU 클라우드 특징 (자료취합=디지털투데이)

먼저, 글로벌 서비스형인프라(IaaS) 클라우드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기존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아마존 P2 인스턴스'를 업그레이드해 '아마존 P3 인스턴스'로 새롭게 출시했다.

AWS에 따르면 P3 인스턴스는 엔비디아의 테슬라 V100을 탑재해 이전보다 최대 14배 성능이 향상됐다. 특히 그동안 수일 이상 소요됐던 딥러닝 애플리케이션 학습 과정도 수 시간만에 가능해 AI 기능이 탑재된 지능형 애플리케이션을 손쉽게 구축·배포가 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클라우드에도 엔비디아 테슬라 P100 GPU를 탑재해 'NC 가상머신 인스턴스'를 제공한다.

MS는 NC 가상머신 인스턴스를 통해 기존에 쉽게 할 수 없었던, DNA 분자 구조 시뮬레이션, 자율주행 시스템, 내진 탐사, 혼합현실(MR) 등 다양한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반도체에 소프트웨어(SW) 프로그래밍을 적용한 FPGA(Field Programmable Gateway Array)를 AI 서비스 서버에 접목하며 AI 머신러닝 성능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지난 5월 열린 'MS 빌드 2017'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24코어 인텔 하스웰 CPU과 FPGA 하드웨어의 AI 번역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24코어 하스웰 CPU는 19.9초가 소요된 반면, FPGA는 2.6초만에 작업을 완료했다. MS측은 FPGA와 GPU 하드웨어가 결합한다면 AI와 빅데이터 처리에 큰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 중이다.

IBM은 베어메탈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AI·빅데이터 클라우드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베어메탈은 운영체제(OS)를 포함해서 어떤 SW도 설치되지 않은 하드웨어 상태의 서버를 의미한다.

IBM은 베어메탈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형태의 하드웨어 설정과 SW 등을 구축해 특정 분야에 최적화된 AI·빅데이터 제공을 타깃하고 있다. 특히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모두를 베어메탈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이 가능해 헬스케어, 금융 등 기업 외부로 정보 유출을 꺼리는 환경에서도 GPU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AI 및 빅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오라클도 '오라클 매니지먼트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이며 GPU 기반의 AI·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오라클은 자신들의 최고의 무기이자 강점인 RDBMS(관계형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과 ERP 등을 AI·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일 미국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 2017'에서 데이터베이스(DB) 18c 기반의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개하며, 사람의 개입없이 DB를 자동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패치 및 보안도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DB 18c에서 18은 년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내년 공식 출시가 이뤄지며, c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 제공되는 것을 말한다.

오라클은 이밖에도 AI 기반의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인 '어댑티브 인텔리전트 앱'을 공개하며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에 AI 기능 결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 '오라클 블록체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더해 AI와 빅데이터뿐만 아니라 블록체인과 지향점을 찾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 GPU 클라우드 선봬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AI와 빅데이터 분석 시장 공략을 위한 GPU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KT, 이노그리드, NBP(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등이 있다.

그중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전문 업체 이노그리드는 GPU 클라우드 서비스 '긱스'를 지난 7월 공식 오픈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노그리드에 따르면 보안업체 펜타시큐리티는 머신러닝 기반의 지능형 공격 방어기술 개발을 위해 긱스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시스트란인터내셔널은 딥러닝 솔루션과 휴먼 번역 기술이 결합된 클라우드 기반 AI 번역 플랫폼을 위해 GPU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이 외에도 헬스케어, R&D 센터 등 AI과 빅데이터 기반한 기술 분야에 있어 GPU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이노그리드 측은 설명했다.

정혜원 이노그리드 팀장은 "엔비디아 테슬라 계열뿐만 아니라 AMD 라데온 베가 등 다양한 GPU를 제공하는 만큼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값비싼 GPU 클라우드 서비스와 달리 긱스는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인 GPU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라며 "현재 주로 이용되는 AI와 빅데이터 분석에 있어서 고성능의 GPU가 아니더라도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최적의 GPU를 제공해 고객들이 효율적인 GPU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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