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오은지 기자]산업용사물인터넷(IIoT) 시장은 아직 완전히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분야다. 삼성, LG, SK 등 유수 대기업들이 이미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개발 및 운영 능력이 있는 일부 대기업에 국한한다. 수많은 제조업 기업들은 아직 IIoT를 도입하지 않고 있고, 시장 규모도 조사 업체마다 제각기 달리 내놓고 있다.

아직 가시화하지는 않았지만 IIoT가 산업계 전반에 퍼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생산효율화는 모든 제조 기업의 선순위 과제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독일 산업용 통신 솔루션 전문 기업 힐셔가 한국 지사 설립 9년만에 처음으로 자사 IIoT 통신 솔루션을 공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힐셔(지사장 원일민)는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데이터 생성(Generation), 수집(Aggregation), 관리(Management) 일련의 과정에서 데이터를 전달하기 위한 모든 통신 솔루션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자사가 직접 개발한 'NetX'라는 칩을 활용, IIoT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벤자민 놀 힐셔 아시아세일즈 매니저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사 IIOT용 통신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IIoT는 장비나 설비의 센서가 제품의 상태나 장비 내외 환경(온도, 습도 등) 등에 관한 정보를 생성하고, 이를 한데 수집한 다음 데이터를 검증해 필요한 것만 추출하고 시각화한다. 이후 데이터를 분석하고 개선점을 찾아내 공정에 적용한다.

각 단계에는 그에 맞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한데, 힐셔는 이 때 생성되는 데이터의 양, 분석 시간, 기업의 정책 등에 따라 각기 다른 3가지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센서와 바로 연동해 데이터를 생성하는 단계는 'NetIoT 인터페이스'를, 데이터 수집 단계는 'NetIoT 엣지(Edge)'라는 엣지 게이트웨이 통신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버용 'NetIoT 서비스'는 데이터 관리(분석) 단계용 제품이다. 

솔루션을 조합하면 △기존에 장비의 자동제어를 담당하던 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PLC)나 분산제어 시스템(DCS)을 거쳐 데이터를 이동시키는 방법 △센서(데이터 생성단)가 곧바로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법 △PLC나 DCS 대신 netIOT 엣지게이트웨이를 거쳐 데이터를 보내는 방법을 골라 사용할 수 있다.

IT와 OT를 연동하기 위한 엣지게이트웨이 통신 개념도.

벤자민 놀 아시아세일즈 매니저는 "첫번째 방법은 PLC의 트래픽이 늘어나고 효율이 떨어지고, 두번째는 CPU와 PLC의 부담을 줄이는 한편 PLC를 거쳤을 때 수집할 수 없는 필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세번째 방식은 중간에 엣지 게이트웨이를 둬 사전에 데이터를 시각화(Pre-visualization)해 클라우드로 넘기는 것"이라며 "전사자원관리(ERP) 등 클라우드 쪽 부담까지 줄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NetIOT 인터페이스는 스마트팩토리 프로토콜 표준 'OPC UA(Open Platform Communication Unified Architecture)'와 소물인터넷 프로토콜 표준 'MQTT(Message Queueing Telemetry Transport)'을 모두 지원하고, 기존 물리계층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 회사는 조만간 산업자동화용 오픈 아키텍처 등 표준화 단체 CC-링크협회와 산업용 이더넷 표준화 단체 프로피넷 및 프로피넷(PROFINET)협회가 제정한 표준 'CC-링크 IE'와 프로피넷간 통신 프로토콜을 연동시키는 커플러 'NT 151-RE-RE'를 출시할 계획이다. 향후 좀 더 개선된 스마트팩토리 표준 'OPC UA TSN' 제품과, 고성능 칩 'NetX 90'·'NetX 4000'도 발표할 예정이다. 

힐셔는 1986년 설립된 산업용 통신 전문 업체다. 연 매출 4000만유로(약 518억원)를 기록하고 있고, 아시아 시장은 전체 매출액 중 약 20%를 차지한다. 한국은 아시아 지역 매출 1위 지역이다. IIoT가 가장 빠르게 도입된 반도체 업계가 가장 큰 시장이다. 한국에는 오토닉스, 두산, 한화테크윈 등 PC카드만 약 3만개 이상 공급했다. 

힐셔 제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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