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임현숙(53)씨는 최근 에어컨을 사기 위해 백화점, 전자제품 유통상가, 동네 대리점 등을 찾았지만 혼란만 안고 돌아왔다. 똑같은 모델이지만 판매처마다 가격이 달랐기 때문.

발품을 팔수록 좋은 물건을 더 싸게 살 수는 있지만,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가 50만원 이상까지 벌어지는 것은 왜일까.

먼저 백화점 같은 경우는 각 업체의 직원들이 직접 판매를 하고, 백화점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형태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할인 폭이 낮다.

롯데백화점 가전판매 담당자는 “백화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업체 측의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 언제든지 백화점으로 AS를 문의해도 문제없이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백화점에서 고가의 상품 구입시 받게 되는 ‘백화점 상품권’ 등은 덤으로 얻는 혜택이다.

반면 하이마트, 테크노마트, 전자랜드 등 전자상가와 대리점들은 제조업체에서 제품을 구입해 다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형태다. 따라서 제조업체에서 물건을 얼마에 들여왔느냐에 따라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가격이 달라진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대리점에서 자체적으로 마진율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동네마다, 판매처마다 가격차이가 나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각 대리점은 판매 실적에 따라 ‘동네 육성점’, ‘우수점’, ‘최우수점’ 등으로 분류돼 업체 측에서 제공하는 물건의 가격이나 수량이 달라진다. 따라서 판매실적이 좋은 곳일수록 물건을 더 싸게, 더 많이 들여올 수 있어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같은 대리점이라 하더라도 대형매장일수록 판매 실적이 좋을 가능성이 높고, 더 싼값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월 말이 되면 제조사에서 판매수량이나 매출액을 확인한다”며 “예약판매 기간에도 달마다 정해진 할당량을 판매하기 위해 월말이 되면 거의 마진을 남기지 않을 정도까지 싼 가격에 에어컨을 팔려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1월부터 성수기인 6월 무렵까지는 매달 업체 측에서 판매처에 제공하는 제품 가격이 조금씩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같은 예약판매 기간이라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최종 구매 가격은 1월보다는 2월이, 또 3월이 약 5~7% 정도 비싸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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