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인터넷TV(IPTV)는 매 분기마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사업자는 전년 대비 두 자릿 수 성장을 달성하며 IPTV는 명실상부 ‘효자’ 사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의 IPTV 매출과 가입자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3분기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IPTV 매출은 2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이동전화 매출이 1.7%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SK브로드밴드의 IPTV 매출은 지난해 1분기 1936억원에서 4분기 2338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이제 2500억원을 돌파했다.

IPTV 가입자는 427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었다. 가입자 수 또한 지난해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KT의 올해 3분기 미디어 부문 매출은 46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늘었다. KT는 지난해 4분기(미디어부문 매출 4196억원) 이후 소폭 꺾이는 듯 했으나 올해 들어 다시 반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입자 수 또한 올해 3분기에 739만7000명으로 지난해 1분기 667만5000명을 기록한 이후 계속 늘어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IPTV 부문은 경쟁사 대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올해 3분기 IPTV 매출은 19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 늘어 실적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최근 2년간 가장 큰 성장폭이다. LG유플러스 또한 IPTV 매출이 지난해 1분기부터 지속 성장하고 있다.

이들 3사는 ▲고부가가치 상품 확대 ▲VOD 매출 증가 ▲홈쇼핑송출수수료 매출 증가 등을 대표적인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이동통신 3사 IPTV 매출 추이
이동통신 3사 IPTV 가입자 수 추이

 

IPTV, 케이블TV 대비 경쟁 우위 확실...2018년 성장도 ‘낙관’

국내 시청자가 한정돼 있는 유료방송시장에서 IPTV의 매출과 가입자 증가는 곧 경쟁사인 케이블TV업계 성장 하락을 의미한다. IPTV의 성장은 케이블TV 대비 높은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가장 큰 요인은 결합상품의 등장이다. 결합상품은 이동통신 서비스와 초고속인터넷, 방송 상품 등을 묶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급변하면서 모바일 결합상품이 없는 케이블TV는 IPTV에 가입자를 내주기 시작했다.

케이블TV업계도 올해 3월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와 자사의 초고속인터넷을 결합한 동등결합 상품을 출시해 판매에 나섰으나 IPTV로 기울어진 추세를 되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

케이블방송TV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와 IPTV는 채널 수와 콘텐츠 질에서 일부 차이가 있지만 가입자가 이탈할 만큼의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다.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채널에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며 “방송과 모바일을 결합한 이통사의 결합상품이 현재와 같은 결과를 불러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 ‘2016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에 따르면 지난해 IPTV 매출은 2조4277억원으로, 케이블TV의 매출(2조1692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수신료 매출이 이를 판가름했다.

이동통신사 3사의 상대적으로 높은 자금력과 마케팅, 신기술 적용 여부도 케이블TV업계와 격차를 벌리는 대표적인 요소다. 이동통신 3사는 전국 1만여곳 직영‧위탁 대리점을 통해 스마트폰을 판매하면서 IPTV를 권유 판매하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최근에는 IPTV 서비스에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서비스도 추가되면서 IPTV 점유율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의 AI 기기 누구와 연동하고 있고, KT는 셋톱박스 자체에 AI를 적용한 기가지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추후에는 홈IoT와 연결하는 서비스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KT 직영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매장에 찾아오는 고객 중에 IPTV를 가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방하는 사람은 없다”며 “스마트폰을 팔면서 IPTV 가입을 권유 판매하는 식으로 영업하는데 결합할인이나 사은품 제공 등으로 판매가 꾸준한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는 향후 IPTV의 성장 가능성에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유통망 경쟁 강화, 다양한 상품 서비스 출시, UHD 등 고가 가입자를 확대해 상위고객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전했다.

KT는 "기가인프라·IPTV·위성플랫폼 기반을 바탕으로 1위 사업자의 위치를 고수하겠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IPTV 매출을 1000억원 이상 증대시킬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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