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지난 1일과 2일에 있었던 KT와 LG유플러스의 2017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각 사의 재무실장과 사업 담당자들의 사업 부문별 성과를 마친 후 질의 응답이 이어집니다.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를 대신해 핵심 사업의 성장 요인과 향후 경영 계획 등을 묻습니다. 이번 실적발표 질의응답은 이전과 달리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습다. 바로 ‘통신비 규제’가 내년 성과에 미칠 영향과 이통사 측의 대응 방향에 대한 것입니다. 보통 5G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 투자 계획 및 규모 등을 묻는 질문이 주를 이뤘던 이전과 비교하면 이례적입니다.

정부는 가계통신비 절감의 일환으로 지난 9월 15일부터 선택약정 요금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늘렸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재 1400만명 수준인 선택약정 요금할인 가입자가 내년 말 19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로 인한 통신비 절감 추정치는 1조원에 달합니다. 고스란히 이동통신사의 부담입니다.

요금 규제의 정점으로 꼽히는 보편요금제는 지난 8월 23일부터 10월 2일까지 입법예고 및 의견수렴을 거쳐 현재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취약계층에게 월 1만1000원 가량 추가로 통신비를 할인해주는 제도 또한 규제개혁위원회 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모두 무선사업 매출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재 1400만명 수준인 선택약정 요금할인 가입자가 내년 말 19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사람 (사진=픽사베이)

KT는 향후 규제 이슈에 대한 대응방법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KT는 선택약정 요금할인 비중 증가가 매출 성장에 압박을 주는 것은 사실임을 시인했습니다. 다만 단말기 지원금을 아껴 마케팅비 절감효과가 있고,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소비자는 고가요금제 유지 비율이 높다는 긍정적인 면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편요금제의 경우엔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가 너무 크다는 점에서, 대안 보다는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통신비 규제 이슈가 2018년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업셀링(프리미엄 제품‧서비스 판매) ▲리텐션(고객 유지) ▲마케팅비 절감 ▲프로세스 효율화 ▲사업체계 수립, 개선 등으로 규제가 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의 우려를 의식해, 질의응답 전에 규제환경에 대한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질적 가입자 성장, 유선사업 수익성 개선, 경영관리 효율화 등 다소 추상적인 대안을 제시했으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오늘(6일)은 SK텔레콤의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이 있습니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의 입에선 규제 이슈에 대한 어떤 대응 방안이 나올지 관심사입니다. 기업과 투자자에게 가장 큰 적은 ‘불확실성’입니다.

오는 2018년 통신비 규제로, 이동통신사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5G 등 4차산업혁명 대비 신기술 주도권을 위해 글로벌 경쟁에 나서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이 수익 악화 이슈, 투자자의 우려라는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이통사들의 고심은 오늘도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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