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은산분리 (규제 완화) 안되면 인터넷은행 혁신 속도는 늦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3일 서울 중구 카카오뱅크 서울사무소에서 카카오뱅크 출범 100일을 맞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 논의가 지지부진한데 대해 이같은 의견을 전했다.

은산분리 규제란 일반 기업이 은행을 소유하는데 제한을 둔 것으로, 총 10%의 지분을 소유하되 이 중 의결권 있는 지분은 4%만 인정한다. 이는 대기업이 은행을 사금고처럼 활용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다. 그러나 비대면,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성상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주도해야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성장하는데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하는 동시에 은산분리 규제 완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계획했으나 진보 정당과 시민단체, 일부 학계의 반대에 부딪치면서 관련 법안은 계류 중에 있다.

이용우(왼쪽),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3일 카카오뱅크 출범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 대표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안된다고 해서 인터넷은행 영업이 어려워지는 건 아니다”라며 “카카오뱅크가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고객들이 그만큼 카카오뱅크의 혁신과 내놓은 앱의 완결성 등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혁신 속도는 은산분리 규제 완하가 안되면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차별화된 신용대출 상품인 중금리대출이 고신용자에 집중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금액으로 보기보다는 대출 건수로 평가해달라고 강조했다. 신용등급이 4등급에서 6등급인 금융소비자가 제1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을 받기는 사실상 어렵지만 카카오뱅크를 통해 대출이 승인된 건수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윤 대표는 “중금리대출을 금액베이스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분들이 중금리 상품을 받아갔는지를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많다. 전체의 30%가 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와 함께 선 이용우 공동대표는 “1등급 고신용자의 대출한도는 높은 반면 4~6등급은 기존은행에서 여신 취급도 안되는 사람들이다”라며 “이들에게 무턱대고 돈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신용데이터가 쌓이고 신용평가 시스템이 고도화되면 중금리대출 받는 사람들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자사 계좌에서 무단 인출 사건이 벌어진데 대해 “놓친 부분이 있다”며 미흡한 대처를 일부 시인했다.

이 대표는 “체크카드의 경우 결제가 되면 금액이 바로 빠져나가서,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복구해야되는데 그 부분에 주의 깊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다른 협력사하고 같이 해야될 부분도 있다. 협의해서 그런 것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룰을 적용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앞으로 선보일 서비스를 소개했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전월세 보증금대출이 출시된다. 전월세 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제출해야할 서류가 많아 최소 은행 지점을 2번은 방문해야할 정도로 복잡한 서비스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전면 비대면화 할 계획이다.

윤호영 대표는 “전월세 대출은 일반 시중은행에서 하려고 해도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이를 모바일에서 구현하면 은행에서 할 수 있는 웬만한 대출은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카카오뱅크가 내년에 선보일 서비스는 ▲계좌이동제 ▲펌뱅킹/가상계좌 ▲앱투앱 결제 ▲신용카드 출시 등이다.

한편 출범 100일을 맞은 카카오뱅크는 현재까지 계좌개설 고객 435만명, 예적금 등 수신 4조200억원, 여신, 3조39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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