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개선될 기미를 보임에 따라 게임업계도 중국시장 사업 분위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하기 위해 받아야 했던 ‘판호’발급 등에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판호발급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중국 관련 게임 사업에 차질을 빚었던 업체들도 숨통이 트여질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외교부는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 보도자료를 통해 사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 줬다. 외교부는 “중국측의 사드 문제 관련 입장과 우려를 인식하고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는 그 본래 배치 목적에 따라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 것으로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중국도 한국이 표명한 입장에 유의했고 한국측이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은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면 양측간 공동문서들의 정신에 따라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발전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고, 한중간 교류협력 강화가 양측의 공동 이익에 부합된다는데 공감하고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양국간의 해빙 무드로 인해 게임업계에도 순풍이 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올해들어 판호 발급에 제약을 받고 있던 게임사들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서 수익 증대에 큰 기대감이 점쳐졌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 분위기에 따라 게임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엔씨소프트·넷마블부터 중소 게임사까지 사드 해빙무드 기대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시장에서 판호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대표적인 모바일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와 넷마블의 리니지2레볼루션이다. 이들 게임은 통상적으로 2개월 정도 걸리던 판호 발급에서 최소 6~7개월 이상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 만약 이번 양국간의 해빙 무드로 판호 발급이 된다면 이들 게임사는 실적 관련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판호 발급이 지연되고 있는 게임이 판호를 받느냐 마느냐에 따라 게임업계에서 사드 문제로 얼어붙었던 중국 게임시장 진출 관련 분위기가 풀렸다고 가늠해 볼 수 있다”며 “판호 발급은 중국 정부의 의지가 중요한 만큼 판호가 나온다면 엔씨소프트나 넷마블에게는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넥슨도 모바일 RPG게임 히트가 사드 문제로 인해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는 지난달 31일 오버히트 미디어 쇼케이스 현장에서 “히트는 사드 때문에 좀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국간 관계 개선 분위기에 넥슨을 포함한 국내 게임업계의 중국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게임사들도 중국 관련 사업에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소 모바일 게임업체들이 사드문제 때문에 중국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양국 정부간 해빙 분위기로 인해 중국사업을 보다 편하게 펼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밝혔다.

넷마블 리니지2레볼루션 이미지 (사진=넷마블)

업계, 상황 나아지겠지만 체감하기엔 시간 걸릴 듯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의 협의 결과가 나오고 중국의 여행사들도 한국 관광 상품을 판매를 시작하는 등 민관에서 사드문제로 인해 냉랭해졌던 양국간 분위기가 풀어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까지는 꽤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드문제로 중국 관련 사업이 중단됐거나 중국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프로젝트들의 거의 다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정헌 넥슨 부사장도 오버히트 간담회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 소식을 반갑게 봤는데 현재까지 체감적으로 달라진 부분은 못 느끼고 있기에 조만간 관계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중국관련 게임사업은 사드문제 뿐만 아니라 근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의 게임이 기술적인 면에서나 다양성 측면에서 장족의 발전을 했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로 현재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소녀전선’ ‘붕괴3rd’와 같은 게임들이 매출 순위 톱10 안에 랭크돼 있다.

이승훈 와이즈유 교수는 “중국에서 사람들을 만나 보면 한국 게임이 너무 똑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한국 게임사들도 IP(지식재산권)활용이나 최신 기술 접목 등으로 공격적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도 “사드 문제도 문제지만 중국 시장에서 본질적 이슈는 경쟁력 문제”라며 “이미 중국이 게임 개발과 서비스 등에서 큰 발전을 이뤘기 때문에 정부와 민간이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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