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올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 이후 기존 금융권에서는 신기술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문인식, 음성인식뱅킹, 챗봇 등 금융권에도 IT기반의 신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미래 금융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다. 물론 자연스러운 금융 서비스 진화의 방향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플랫폼을 활용한 챗봇 서비스 정도 외에는, 인공지능(AI) 등의 신기술 도입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우리은행은 위비봇, 국민은행은 리브똑똑,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만든 핀크 등의 새로운 서비스도 걸음마 수준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은행 내부에서는 IT 신기술 도입을 통해 열심히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달부터 음성뱅킹 파일럿 서비스 개발에 도입한다. 또 최근에는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이 아마존 본사에 방문해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아마존 음성인식 AI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기민한 조직이라는 뜻의 '애자일 스쿼드'를 구성했다. 12개 팀으로 나눠져 있으며 한 팀당 5~6명으로 이뤄진 애자일 스쿼드는 젊은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 보통 대기업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으로 20~30대가 팀장을 맡고 있다. 따라서 의사결정 또한 신속하며, 이러한 점은 급변하는 IT시대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다.

이 팀은 국민은행의 모바일뱅킹 플랫폼 리브똑똑을 내놨다. 리브똑똑은 대화형 뱅킹 서비스로 카드잔액, 이용금액, 이체 등을 음성인식, 챗봇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회사는 이러한 젊은 조직을 점차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국민은행 '리브똑똑' 실행 화면

기존의 금융권 중에서도 IT 신기술 도입에 가장 많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자사의 플랫폼인 위비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이 은행은 음성인식뱅킹 '소리'를 도입, 챗봇 서비스 '위비봇' 등을 도입했다. 위비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하고 있다. 자사의 서비스 외에도 지난 2월에는 구글과 제휴해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에 구글번역 서비스를 접목했다. 또 지난달에는 음성인식 스피커 기가지니를 통해 우리홈IoT뱅킹 서비스를 시작, 기가지니를 통해 계좌조회, 거래내역 조회, 금융캘린더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로봇까지 더했다. 우리은행은 소프트뱅크에서 내놓은 로봇 페퍼를 일부 지점에 배치했다. 물론 페퍼가 아직 기본적인 기능만을 수행하고 있지만 이러한 도입 사례는 기존 은행들과 대비했을 때 눈여겨 볼 만 하다.

이처럼 우리은행에서는 기존 금융권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신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첨단 IT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전사적 차원에서 향후 4차사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사용자수는 '아직'...미래 금융 산업 '보안'도 중요

다만 이러한 서비스들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그리 많지 않은 수준이다. 젊은 층들은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에 비해 복잡하고, 해당 서비스(은행)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중장년층의 경우 기존 인터넷뱅킹에 익숙하다 보니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아직은 쉽지 않은 분위기다. 기존 은행들은 자사의 새로운 인터넷은행 서비스에 대해 '몇 백만명' 수준이라고 얼버무려 말하지만, 이들이 실사용자인 것은 아니다. 권유에 의해 가입만 했을 뿐 실제 사용여부에 대한 통계는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권과 IT기술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인 것은 분명하다. 국내 최대 포털 서비스 기업이자 대표적인 인터넷혁신 기업인 네이버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와 미래에셋은 지난 6월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네이버가 미래에셋 자사주 7.1%를, 미래에셋이 네이버 자사주 1.7%를 교환한 바 있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네이버페이 금융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해진 의장도 지난달 31일 진행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카카오나 케이뱅크는 직접 은행업에 진출했지만 네이버는 관련 사업을 위해 기존 금융사와 제휴하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두 회사의 자사주 교환에 대해 미래 금융 서비스에 대비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4차산업혁명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해 우리 실생활에 모든 신기술이 접목된다면 금융 또한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물론 현재의 AI 스피커와 은행 서비스가 연계된 수준 보다 훨씬 더 스마트한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IT 신기술이 접목된 금융 서비스가 확산되는 만큼, 보안이나 규제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기술 개발 및 안전한 시스템을 발판 삼아, 산업의 균형있는 발전과 편리한 인터넷 금융 소비문화가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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