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글로벌 IT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에 주목하며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성SDS, SK C&C, LG CNS 등 국내 대표 IT 서비스 기업들도 국내 블록체인 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세워놓고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 가입이나 독자 플랫폼 개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블록체인, 물류-금융에 최적화된 기술

최근 가트너, IDC 등 글로벌 IT 시장조사업체뿐만 아니라 다보스 포럼으로 유명한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블록체인을 세계 경제를 변화시킬 핵심 기술로 꼽고 있다.

특히 WEF는 올해 중 전세계 금융기관 중 80%가 블록체인을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블록체인 기술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일정 시간마다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데이터를 블록 단위로 모아서 모든 참여자에게 공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각 블록과 새롭게 생성되는 블록을 사슬(체인)으로 연결시켜 하나의 완전한 데이터 더미를 구성한다. 특히 각 블록들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모든 네트워크 참여자들에게 공유한 블록을 검사해 모두가 일치할 경우에만 인정하는 방식인 만큼 금융, 물류 분야에 있어서 보안성과 운영 효율성 등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함께 거래 내역을 관리하기 때문에 해킹으로 인한 정보 왜곡이나 조작 등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블록체인은 대부분의 산업 분야에 적용 가능하며, 특히 복잡한 이해 관계자가 얽혀 있는 금융, 물류 분야에서 두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삼성SDS-SK C&C-LG CNS 블록체인 비교 (자료취합=디지털투데이)

삼성SDS, 블록체인 '넥스레저'를 바탕으로 전 산업분야 적용

삼성SDS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있어서 블록체인을 미래 IT 시장의 변화를 일으킬 핵심 기술로 꼽으며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하이퍼레저 패브릭 구조도 (자료=IBM)

블록체인 주도권 경쟁을 위해 삼성SDS는 글로벌 블록체인 개발 프로젝트 '하이퍼레저'에 가입한데 이어 지난 5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기술 표준 개발을 진행 중인 글로벌 블록체인 연합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동맹(EEA)'를 가입하며 발빠른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물이 금융, 물류 분야에 특화된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다.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인 넥스레저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인증, 계약서 위변조 방지 및 원본확인, 부인방지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다양한 기업간 거래에 있어서 표준화된 계약관리 체계 확보 및 신뢰성 향상도 꾀할 수 있다.

삼성SDS에 따르면 넥스레저를 올해 초 국내 금융사에 처음으로 상용화시켰으며, 지난 5월말 관세청,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산항만공사, 현대상선 등 물류관련 민·관·연이 참여한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진행 중이다.

삼성SDS 측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생체인증, 페이먼트 등의 ICT기술 접목을 통해 금융뿐 아니라 공공, 제조, 물류, 유통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라며 "향후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의 융합을 통해 디지털 금융 컨시어지 서비스 및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SK C&C, SKT와 연계한 블록체인 서비스 준비

SK C&C는 지난 1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산업개발부문 내 블록체인 전담팀을 조직하며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SK C&C는 삼성SDS나 LG CNS가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합류한 것과 달리 현재는 독자적인 블록체인 개발을 진행 중이다. 다만, 하이퍼레저 등에 가입하기 위해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SK C&C는 SK텔레콤의 IoT 전용망인 로라(LoRa)망을 활용해 컨테이너 화물 위치추적 및 관리에 블록체인 기술 접목을 시도 중이다. 블록체인의 스마트컨트랙트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며 화물의 정보 수집 및 계약 등 물류 전반적인 과정을 효율화시킨다는 방안이다. SK C&C가 구상하는 SKT의 IoT와 블록체인의 스마트컨트랙트 기능을 활용한다면 복잡한 물류 업무의 효율화를 통한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이밖에도 블록체인 디지털 ID 인증 서비스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SK C&C는 "블록체인은 거래 데이터를 중앙 집중형 서버에 기록·보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거래 참가자 모두에게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유효성을 입증하며, 사실상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라며 "블록체인 모바일 디지털 ID 인증 서비스를 통해 별도의 가입없이 '원 아이디(One ID)'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특정 통신사의 디지털 ID를 사용 중인 고객은 연계된 쇼핑몰, 금융기관, 영화관 등 모든 서비스를 개인식별 숫자(PIN코드)만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SK C&C 관계자는 "현재 내부 사업 구조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AI와 클라우드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블록체인 관련 사업은 천천히 진행할 것"이라고 귀뜸했다. 하지만 오세현 SK C&C DT사업부 전무가 산·학·연·관 전문가들과 함께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에 앞장설 '블록체인 오픈포럼'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SK C&C는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LG CNS, R3 CEV 가입 등 금융 분야 블록체인 집중

LG CNS는 지난 2015년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비상장 기업의 전자증권을 시험 발행하며 기업용(B2B) 블록체인 기술 확보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분산원장 기술 역량을 키워왔다.

지난 5월 LG CNS는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내 5개 은행뿐만 아니라 글로벌 80여개 금융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는 금융 특화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 CEV에 가입하며 금융 분야 블록체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LG CNS 블록체인 서비스 구성도 (자료=LG CNS)

LG CNS는 지난 6월 R3의 금융 특화 블록체인 플랫폼 코다(CORDA)와 LG CNS의 블록체인 프레임워크 및 솔루션을 결합해 'LG CNS 블록체인 플랫폼'을 출시했다.

LG CNS는 "LG CNS 블록체인 플랫폼은 금융에 특화된 R3 코다를 채택해 거래 당사자들만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모든 참여자의 합의가 필요한 기존 블록체인 기술에 비해 높은 정보 기밀성 확보와 함께 거래 합의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 분야뿐만 아니라 스마트컨트랙트 기능 등을 활용해 제조·물류 분야 등 산업 전반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 CNS는 우선적으로 국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컨설팅 ▲금융 특화 코다 기반의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 개인 및 문서 인증 ▲거래중개 사업자 없는 모바일 결제 ▲포인트 관리와 같은 클라우드 기반의 블록체인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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