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길주 기자] 브랜드 소개는 이렇게 한 마디로 응축됐다. 구체적으로는 ‘파인 아트’느낌을 강조한 모던 클래식이라는 설명. 10년째 인기를 이어온 여성구두 브랜드 ‘슈르떼’의 장혜영 대표는 브랜드 철학으로 중무장하고 있었다.

슈르떼의 타깃은 20대 후반부터 30대 이상의 여성이다. 예술적 요소의 해석은 개인마다 다를 터. 다만, 아찔할 정도로 섹시하면서도 도회적이라는 평가는 일반적 수준으로 자리 잡았다. 장 대표가 의도했던 그대로 시장 반응이 나온 셈이다. 10년째 연 30% 이상씩 기록해 온 실적 성장세는 전략이 통했음을 방증하고 있다.

장 대표는 “하이힐과 측면을 극도로 얇게 제작한 구두들이 인기를 끌었다”며 “발이 불편해도 섹시함을 구현하려는 여성 수요에 접근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혜영 슈르떼 대표

그렇다고 발의 편안함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경쟁 브랜드 대비 빼어난 점으로 내세울 만하다. 사이즈와 굽높이, 소재, 부분별 색상, 장식 등을 고객 요구에 따라 맞춰 제작하기 때문이다. 내외피의 손질부터 재단, 조립 등 세부 작업에 수일이 걸리는 이유다.

이런 제작은 모두 국내에서 이뤄진다. 해외에서 만들어 단가를 낮추고 ‘수제화’ 타이틀만 붙이는 브랜드들과의 차별점이다. 생산라인에는 30년 이상의 숙련도를 자랑하는 수제화 장인들이 포진해있다. 이들과 장 대표의 호흡은 수년간 더욱 견고해졌다.

고객별 맞춤 제작과정이 면밀하기에 주문부터 배송까지의 소요기간은 다소 길다. 길게 잡으면 2주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그만큼 정성을 담기에 필요한 기간이고, 슈르떼 고객들에게는 완성도의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여기에 이탈리아산 수입 천연 가죽만 사용한다는 약속을 더해 고객 신뢰도는 한층 커졌다.

또, 고객이 원한다면 수년 전 제품도 제작하는 것도 특징이다. 사실상 ‘품절’ 마크가 쇼핑몰에 없는 셈이다. 4~5년 이상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가 여럿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로 구축한 온라인 쇼핑몰은 어느 대형 브랜드 못지 않게 풍성한 라인업을 보여주고 있다.

편안함과 섹시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슈르떼 홈페이지 이미지

그는 “그간 저희를 찾아주신 수 많은 분들의 취향과 발 형태의 정보를 기반으로 한층 유연하고 다양한 전략 구사가 가능해졌다”며 “일종의 빅데이터 기반으로 제품 디자인 체계를 진화시키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의 새로운 도전도 고객들 사이서 이슈몰이 중이다. 유아용 신발 브랜드 ‘슈릴’을 최근 선보인 것. 엄마와 같은 디자인으로 신는다는 콘셉트가 시험대에 올랐다. 슈르떼의 주부 고객들에게는 꽤나 반가운 소식이기도 인증된 친환경 소재의 사용과 편안한 착화감 등을 승부수로 띄웠다. 물론, 성인 구두처럼 국내에서 100% 생산한다.

장 대표는 “장기적으로 슈르떼가 세계적 명품 브랜드로 커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10년간 고객들께서 인정해 주신 원칙의 힘이 앞으로도 발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장 대표는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으나 어느 날 구두 디자인에 푹 빠져 사업에 뛰어들었다. 졸업을 앞두고 취업 준비 대신 구두 디자인에만 몰두, 슈르떼 브랜드를 창업했다. 슈르떼는 영어‘슈즈'와 이탈리아어‘아르떼'를 조합한 브랜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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