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최근 국내에서 앞다퉈 AI(인공지능) 스피커가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IT기업의 고장인 미국에서는 이 보다 앞서 AI 스피커가 출시, 시장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아직 AI 스피커는 초기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이미 아마존이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재 아마존은 미국 AI 스피커 시장서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결로는 가장 먼저 시장에 출시된 점과 기술력, 기타 연계 서비스가 많은 점이 꼽힙니다.

아마존은 2014년 11월 AI 스피커 에코를 내놨습니다. 구글은 한참 뒤인 2016년 11월 구글홈을 내놓으며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바짝 추격중입니다. 아마존은 약 2년 사이 드론 배송 등을 테스트하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어느정도 벌여놨습니다.

(좌) 아마존 AI 스피커 '에코', 드론배송 서비스 '프라임에어' (사진=아마존)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마존은 다양한 서비스와 신기술을 기반으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드론 배송 서비스 ‘프라임 에어’, 최근 공개된 배달원이 집안에 물건을 들여놓는 ‘아마존 키’ 등 산업군을 가리지 않고 신기술을 기반으로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아마존의 뒤를 쫓고 있는 듯 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네이버는 지난 8월 AI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한 스피커 웨이브를 출시, 카카오도 AI 플랫폼 카카오아이를 탑재한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최근 출시했습니다.

아직까지 웨이브와 카카오미니 모두 AI 스피커의 기본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물론 카카오미니는 국민 메시저인 카카오톡 전송 기능을 큰 차별점으로 두고 있습니다. 향후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AI 스피커에 다양한 서비를 연동할 계획입니다.

네이버는 향후 웨이브에 음식주문, 쇼핑, 예약, 네비게이션, 메시지 음성제어 등의 기능을 추가할 방침입니다. 이미 ‘카카오톡’이라는 무기를 가진 카카오도 향후 택시호출, 장보기, 음식주문, 금융 서비스까지 카카오미니와 연동할 계획입니다.  

아마존은 에코에 아마존 쇼핑, 전화통화, 음식주문, 우버호출 등의 기능을 탑재, 여러 사람의 목소리까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도 기본적인 기능인 음악재생, 일정확인, 알람 및 타이머 설정, 날씨, 교통정보 등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통신사, 포털사 등에서 AI 스피커를 내놓으며 시장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아마존이 나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아마존과 같이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생태계를 구축하기에 환경부터 다릅니다.

유망산업인 AI 스피커-드론배송, 국내서도 환경 조성해야

현재 아마존에서는 다양한 산업군에 투자를 하고 있는 가운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중 하나가 드론배송입니다. 아마존은 현재 드론 배송 프라임에어를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미국에서도 규제 완화가 완전히 된 것은 아니어서 제한적으로 하고 있으나 시스템 구축, 테스트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만 합니다.

드론 배송은 특히 4차산업혁명의 최대 먹거리 중 하나로 AI 스피커와 연계할 수 있는 산업이 많다는 점에서 유망 산업군으로 꼽힙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드론 시장의 매출 규모는 5조원으로 예상치를 50% 가량 뛰어넘었으며 2020년에는 70조원이 넘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마존에서는 에코에 음성명령을 내리면 드론배송이 가능합니다. 물론 국내 AI 스피커 제조사가 모두 이런 기능을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향후 다양한 신기술이 상호연계되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의 신기술 개발 환경을 살펴봐야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드론 배송을 하기에는 규제 면에서 제한이 따르기 때문입다. 가장 서비스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서울 등 인구밀집지역에 비행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 드론 조종 방식 등 아직까지 제한된 점이 많습니다. 따라서 아직까지 신기술을 적용하기에는 규제의 장벽이 큽니다.

드론은 중국, 미국에서 이미 규제완화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미 드론 배송이 상용화, 중국의 민간 드론 시장은 연평균 50% 이상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최근 미국 행정부가 드론 관련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드론 운용 주체가 연방 항공국(FAA) 검사 면제를 요청할 수 있으며 장거리 비행이나 비행금지구역 등에 대한 조건을 완화했습니다.

다행히 우리 정부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갈 길은 멉니다. 단순히 AI 스피커가 음성인식만을 잘한다고 해서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없습니다. 향후에는 AI 스피커가 신기술의 허브가 될 만큼 스피커뿐만 아니라 다른 신기술과 연동되어야 발전 가능성이 큽니다.

아마존은 신기술의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써 우리가 배워야할 점도 있고 이를 보고 긴장감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아마존과 같은 기업이 나올까요? 아직은 어느 곳이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이제는 글로벌에 뒤쳐지지 않고 선도할 수 있는 기술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환경을 조성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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