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네이버가 2017년 3분기 사상 첫 3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3분기 연속 1조원대 매출이라는 기분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실적컨퍼런스콜을 진행하면서 마냥 웃을 수 만은 없었다.

한성숙 대표는 26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을 시작하기에 앞서 최근 불거진 기사 재배치 논란에 대해 거듭 사과를 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강조해온 투명성을 훼손했다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올해는 유난히 네이버의 투명성을 의심할 만한 사건이 계속 이어졌다. 지난 7월에는 2015년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 승계와 관련된 기사를 노출하지 못하도록 포털에 외압을 넣었으며 이 부분이 실제로 반영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최근에는 법조계 출신 자녀에게 특혜 채용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성숙 대표가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이러한 가운데 네이버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아 기사를 재배치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놀라움 보다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무덤덤한 반응쪽에 더 기울었다. 국내 7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포털이 사용자들에게 이러한 인식을 주고 있다는 것은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네이버는 투명한 경영을 하겠다는 일환으로 지난해 사내 투명성위원회를 설치, 올해 초에는 실시간급상승검색어 서비스를 개편하는 노력을 해 왔다. 그럼에도 네이버에 대한 검색어 조작, 뉴스 서비스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현재 네이버는 국내 대표 IT기업으로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등 다양한 신기술을 선도하며 개발하고 있다. 또 사용자들에게 유용하고 다양한 인터넷 콘텐츠를 제공, 무엇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포털 사이트중 하나다.

이에 비해 사용자들에 대한 심리적 신뢰도는 훨씬 떨어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네이버의 서비스는 좋으나 신뢰도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 우려된다. 물론 네이버가 다양한 방안을 내놓으며 투명성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많은 사용자들이 체감하기에는 부족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검색 포털 서비스로, 또 으뜸가는 뉴스 유통채널이라는 점에서 잡음이 많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네이버가 안고 있는 문제는 다르다. 이제 네이버가 하는 서비스는 민간기업에서 제공하는 성격보다 공공재로서의 인식이 더욱 커졌다. 뉴스, 실시간 검색어 등은 공정성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들에게는 단호해야 한다.

네이버는 자신들이 약속한 투명성 향상을 위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들이 말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뿌리 속 깊이 문제를 들여다보고 진정한 투명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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