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스냅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카메라가 부착된 스마트글래스 ‘스펙터클’의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등 스냅의 하드웨어 준비가 난관에 부딪혔다고 한 외신이 보도했다. 24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스펙터클이 현재까지 15만대가 팔렸고 이 중 절반 정도만 한달 이상 사용된다고 보도했다. 스냅은 스펙터클 재고 물량도 수십만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펙터클은 스마트글래스로 10초 정도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촬영된 동영상은 블루투스나 와이파이를 통해 스냅으로 바로 전송할 수 있고 가격은 130달러(14만 6000원)이다.

스펙터클 판매가 부진했다는 것은 매출 증대에 악영향을 끼친 것뿐만 아니라 스냅의 첫 하드웨어 제품 시도에 타격이 갔다는 점에서 심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매체는 “판매량 15만대보다 더 큰 타격은 스냅의 하드웨어 제조 역량에 의문이 생겼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스냅 내부 자료에 따르면 스펙터클 구입자의 절반 정도만 4주 이상 제품을 사용했다. 매체는 “스펙터클 제품의 유지 비율이 놀랍도록 낮다”고 평했다. 또 제품 구입 1주일만에 착용을 중단한 사람도 상당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스냅의 내부자료를 보면 얼마전 매체 ‘더 인포메이션’이 보도한 스펙터클 관련 재고 문제가 더 신빙성을 얻는다. 당시 더 인포메이션은 스냅이 창고에 수십만대의 스펙터클 재고가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스냅의 이같은 실패는 스냅이 소프트웨어 중심 회사에서 카메라까지 제조하는 하드웨어 역량이 강화된 회사로의 변신에도 실패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스냅은 관련 멘트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스냅은 “스냅은 지난 일년동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꾸준히 진행해 제품의 성능을 개선해 왔으며 아마존에서는 73%의 리뷰가 5성 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스냅 스펙터클 (사진=스냅)

스펙터클은 지난해 9월부터 130달러에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판매는 어디에 설치될지 모르는 스냅의 랜덤 자판기인 ‘스냅봇’으로만 판매됐다. 이는 매우 영리한 마케팅 기법으로 평가받았고 사람들은 스펙터클을 사기 위해 랜덤 자판기 앞에 줄을 섰다.

올해 2월에 스냅은 스펙터클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유럽 판매도 시작했다. 에반 스피겔 스냅 CEO는 “최근 스냅이 15만대의 스펙터클을 판매했고, 이는 회사의 목표치였던 10만대를 능가한 것이다”며 “이제 우리는 하드웨어 쪽에 약간 손을 담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냅의 하드웨어 역량 강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내부 조직인 ‘스랩 랩스’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서는 최근 스펙터클 관련 일을 했던 수십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새로운 하드웨어 담당 부사장으로 마크 랜달을 임명했다.

스펙터클과 같은 하드웨어 제조는 스냅에게 비용 측면에서도 부담을 안겨 준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현제 스냅은 페이스북과의 광고시장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냅은 8월에 2900만달러(327억 5000만원) 정도의 제품이 있다고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하지만 스냅의 분기 실적에 따르면 2000만달러(225억 84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스펙터클에서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약 102억원 정도의 물량이 미판매 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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