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게임을 개발해 글로벌 서비스를 하려고 할 때, 현지어 번역지원정책에서 PC온라인 게임만 지원이 되고 모바일 게임만 빠졌습니다. 어떤 사람이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모르겠고 이번 정부에서 게임산업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맞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중소게임사들이 체감할만큼 달라진 점은 없다고 봅니다”

한 중소게임사 대표가 이번 정부의 게임산업 진흥정책에 대해서 묻자마자 꺼낸 말입니다. 문재인 정부들어 게임산업에 대해 이전 정부보다는 호의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맞지만 실질적인 정책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현 정부들어 눈에 띌 만한 게임산업진흥정책이 시행된 것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 출범 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판교를 방문해 게임 관계자들을 만나고, 민관합동 게임제도 개선 협의체(이하 협의체)도 지난 6월 활동을 시작하는 등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정부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국회서도 지난달 여야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대한민국게임포럼’이 출범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게임 산업 진흥을 위한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 달리 실제로 게임 업계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권 초기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 진흥정책을 밀고 나가야 하는데 분위기만 조성됐지 실제로 변하는게 없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자칫 시기를 놓쳐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여러 방안들이 다 흐지부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사실 게임에 대해 마약이다, 사회악이다라고 지목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조성하려는 분위기는 이전 정부에 비해 많이 사그라들었지만 딱 이정도까지고 다른 진흥정책이나 발전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다”며 “부정적으로 보면 게임사를 위한 규제완화나 지원정책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20일 국회서 열린 대한민국 게임포럼 개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양극화 해소위한 지원정책 필요

게임업계의 숙원인 규제완화의 대표적인 케이스인 셧다운제 완화와, PC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액 폐지 등은 게임업계에서 수년째 거론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게임업계의 ‘양극화’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명 3N이라고 불리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로의 게임 집중 현상이 심해지는 만큼 중소게임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승훈 팔팔게임즈 대표는 “중소 게임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창업 지원 위해서는 금융 지원이 가장 중요한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 지원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며 “주무부처 장관이 게임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호의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과 다르게 실제로 인디게임 개발사를 포함한 중소게임 개발사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도움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도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총론은 수년간 나온 이야기라서 펀드, 자금, 해외진출, 플랫폼 관련 지원책과 같은 각론이 중요하다”며 “게임 관련 지원을 평가하는 기관에서 콘텐츠의 가치를 잘 판단하지 못해 지원을 안해주거나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게임업계는 이번 정부가 게임산업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고 국회 차원의 논의도 활발해 지고 있는 만큼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옅어진 만큼 조금 더 강한 드라이브가 걸렸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예전에 ‘정부는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게임업계를 도와준다’는 푸념이 나왔던 것과 달리 실질적으로 규제개선 및 중소게임업체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규제개선도 중요하지만 시급한 것이 중소게임업체들의 경쟁력을 확보를 위한 지원책”이라며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중소개발사가 대형 게임사와는 달리 마케팅 비용이나 플랫폼 활용 등에서 자금에서 애로사항이 많은 만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리니지2레볼루션, 배틀그라운드 등 해외에서 선전하는 게임들의 소식이 특히 많이 들리는 올해입니다.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긍정적 분위기 형성에 맞는 실질적인 지원 정책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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