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웹툰과 기술이 크게 상관이 있을까?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기자는 스스로 이러한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권정혁 레진엔터테인먼트 부사장 겸 CTO(최고기술책임자)와 인터뷰를 끝나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웹툰에 있어 기술은 사람들에게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바빠졌는데 볼 것이 너무 많다. 그중에서 나는 무엇을 봐야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바쁜 생활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은 많은 콘텐츠를 소비한다. 사람들이 콘텐츠를 구독하는 시간은 얼마없는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이 도와야 한다고 레진엔터테인먼트의 권정혁 부사장 겸 CTO가 설명했다.

권정혁 레진엔터테인먼트 부사장 겸 CTO 인터뷰

이를 위한 것이 개인에게 맞는 적합한 웹툰을 추천해주는 것, '큐레이션'이라고 부른다. 권정혁 CTO는 “일반적으로 큐레이션은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수많은 콘텐츠 중 특정 콘텐츠를 보여주고 그 다음에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큐레이션은 구독자들에게 더 좋은 작품을 추천해준다. 이전의 큐레이션 방식은 A작품을 본 사람과 B작품을 본 사람들은 D를 좋아한다는 판단 하에서 추천해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는 구독자의 취향에 맞게 추천을 해주는 것이 아닌 비슷한 사람들의 공통분모를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이보다 더 개인화된 방식으로 추천이 이뤄지고 있다.

완벽한 개인화 추천을 하기 위해서는 그 속에 담긴 조건이 세분화되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웹툰에 대한 취향을 말할 때 액션물, 로맨스물 등 특정 한 장르만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알고보면 사람들은 결코 한 장르만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권정혁 CTO는 “로맨스 안에도 학원물, 스릴러가 있으며 액션 안에도 스릴러, 코믹이 있다. 따라서 장르별로 보여주는 것 자체가 구독자의 진정한 취향을 찾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레진코믹스는 한 작품 당 두 개의 장르로 표현하고 있다. 시스템적으로는 큰 장르와 하위장르도 계산해서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한 구독자가 좋아하는 장르는 로맨스, 액션물, 개그물의 순이며 이를 퍼센트로 계산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정혁 CTO는 “구독자들은 로맨스 작품을 보지만 그가운데서도 다른 특정 장르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최근 레진엔터테인먼트는 큐레이션 서비스 포유를 도입했다. 현재는 ‘내가 선호하는 장르의 히트작 추천’부터 시작하지만 향후에는 구독자별 장르 선호 데이터를 활용해 웹툰 추천을 하는것이 목표다.

장르 외에도 구독자의 이용행태를 통해서도 추천이 가능하다. 무료/유료 웹툰을 보는지 완결된 후 몰아보는지, 빨리 보는지, 스크롤을 어디까지 내리는지, 주로 무슨 시간대에 보는지 등 다양한 행태로 사용자의 정보를 세분화한 후 이에 맞는 작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콘텐츠 큐레이션의 최종 모습은? ‘첫 화면 개인화’

레진엔터테인먼트가 꿈꾸는 최종 단계의 큐레이션은 ‘화면 개인화’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콘텐츠 플랫폼 첫 화면은 모든 사용자들에게 동일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첫 화면에 나타난 콘텐츠와 개별 사용자의 선호 콘텐츠는 다를 수 있다.

권정혁 레진엔터테인먼트 부사장 겸 CTO 인터뷰

첫 화면 개인화로 변화하는 데에는 여러 과정이 필요하다. 가장 첫 번째로는 장르별 추천으로 시작해 두 번째는 각종 정보에 대한 개인화, 세 번째로는 이 모든 것들이 총집합되어 첫화면이 개인화된 것이다.

권정혁 CTO는 “사용자가 좋아하는 콘텐츠, 유저인터페이스(UI), 행태까지 개인화된 형태를 지향한다”면서 “지금은 이 데이터들을 쌓고 있으며 향후 UI에 적용하면 사용자들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권정혁 CTO에 따르면 큐레이션을 강화해나가기로 결정한 이유는 어느 정도의 확신이 있었다고 한다. 포유 이전에 하던 큐레이션을 통해 웹툰 구독자들이 늘어난 것을 확인한 것.

사실 레진엔터테인먼트의 큐레이션 서비스는 해외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각국마다 다른 웹툰 선호도, 취향을 데이터로 파악해 그에 맞게 큐레이션을 하면 되는 것이다. 결국 해당 국가 사용자들의 데이터베이스(DB)와 기술만 있다면 개인화된 서비스는 크게 어렵지 않다.

권정혁 CTO는 “콘텐츠가 너무 많아진 가운데 사용자들의 '최애(최고로 좋아하는 것)'를 찾아내는 것이 이제는 필요하다”면서 “아직 이러한 점에서 많은 콘텐츠 플랫폼들은 불친절하다고 생각한다. 구독자들의 생활패턴에 맞춰 낭비하는 시간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플랫폼사의 경쟁력에 대해 이렇게 예측했다. 권정혁 CTO는 “나중에는 몇 십만개의 정보 중에서 사람들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골라내고 우선순위를 조정해서 추천하는 것이 콘텐츠 플랫폼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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