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지난 9월 말 국내 시장에 출시된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V30의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의 경우 V30의 일평균 판매량은 삼성 갤럭시노트8의 8분의 1 수준이다. LG V30은 출시 직후 가벼운 무게와 깔끔한 디자인, 카메라와 비디오 등의 기능으로 일부 외신의 호평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삼성이나 애플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는 LG전자 V30이, 경쟁 제품인 갤럭시노트8에 비해 확실한 차별성을 두지 못한 것이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한다.

1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V30의 출시 첫 주인 9월 말 일평균 4000대 넘게 팔렸지만 황금 연휴 기간인 10월 첫 주 일평균 2000대 수준으로 떨어졌고 10월 둘째 주에는 일평균 판매 2000대~3000대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이 9월 넷째 주 일평균 2만대~3만대를 기록하고, 10월 첫째 주와 둘째 주 일평균 1만대~2만대의 판매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상반기에 출시된 갤럭시S8의 경우 9월 넷째 주 일평균 1만대~2만대, 10월 첫째 주와 둘째 주는 일평균 1만대 안팎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V30의 경우 예전 프리미엄폰인 갤럭시S8보다 판매량이 훨씬 적은 것이다.

LG V30 (사진=LG전자)
LG V30 (사진=LG전자)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사업본부의 경우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9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G MC사업본부가 올해 3분기에 2000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 단 2억원으로 영업적자를 줄이며 흑자 전환을 눈앞에 뒀지만 전략 스마트폰 G6의 판매가 부진하면서 영업적자 폭이 늘었다. V30의 판매 역시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에 적자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V30의 출고가는 94만9300원으로 갤럭시노트8(64GB)의 출고가인 109만4500원에 비해 14만5200원 저렴하다.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 파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4개월 분할 납부로 구매할 경우 약 15만원의 가격 차이는 월 1만원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가격보다 제품의 브랜드와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불법 리베이트를 통해 보조금을 받을 경우 실제 구매가는 훨씬 떨어진다. 추석 연휴 때 번호이동과 6만원대 요금제 가입을 조건으로 할 경우 갤럭시노트8의 실제 구매가는 39만원이었고, V30은 35만원 수준이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삼성, 애플의 양강 구도인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후발 업체가 이들을 추월하기는 쉽지 않다”며 “선두 업체를 따라 잡기 위해서는 제품의 차별화로 승부를 봐야하는데 V30은 갤럭시노트8에 비해 차별성이 눈에 띄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제품의 완성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케팅과 브랜드 파워”라며 “이미 LG전자의 경우 삼성전자보다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는데다가 출시시기를 비슷하게 설정해 삼성전자와 맞대결을 펼친 마케팅 전략이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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