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익숙해서 인식하기 어렵지만, 막상 없어진다면 분명 당황하게 될 IT 기술이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인 '클라우드 컴퓨팅' 얘기다. 그 존재를 알던 모르던 간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일상 속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이용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메일을 주고 받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 최신 영화를 감상하며,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클라우드 저장소에 보관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닐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개인 사용자는 물론 기업의 업무 환경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은 대용량의 데이터를 저렴한 비용으로 저장 및 처리하고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클라우드의 이점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속도를 붙이고 있다. 방대한 유전자 서열을 분석하고, 음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저장·분석해 음성 인식 서비스의 정확성을 높이며, 신제품 조립 노하우를 글로벌 생산 거점에 공유하는 식이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기업과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주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클로벌 컨설팅 그룹 딜로이트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2018년 말까지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는 서비스형 인프라 서비스(IaaS) 지출이 5470억달러(한화 약 617조원)에 달할 것이며, 더 나아가 2021년-2022년에는 전 세계 IT 지출의 절반 이상이 IaaS에서 발생하게 되는 등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의존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이라 전망했다.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한 수 많은 전 세계 IT 기업들은 생산성과 편의성 향상에 초점을 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제공하는 편리함과 효율성과 더불어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클라우드 컴퓨팅의 강점과 클라우드 서비스 중단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살펴보며, 클라우드 기술을 보다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윤승균 이글루시큐리티 보안분석팀

클라우드 컴퓨팅의 강점은? 

우선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도입한 기업들은 규모와 유형에 관계없이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업 내 서버 저장소를 마련하거나 애플리케이션 요구사항에 맞춰 시스템을 일일이 맞춤 구성할 필요 없이, 필요로 하는 컴퓨팅 자원을 원하는 만큼 적절히 할당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내 구축형 인프라가 줄어드는 만큼, 장비와 소프트웨어(SW)의 관리·운영(구매, 설치, 업데이트 등)을 위해 투입되는 예산과 인프라 열기 냉각을 위해 사용되는 전력 비용도 비약적으로 절감될 수 있다.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업이 방대한 IT 자산을 보다 손쉽게 관리할 수 있게 지원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기업이 빌려 쓰는 모든 자원을 중앙집중적으로 유지·관리하므로 기업의 IT 담당자가 일일이 장비를 설치하거나 업데이트할 필요 없이, 수준 높은 IT 자산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IT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이도 모든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직관적인 웹 기반 사용자 인터페이스 역시 사용자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매력적인 요소 중 하나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기업의 사업과 서비스에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내외적 상황에 따라 크게 변동할 수 있는 자원 수요에 발맞춰, 원격 서버를 통해 필요로 하는 컴퓨팅 자원 사용량을 즉각적으로 늘리거나 줄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로, 미국 최대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N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스트리밍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페타바이트 급 스토리지를 단 몇 분만에 추가할 수 있는 클라우드 제공업체로 자사의 모든 서비스를 이관한 바 있다.

더 나아가, 클라우드 컴퓨팅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회를 제공한다. PC가 아닌 외부 서버에 방대한 자료를 실시간으로 저장·처리·분석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만큼,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자료에 접속하고, 실시간으로 업무 자료를 공유하며, 대용량의 컴퓨팅 작업을 보다 저렴하게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 많은 IT 인프라를 직접 구축·관리하기 위해 투입되었던 시간을 절약하고 대신 다른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는 점 역시 큰 강점이 아닐 수 없다.

클라우드 서비스 중단 사고가 미칠 수 있는 영향은? 

하지만 클라우드의 장점 이면에는 단점도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는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하며,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할 시에는 기업은 물론 기업의 고객에게도 그 피해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데서 기인한다. 많은 기업들이 비즈니스 기능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클라우드에 대한 의존성을 높이고 있는 만큼, 클라우드 서비스가 중단되게 된다면 문자 그대로 사실상 기업의 비즈니스 기능과 업무가 마비되는 상태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 많은 기업들이 재무·회계·인사 등의 경영 활동을 클라우드를 통해 수행하고,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베이스나 웹페이지 내용을 클라우드에 저장하며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전이나 트래픽 충돌과 같은 사건이 예기치 않게 발생하여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의 서버가 다운된다면, 그 즉시 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기업들 모두가 업무불능 상태에 놓이고, 관련된 회사들도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클라우드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중단 사고는 무엇에 의해 발생하고 있을까? 클라우드 서비스 중단 사고는 자연 재해, 기계적 오류, 사이버 공격 혹은 실수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사람의 부주의나 실수에 의한 ‘인적 사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실제로도 올해 3월 미국에서는 직원의 실수에 의해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며, 12만 개 이상의 웹사이트가 다운되거나 속도가 느려지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조사 결과, 해당 클라우드 기업의 직원이 청구시스템의 문제에 대한 디버깅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일부 서버를 제거하는 명령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잘못된 명령어를 입력해 작업 대상이 아닌 서버를 종료했는데, 이와 관련된 두 개의 서브 시스템이 다운되며 시스템 전체의 재부팅이 요구될 정도의 큰 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업은 직원이 사용하는 디버깅 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만큼, 이와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기계적 오류' 역시 사람의 실수 못지않게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다. 기계는 사람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지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구출된 다양한 장비들은 누수, 전력 부하 등의 물리적 위험 요인에 노출되어 있으며, 제 때 관리되지 않으면 노후화되어 고장이 나거나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예로, 작년 3월 미국에서는 한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 네트워크 장비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기계적 오류가 발생해 서비스가 20분간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클라우드, 어떻게 잘 활용할까? 안정성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지금까지 클라우드 컴퓨팅의 강점과 더불어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위협 요인에 대해 알아보았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어느새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녹아 들며, 마치 물과 공기처럼 없어서는 안될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자칫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한다면, 되레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과 그 고객들에게 모든 피해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다시 말해, 클라우드의 편리함 이면에는 잠재적 위험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클라우드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편익보다 훨씬 큰 규모의 피해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이에, 클라우드를 도입하기 앞서, 중단 및 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문제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하고 이에 기반해 기업의 경영 활동과 IT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클라우드 전략을 마련함으로써, 클라우드의 효용성을 최대한으로 안전하게 누릴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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