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기존 가상화폐들과 달리 새로운 기능을 무기로 다양한 알트코인들이 등장했다.

그 중에서도 퀀텀, 제트캐쉬, 네오 등은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이미 거래가 시작된지 오래지만, 최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도 상장이 이뤄지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중국판 이더리움으로 꼽히는 퀀텀부터 기밀성에 특화된 제트캐시, 중국 특화 블록체인 네오까지 저마다 특화된 기능을 공개하며 국내에서도 거래가 시작됐다.

국내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가상화폐의 경우 기술적 가치와 더불어 해당 코인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재단의 영향력에 따라 향후 확산 여부가 갈리게 된다"고 밝히는 만큼, 국내에 신규로 상장한 가상화폐들의 특징과 현실에서 해당 코인의 쓰임새 및 전망을 살펴본다.

퀀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장점 결합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결합해서 만들어진 코인이 퀀텀이다.

지난해 3월 런칭된 퀀텀은 지난달 13일 메인넷이 진행되며 본격적인 가상화폐로 발돋움했다. 메인넷은 대부분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가상화폐공개(ICO)를 한 이후 독자적인 가상화폐 선언을 하는 것으로, 메인넷이 완료되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과 동일한 수준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다.

퀀텀은 비트코인의 발행량 2100만개보다 많은 1억개로 구성돼 있으며, SHA-256 알고리즘 방식을 이용한다.

퀀텀은 최근 중국발 ICO 전면 금지 및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소식과 맞물려 중국 기반 가상화폐라는 소문에 급락하기도 했다. 정확히 따지면, 퀀텀은 중국 개발자가 만든 것은 사실이나 싱가포르에 법인이 있는 싱가포르 기반 가상화폐라 할 수 있다.

퀀텀은 처음 개발때부터 비트코인보다 빠른 거래 내역 처리 속도에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더하는 방식으로 디자인됐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지불 계약 관계에 있어서 사람을 배제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자동차 리스 계약을 했을때, 중간 계약 단계와 이행 단계에서 사람이 직접 개입하는 부분을 제외한다. 사람의 개입없이 진행된 리스 계약에서 계약 조건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경우 -연체가 됐거나, 도난·파손 등이 계약 외 상황이 발생했을때- 스마트 컨트랙트가 자동적으로 자동차의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거나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등 계약을 이행하게 된다.

이같은 장점은 향후 퀀텀이 가상화폐로서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발돋음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또한, 기존 가상화폐들의 채굴 방식인 작업증명(PoW)이 아닌 지분증명(PoS)으로 이뤄진다.

PoW와 PoS의 차이. 에너지 소모와 하드웨어 관리 등 문제로 PoS가 선호되고 있다. (자료=블록긱스)

PoW는 PC의 연산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문제를 풀고 암호를 해독해 블록체인 네트워크 내 확산하는 형태로 블록을 빠르게 기록하는 방식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기존 가상화폐들의 채굴 방식과 동일하며, 대규모 채굴업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PoS는 직접 문제를 풀고 암호를 해독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코인을 얼마나 많이, 얼마나 오래 보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블록체 기록할 권한을 더 많이 부여하는 방식이다. PoW가 블록을 빠르게 기록해 얻는 보상을 코인이라고 한다면, PoS는 이자를 보상으로 얻게 된다.

최근 직접 채굴에 따른 하드웨어 낭비와 에너지 소모가 커 PoW방식보다 PoS 방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현재 퀀텀의 메인 개발자가 과거 스캠코인(사기코인)을 개발한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신뢰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퀀텀 측은 현재 직접 투자자들과 만나는 밋업을 적극적으로 개최하며 해명 중이다.

제트캐쉬, 추적 불가능한 익명성

제트캐쉬의 가장 큰 장점은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tocol)을 활용한 추적이 불가능한 익명성에 중점을 뒀다는 것이다. 이는 블록체인의 핵심인 투명성과 역행하는 방식으로 비트코인과 달리 거래 내역 확인이 불가능하다.

영지식증명은 누군가가 상대방에게 어떤 사항이 참이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할때, 그 문장의 참·거짓 여부를 제외한 어떤 것도 노출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영지식증명 예시 (자료=위키백과)

예컨대 갈림길이 있는 동굴이 있다고 할때, 동굴의 가운데에는 문이 가로막고 있다. 여기에 영자라는 사람이 A와 B 가운데 아무 통로를 골라 동굴에 들어간다. 이때 영자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영호가 A와 B 통로 중 하나를 골라 영자를 부르면, 영자는 그 소리를 듣고 영호에게 갈 수 있다. 만약 영자에게 문을 열 수 있는 열쇠가 있다면, 영호가 어느 쪽에서 부르든 영자는 찾아갈 수 있다. 다만, 열쇠가 없다면 영호가 부른 통로로만 갈 수 있지만, 열쇠가 없는 영자는 처음 들어갔던 통로로만 나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영자는 영호와만 정보를 교환하게 되고, 해당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더라도 통로 선택권이 있는 영호를 제외하고는 의미없는 정보가 된다. 결국 이러한 영지식증명은 당사자만이 정보를 공유하고 참인지 거짓인지를 알 수 있다.

제트캐쉬는 영지식증명을 활용해 익명성을 높였지만 문제는 해당 코인을 누가 얼마나, 어떻게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게 불가능하다. 만약 코인에 복제된다고 해도 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제트캐쉬 측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지식증명을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제기된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중국 최초의 블록체인 '네오'

네오는 중국 최초의 블록체인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공세를 펼쳐가고 있다.(사진=홈페이지)

과거 앤트쉐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던 네오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중국 최초의 블록체인이라는 사실이다. 네오는 블록체인에 관한 중국 국가표준을 받은 기업 중 하나인 ONCHAIN의 최고경영자(CEO)인 다홍페이가 개발한 가상화폐다.

블록체인 초창기인 2014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하면서 기술력에 관한 한 최고 수준에 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 거대 가상화폐 시장인 중국의 지지를 받는 가상화폐인 만큼 향후 중국 국가차원의 지원 가능성도 점쳐진다. 기본적으로 중국내 자본과 시장을 등에 업고 있어 첫 ICO 당시 수천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받아 재정적인 안정을 이뤘다. 

네오 측은 총 1억개의 코인을 발행했지만 현재 그 절반인 5000만개만 유통하고 나머지 5000만개는 향후 블록체인 글로벌 진출 및 시장 개발에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네오의 경우 1000개의 코인을 네오전용지갑에 넣어두면 하루에 0.5개의 가스(GAS)가 생성된다는게 특징이다. GAS도 가상화폐로 코인마켓캡 기준 글로벌 가상화폐 중 23위(31.73달러)를 기록 중이다. 네오를 보유하고 있기만 해도 이자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이더리움을 통해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솔리더티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하는데 언어 난이도가 높다는 문제가 있다. 네오는 자바, 고, 파이썬, 닷넷 등 주요 프로그래밍 언어를 지원함으로써 개발자가 할 수 있는 언어를 활용해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다양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네오의 가장 큰 문제는 중국 가상화폐라는 점이다. 이달 중 중국 제19차 당대회 결과 가상화폐 규제 방침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네오의 향배도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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