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단통법 이후 인기를 끌었던 중저가폰이 최근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프리미엄폰과 중저가폰으로 양극화된 상태다. 갤럭시노트시리즈 등 프리미엄폰이 새로 출시됐다고 해도 중저가폰 시장은 프리미엄 시장과 분명히 구별된 시장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늘어나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프리미엄폰 시장 규모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중저가폰 시장이 자연스럽게 축소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에 따르면, 9월 3주(14일~20일) 기준, 판매 순위 TOP 10에서 SK텔레콤에서 출시된 갤럭시와이드2(8위)만이 유일하게 순위에 올랐다. 지난달 15일부터 개통된 갤럭시노트8은 모델별, 이동통신사별 판매 순위에서 1~6위를 차지하며 판매 순위 TOP 10에 진입했다.

2017년 9월 3주(14일~20일) 스마트폰 판매 TOP 10 (자료=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약 1년전 갤럭시노트7이 출시되고 판매량 순위에 진입한 2016년 8월 4주(18일~24일)의 경우 중저가폰은 4종이 TOP 10에 들었다. SK텔레콤에서 출시된 갤럭시와이드가 7위, KT에서 출시된 갤럭시J7 2016년형이 8위, SK텔레콤에서 출시된 갤럭시J3 2016년형이 9위, KT에서 출시된 갤럭시J5 2016년형이 10위다. 갤럭시노트7은 1위~3위를 차지했다.

2016년 8월 4주(18일~24일) 스마트폰 판매 TOP 10 (자료=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2014년 10월 단통법이 실시된 후, 중저가폰은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스마트폰이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된데다가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단말기 실제 구매가(출고가-공시지원금)이 비싸졌기 때문이다.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도 국내 단말기 시장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용 중저가폰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TG앤컴퍼니의 루나에 파격적인 마케팅 지원과 높은 공시지원금을 제공해 시장에서 성공시켰다. 루나가 시장에서 선전하자 LG유플러스는 Y6, KT는 비와이폰 등 전용폰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이를 견제하기 위해 갤럭시A시리즈나 갤럭시J시리즈의 라인업을 다양화하거나 K시리즈, Q시리즈 등 새로운 라인업을 새로 내놨다.

중저가폰이 최근 부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국내 스마트폰의 시장 축소 영향이라는 의견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는 국내의 경우 2016년 상반기에 100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이 판매됐지만 2017년 상반기에 22.1% 감소해 800만대도 못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규모 축소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스마트폰 교체주기 증가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평균 교체주기는 과거에 비해 더 늘어나 현재 2년 7개월이다.

스마트폰의 기술적 상향 평준화와 함께, 단통법 이후 선택약정할인이 등장하면서 스마트폰 24개월 사용후 스마트폰을 구매하지 않아도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교체주기가 점점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60%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편인데, 프리미엄폰 판매량이 거의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중저가폰만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정근호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시장의 50%~60%를 차지하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라며 “단통법 이전부터 불법 보조금이나 대란 등을 이용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무료로 구매했던 습성이 남아있어 현재도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는 프리미엄 폰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통법 이후 이통사 전용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마케팅이나 지원금 등 이통사의 파격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프리미엄폰 시장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 이통사의 지원만으로는 중저가폰 시장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한국인터넷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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