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요기요와 카카오 등 일부 배달음식 중개 플랫폼과 치킨, 피자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공동으로 제휴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가운데, 프랜차이즈 가맹업소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프로모션이 골목상권의 가맹점주에게 프로모션 비용을 부담시키고, 비프랜차이즈 업소에는 주문수 감소 등의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요기요는 ‘슈퍼레드위크’라는 이름으로 일주일 내내 대형 프랜차이즈와 연계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 주문하기 역시 비슷한 할인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배달앱 요기요의 경우 9월 내내 매주 월요일 또래오래치킨 3천원, 화요일 bhc치킨 3천원, 수요일에는 BBQ치킨 3천원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매일 치킨, 피자, 보쌈 등 프랜차이즈 연계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 주문하기 역시 매주 화요일 BBQ치킨 2천원, 토요일 파파존스 피자 5천원 할인 등 상시 할인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요기요, 카카오톡 주문하기, 배달의민족 앱 화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싸게 주문...그러나 마케팅 비용 부담은 누가?

이러한 프로모션은 가격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반길 일이다. 하지만 배달음식 중개 플랫폼과 프랜차이즈 간의 제휴 프로모션은 그만큼 마케팅 비용이 드는 구조다. 따라서 일부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사 차원에서 진행한 프로모션의 비용을 가맹업소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2만원짜리 치킨을 3천원 할인해 주는 프로모션의 경우, 프랜차이즈와 배달음식 중개 플랫폼이 1:1 또는 2:1로 비용을 분담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즉 치킨 한 마리를 3천원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경우 프랜차이즈 입장에서는 보통 1500원~2000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할인 프로모션이 프랜차이즈 본사 차원에서 진행된 만큼 비용 부담도 본사 차원에서 되어야 하지만 판매촉진비, 광고비 등의 형태로 개별 가맹업소 업주에게 부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서비스하는 카카오 측은 "카카오톡 주문하기에서만 진행하는 프로모션은 회사 측에서 프로모션 비용을 일부 지원해준다"면서 "가맹점 부담 여부는 회사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알지피코리아 측은 “계약 시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프로모션 참여를 원하지 않는 가맹점의 리스트를 전달해준다”면서 “그럼 회사 측에서는 앱 내에 '일부 가맹점에 할인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슈퍼레드위크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가맹업주들에게 주문수를 늘려드리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이벤트 비용을 요기요에서 전부 부담하는 경우도 있고, 프랜차이즈 본사와 협의해 할인 금액을 반씩 나눠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요기요 측에서는 가맹점주의 주문수를 늘려주기 위해 진행하는 이벤트로 원하지 않는 가맹점주들은 프로모션 참여를 하지 않고 있다고 했느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게다가 주문수를 올리기 위해 프로모션에 참여한 소상공인들에게는 고스란히 그 피해가 돌아오고 있었다.

서울 상암동에서 3대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의 가맹업소를 운영 중인 김 모씨는 “(할인이) 본사 차원에서 결정이 되어 버리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주문이 늘어나는 건 좋은데 문제는 할인 비용을 개별 가맹업소에 지우니 남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배달앱과 프랜차이즈 간의 연계 할인 이벤트는 영세한 비프랜차이즈 동네 업소의 주문수를 싹슬이해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같은 상권에서 특정 업소가 할인 이벤트로 주문을 독식하면 다른 업소는 그만큼 주문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원 인계동에서 자체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 모씨는 “대형 업체 할인 이벤트가 있는 날은 평소 대비 주문수가 반토막 아래로 떨어지기도 한다”며 “프랜차이즈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돌아가며 할인 이벤트를 하니 장사를 이어가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처럼 요기요에서 진행하고 있는 슈퍼레드위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불만은 치킨 가맹점주 온라인 카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곳에서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배만 불리는 수법", "개인 치킨집(비 프랜차이즈)만 다 죽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치킨 가맹점주 카페 모임에서 요기요의 '슈퍼레드위크'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가맹점주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프랜차이즈 연계할인 지양 

배달앱 시장 1위 배달의민족의 경우, 프랜차이즈 연계할인을 지양하고 있다. 소규모 음식점에 대한 마케팅 비용 부담 전가 등의 부작용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대기업인 '카드사' 제휴 프로모션을 위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카드사 제휴도 마찬가지로 배달의민족과 카드사가 할인 금액을 나눠 지불하는 방식이다. 다만 프랜차이즈 제휴 프로모션과는 달리, 일상적인 카드 수수료만 지급되는 등 가맹점주들에게 부담이 적다.

따라서 카드사 제휴 프로모션은 이용자가 배달의민족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비 프랜차이즈 업소에 주문을 할 경우 해당 카드만 사용하면 동일하게 할인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가맹점주는 프랜차이즈 프로모션과 달리 특정 요일에 주문수가 감소하는 것과 프로모션 비용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제휴 할인이 가맹업소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일부 지적이 있어 자제하고 있다”며 “대신 업주 부담이 없는 카드사 제휴 할인이나 회원등급에 따른 할인 등의 방식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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