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는 지난 8월 말, 부산시 해운대구 송정동 KT 국제센터에 국제케이블 콤플렉스를 개소했다. 그동안 광화문이나 대전에 있었던 글로벌 통신 서비스 센터의 기능을 송정동 콤플렉스 한 곳으로 통합한 것이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미국에 위치한 콘텐츠·플랫폼 회사가 트래픽 중계 사업자를 이용해 홍콩에 있는 통신사로 전송할 경우, 트래픽이 송정을 거쳐 다시 광화문으로 보내졌다가 송정으로 와 홍콩으로 가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하지만 이 곳 송정에 통합 트래픽 컨트롤 타워인 국제케이블 콤플렉스가 생기면서 광화문이나 대전에 트래픽을 보내지 않아도 돼 더 빠른 전송이 가능하다. 이전에는 10ms 이상과의 지연이 발생했지만, 현재는 지연을 1ms로 줄였다는 것이 KT의 설명이다. 이 곳 송정 KT 국제 케이블 콤플렉스를 방문해 해저케이블 관리 시스템과 해저케이블 보호 솔루션을 직접 확인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총 9개의 해저 케이블이 있다. KT가 6개, 외국계 기업이 2개, LG유플러스가 1개 갖고 있다. 오는 12월, KT가 1개의 해저 케이블을 추가로 갖게 돼 총 7개를 보유하게 된다. 부산 송정에 4개, 거제도에 3개의 해저 케이블을 갖게 되는 것이다.

양동호 KT 네트워크 운영센터(NOC) 팀장은 “거제도에도 3개의 해저 케이블이 있지만 이곳 송도에서 모든 것을 관리한다”며 “국제 케이블 콤플렉스는 통합 컨트롤 타워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KT 국제해저케이블 콤플렉스에 방문한 중남미 IT 분야 장·차관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KT)

현재 전 세계에는 총 용량 1500Tbps 길이 130만km의 해저케이블이 건설돼 있으며 954개의 육양국(해저케이블을 육지에 구축된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시설)이 육지 통신망과 해저케이블을 연결하고 있다. 그 중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가를 연결하는 7개의 해저케이블, 총 용량 179Tbps를 KT가 운용할 예정이다. 현재, KT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국제 트래픽 중 80%를 맡고 있다. 12월에 완공되는 해저케이블을 포함해서 KT는 총 13만258km의 해저케이블을 관리 운영한다.

국제케이블 콤플렉스는 대형 화면을 통해 우리나라와 동북아 지역 해저케이블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고 있었다. 해저 케이블이 문제가 없으면 녹색 표시가 뜨고, 문제가 생길 경우 붉은 색 표시가 나타난다.

KT는 또한 해저케이블을 보호하기 위해 ‘해저케이블 선박 감시 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KT의 해저케이블 선박 감시 시스템은 부산, 거제, 제주에 각각 위치한 4척의 ‘해저케이블 감시 전용 선박’이 CCTV로 촬영한 영해 영상과 감시레이더로 분석한 해상 상황을 LTE 라우터와 위성통신을 활용하는 솔루션이다.

해저 케이블에 4km 이내로 접근하는 상선과 어선에게 해저케이블 단선 위험이 있음을 무선 교신으로 알리고, 500m 이내로 접근 시 인근의 해저케이블 감시 전용 선박이 출동한다.

이날 KT의 국제케이블 콤플렉스에는 ITU 텔레콤 월드에 참석 중인 중남미 장·차관들이 방문했다. 25일 ITU 텔레콤 월드 2017이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됐는데, 전날인 24일에는 부산 누리마루에서 한-중남미 ICT(정보통신기술) 장관급 포럼이 열리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우리의 ICT 기술을 중남미 등 신흥 시장으로 수출하려는 의지가 있고, 중남미도 우리에게 기술을 배우려는 생각이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송정동 KT 국제센터에는 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방문한 적이 있다.

최한규 KT 네트워크 운용 본부장(상무)은 “국제케이블 콤플렉스를 통해 10ms의 지연 속도가 1ms로 줄어들었다”며 “개인 소비자의 경우 일반적인 사용에서는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지만 B2B(기업간 거래) 등에서는 차이가 확연히 나타난다”고 말했다.

중남미 IT 분야 장·차관이 해저케이블 건설 기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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