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지난 21일 신도림 테크노마트 등 일부집단 상가와 SNS 마케팅을 위주로 하는 온라인 유통점에서 출고가 109만4500원의 갤럭시노트8(64GB)이 45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사실 규제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10월 말까지 시장조사에 나서기 때문에 많은 이들은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갤럭시노트8이 15일 개통되고 사흘 후인 18일 한 이통사가 리베이트 정책에 힘을 주면서 방통위의 구두 경고를 받았고, 지난 21일은 갤럭시노트8이 45만원, V30이 35만원까지 가격이 내려갔습니다. 방통위의 단속에 걸리면 유통점은 상당한 과징금을 물게 되고 이통3사는 과태료는 물론 영업정지까지 받을 수 있는데 지금 시점에서 불법 보조금이 이용자에게 지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장이 잠시 안정화된 22일은 신도림 테크노마트의 경우 번호이동 기준 갤럭시노트8과 V30에 47만원 상당의 리베이트가 지급됐습니다. 이동통신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책이 좋았던 21일의 경우 오늘(22일)보다 리베이트가 10개(10만원) 더 실렸다”고 말했습니다.

21일 갤럭시노트8이 45만원까지 떨어진 이유는 이통3사가 판매장려금(리베이트)를 과다 지급했기 때문입니다. 이통3사 평균 6만원대 데이터요금제 기준으로 15만원 정도의 공시지원금을 제공하기 때문에 판매점 추가지원금(지원금의 15%)을 더해도 단통법 상에서는 총 17만원~18만원 밖에 지원되지 않습니다.

신도림 테크노마트 매장(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50만원 상당의 불법 보조금...박리다매 영업

갤럭시노트8은 출고가가 109만4500원이기 때문에 45만원의 가격이 가능하려면 40만원~50만원 상당의 불법 보조금이 이용자에게 지급돼야 합니다. 가입자를 많이 유치할수록 인센티브가 더 지급되기 때문에 유통점은 약 57만원의 리베이트 중 10만원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를 불법 보조금으로 제공합니다. 박리다매 영업인 셈입니다.

방통위가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는데도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시장이 너무 침체됐기 때문입니다. 시장을 들썩이고 있는 갤럭시노트8과 V30이 출시됐고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선택약정 시행일이 9월 15일이라고 미리 알려졌고 이때 이후로 프리미엄폰이 차례로 출시되기 때문에 대기 수요는 계속 쌓이고 있었습니다. 유통 업계 관계자도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시장이 너무 냉랭했다”며 “영업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밖에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10월이나 11월의 경우 이통사 임원들의 실적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실적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이통사가 리베이트를 과다 지급해 리베이트의 불법 보조금 전환을 유도하고 가입자를 뺏으면 나머지 이통사도 리베이트를 올려 가입자를 지키거나 다시 뺏을 수 밖에 없습니다. 유통점 입장에서는 가입자를 많이 유치할수록 리베이트를 더 받기 때문에 박리다매 영업을 펼치게 됩니다.

이통3사가 리베이트 전쟁에 나서면 방통위의 시장 과열 기준인 2만4000건을 넘게 됩니다. 결국 모든 문제의 근본원인은 이통사의 리베이트 과다 지급과 유통점에 대한 차등 자급에 있습니다.

갤럭시노트8과 V30을 기다리고, 예약 판매를 통해 먼저 구매한 고객이 차별받는 것이 국내 이통시장의 현주소입니다. 뭔가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