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우리나라의 갤럭시S8 언락폰(무약정폰) 가격이 미국보다 두 배 이상 차이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를 중심으로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단말 가격 차이는 완전자급제 도입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의 삼성전자 공식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갤럭시S8 언락폰 가격을 비교한 결과, 실제 소비자 구매 가능 금액에서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19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출시한 갤럭시S8(64G 모델) 언락폰의 한국 가격을 102만8000원에 책정했다. 그러나 미국은 724.99달러(82만원)으로 약 20만원 차이가 발생한다. 세금을 계산하더라도 미국은 약 780달러(한화 90만원)다.

미국과 한국의 삼성전자 갤럭시S8 언락폰 가격 비교 (사진=녹색소비자연대)

미국은 여기에 중고폰 보상판매(최대 300달러)까지 얹어 실구매가는 424.99달러(48만원)까지 떨어진다.

녹소연은 이외에도 미국에서 오는 21일까지 삼성스토어에서 갤럭시S 전기종 구매 고객에서 프리기어 VR(129.99달러)을 사은품으로 증정하고 있으며, 신제품인 갤럭시노트8 출시에 맞춰 아마존, 베스트 바이 등 미국 주요 유통점에서 갤럭시S8의 무약정폰 판매가를 575달러(65만원)까지 가격을 낮춰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정책국장은 “삼성전자는 과거 분리공시 도입을 반대할 때 글로벌 영업비밀을 최대 무기로 삼아왔다. 한국과 미국을 보면 한국은 언락폰이 통신사 판매 출고가보다 10% 비싼 반면, 미국은 도리어 언락폰이 약 20달러 정도 저렴하다”며 “더불어 한국은 신제품 출시에 따른 구제품 가격 인하도 전혀 없다. 출시 당시 가격은 차이가 없을 수 있지만, 출시 후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 소비자들한테만 비합리적으로 비싸게 판매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통사도 선불요금제 판매 확대해야

녹소연은 이동통신 3사 또한 위약금 우려가 없고, 소비자가 쓰고 싶은 만큼 선택해서 구매할 수 있는 선불요금제 판매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이동통신 3사의 선불요금제 가입자 현황’을 보면, 2013년 12월 91만8207명이었던 이통 3사의 선불요금제 가입자는 단통법 시행 직후인 2014년 12월 100만명 수준으로 조금 늘었다가, 이후 급속하게 줄어들면서 올해 7월 42만5149명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통 3사 가입자 숫자가 5443만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선불요금제 가입자 비율은 0.78%에 불과한 수준이다.

녹소연은 선불요금제 가입률이 낮은 이유로 이통 3사가 사실상 국내 이용자들에게 유심요금제를 판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동통신 3사 선불요금제 가입자 현황 (사진=녹색소비자연대)

이어 정부도 자급제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14년 7월 LTE 유심이동성을 확보됐음에도 2015년 7월 기준 자급 단말기의 가입자 수는 78만5000명 시장점유율은 0.1%에 불과했다.

녹소연 측은 “2012년 이미 행정제도가 도입됐고, 2014년 자급제를 할 수 있는 기술적인 시스템이 완비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대기업들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다. 지금이라도 제조 대기업은 언락폰을 출고가와 같은 가격에 판매해야 하고, 이통 대기업은 제대로 된 선불유심요금제 등을 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와 같은 소비자의 선택권 침해, 비용편익 침해 해소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법률로 자급제를 강화하는데 국회, 정부가 모두 나서야 한다. 정부가 추가적인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 논의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든다면, 단말기자급제 강화방안을 최우선 의제로 설정하여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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