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저마다 특색있는 인공지능(AI) 서비스 플랫폼을 앞세우며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에 흔히 SI(시스템통합)업체라고 부르는 삼성SDS, SK C&C, LG CNS 등 국내 IT 서비스 빅3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형태의 AI 서비스 플랫폼을 공개하며 국내 기업용 AI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 6월 공개한 빅데이터 분석 AI '브라이틱스'와 대화형 AI '브리티'를 결합해 B2B에 최적화된 AI서비스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IBM과 AI 영역을 협력 중인 SK C&C는 실제 글로벌 도입 사례가 다양한 왓슨의 한글화 버전인 '에이브릴'을 통해 8개의 한국어 API를 제공한다. 특히 왓슨의 강점인 제조, 헬스케어, 챗봇 등을 에이브릴을 통해 국내 시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LG CNS는 빅데이터 분석에 최적화된 AI 플랫폼 '답(Data Analytics & AI Platform, DAP)'을 통해 빅데이터 분석이 필수적인 스마트팩토리와 챗봇 등 제조, 물류 분야에 AI 집중 공략에 나선다.

삼성SDS, SK C&C, LG CNS의 AI 플랫폼 (자료취합=디지털투데이)

삼성SDS와 LG CNS는 자체개발...SK C&C는 IBM과 함께

삼성SDS의 빅데이터 분석 AI 브라이틱스와 대화형 AI 브리티는 국내와 미국 산호세에 위치한 삼성SDS 연구소에서 공동 개발한 AI 플랫폼이다. 특히 애플과 야후에서 AI연구를 진행해온 이치훈 상무가 올 6월 삼성SDS AI연구팀장으로 합류하면서 그동안 개발 중이던 브리티에 딥러닝과 자기강화 학습 기능이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술이 브리티에 탑재되면서 빠른 AI 학습이 가능한 것으로 삼성SDS는 설명했다.

LG CNS AI 플랫폼 답의 구성도 (자료=LG CNS)

LG CNS는 그동안 수개월 이상 소요됐던 빅데이터 분석 환경을 간소화 하고 빅데이터 분석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는 AI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답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LG CNS의 설명에 따르면 기존 기업 고객들이 빅데이터 분석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개월 이상 시간이 필요했지만, 답을 적용하면 별도의 과정 없이 1시간내 분석 환경 구축이 가능하다. 또한 분석 환경 구축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에 필요했던 3~4개월의 시간도 최대 1주~2주로 단축할 수 있다. 그야말로 빅데이터 분석에 최적화된 AI 플랫폼이다.

SK C&C의 에이브릴은 IBM AI 플랫폼 왓슨의 한글화 버전으로, 그동안 영어로만 가능했던 왓슨의 다양한 AI 기능을 동일한 환경에서 더 편리하게 한글 기반으로 사용할 수 있다. SK C&C와 IBM이 공동으로 AI 서비스를 개발하게 제공하는 만큼 AI 수준에 대해서는 이미 검증이 끝난 상태다. 특히 제조, 헬스케어, 챗봇 등에 있어서 이미 실도입 사례가 있는만큼 국내에서도 동일 영역에 빠른 적용이 가능하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AI 제공...집중하는 영역은 서로 달라

AI는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위한 대규모 빅데이터가 필수인만큼 기존 온프레미스 시스템하에서 자체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컴퓨팅 파워나 데이터 수집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같은 이유로 글로벌 IT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빅3도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AI(AIaaS)을 지향한다.

먼저 삼성SDS는 내부 계열사를 위한 프라이빗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외부 고객을 위해 퍼블릭 클라우드인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와 손을 잡았다. 최근 삼성SDS는 MS와 클라우드 생태계 구축을 위해 '클라우드 이노베이션 랩'을 공동으로 설립하고, 삼성SDS의 IT 솔루션 및 기술 인력을 MS 클라우드와 결합해 국내 기업용 AI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삼성SDS에 따르면 브리티는 삼성전자가 개발할 또다른 AI 플랫폼 '빅스비'와 달리 B2B에 특화된 AI 플랫폼이다. 브리티는 ▲일정, 연락처 ▲임직원 정보서비스 ▲SCM ▲출장, 근태 등 업무 특화 지원 분야 ▲고객센터 접수 등 기업 고객을 위한 AI 서비스에 집중돼 있다.

삼성SDS의 AI 플랫폼 브리티의 음성 서비스가 결합된 활용 영역

삼성SDS 측은 "브리티는 자체 개발한 자연어 처리기술을 적용해 복잡한 음성과 텍스트를 요청해도 질문의 맥락과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라며 "특히 기업 내에 구축된 기간 시스템과 연계해 분기별 경영실적이나 재고현황, 시스템 개발 상황 등을 쉽고 편리하게 확인 및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언어이해기술, 다중 의도 처리 인식 및 문장별 감성 분석 등 자연어 처리 엔진과 딥러닝을 적용해 실제 사람과의 대화처럼 주제가 변경되거나 중간에 새로운 요청을 하더라도 의도를 파악해서 처리해 준다. 특히 음성 서비스도 자체 구현이 된 상태로 현재 삼성SDS와 계열사에서는 이미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삼성SDS는 "브리티는 자기강화학습이 가능해 AI 대화모델을 스스로 향상시킬 수 있다"라며 "기존 대화형 AI에 구축에 3개월이 걸렸다면 브리티는 1개월만에 구축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LG CNS는 AI 플랫폼 답을 향후 중요도가 커질 빅데이터 처리에 일차적인 초점이 맞춰진 상태다. 단일 클라우드 환경이 아닌 멀티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현만큼 어느 퍼블릭 클라우드에서라도 답을 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 시각화 등 빅데이터 처리와 실시간 분석이 가능해 빅데이터 분석 소요 시간을 대폭 단축 시킬 수 있다.

LG CNS 측은 "답을 통해 보통 수개월이 소요되는 빅데이터 분석환경이나 신규 AI 서비스 개발환경을 1시간 이내로 구축할 수 있다"라며 "기존 빅데이터 분석에 최소 3~4개월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답을 이용한다면 최대 1~2주 내에 끝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LG CNS 답을 이용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 모습 (자료=LG CNS)

빅데이터 분석에 최적화 된 만큼 LG CNS는 답을 우선적으로 스마트팩토리에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LG그룹 제조 계열사에서는 이미 답을 활용해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한 상태다.

이뿐만이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 처리에 특화된 만큼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머신러닝을 통해 챗봇으로도 서비스가 제공된다. 특히 고객센터에 접수된 실제 고객들의 언어 데이터를 분석해 상황에 따라 최적의 답변이 가능하다. 현재 통신사 고객센터에 활용 중이다.

IBM의 AI 서비스 플랫폼 왓슨의 한글화 버전이 SK C&C의 에이브릴이기 때문에 공개되기 이전부터 초미의 관심 대상이었다.

에이브릴은 IBM클라우드와 SK C&C의 클라우드제트에서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 형태로 제공된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에이브릴은 ▲대화 ▲자연어 이해 ▲자연어 분류 ▲검색 및 평가 ▲문서변환 ▲언어변환 ▲이미지 인식 ▲성향분석 등 총 8종의 API로 구성됐다. IBM이 공개한 API는 ▲대화 ▲언어 ▲음성 ▲이미지 ▲감정 ▲디스커버리 등 6가지 영역에서 총 15개의 API에 달한다. SK C&C에 따르면 현재 8종의 API만 한글화가 완료돼 공개한 상태로, 추후 한글화가 완료되면 추가 API를 공개할 방침이다. 단, 음성 영역의 경우 SK C&C가 IBM과 달리 독자적으로 개발에 착수한다.

SK C&C AI 플랫폼 에이브릴이 제공하는 서비스 영역

에이브릴의 장점으로는 사용 편의성과 범용성에 방점이 찍혀있다. API 형태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개발자는 각각의 API를 필요에 따라 적용할 수 있다. 특히 단일 API 뿐만 아니라 다중 API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AI 서비스를 새롭게 만들 수도 있다. 예컨대 자연어 이해와 문서 전환, 이미지인식 API를 동시에 적용하면, 사람이 말하는 언어를 인식해서 텍스트 기반 문서로 변환이 가능하고, 이미지 인식 기능을 활용해 인식된 이미지에 사람이 말한 내용을 그대로 입력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렇게 등록된 데이터는 클라우드를 통해서 언제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다.

SK C&C 측은 "에이브릴은 API를 활용해 전문가가 아니라도 손쉽게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라며 "누구나 원하는 AI 서비스를 개발해 AI 생태계 구축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에이브릴은 왓슨이 실제 도입 사례를 발굴한 금융, 제조, 헬스케어 등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SK C&C는 에이브릴이 하나의 AI 서비스를 대표하기보다는 모두가 함께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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