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4차산업혁명시대에서 핵심 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AI)의 생태계를 구축, 선점하기 위해 '인터넷 대기업' 네이버, 카카오가 다른 산업군과 제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용자 데이터베이스(DB)와 다양한 서비스를 제휴사들을 통해 여러 영역에 자사의 AI 기술을 심는 전략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완성차, 전자제품, 건설 업체 등 다양한 제휴사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네이버의 주요 AI 협력사는 퀄컴과 LG전자, 카카오는 현대기아차, 삼성전자, 포스코건설-포스코ICT, GS건설이다.

두 포털사 모두 각 사의 AI 플랫폼을 활용한 제휴를 맺고 있다. 네이버의 AI 플랫폼은 라인과 공동으로 개발한 '클로바',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아이'가 있다. 여기에는 음성인식, 비주얼인식 AI 엔진, 대화형 엔진 등 다양한 AI 기술이 집결됐다.

(좌) 한성숙 네이버 대표, (우) 임지훈 카카오 대표 (사진=각 사)

네이버, 퀄컴-LG전자와 손잡고 사물인터넷 생태계 구축한다

네이버의 AI 제휴사로는 퀄컴과 LG전자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지난 6월 퀄컴의 자회사 퀄컴 테크놀로지와 AI 분야의 협업 관계를 발표했다. 클로바가 퀄컴의 사물인터넷(IoT) 프로세서에 탑재되며 네이버는 시스템 소루션을 만드는 과정에서 퀄컴 칩을 우선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클로바가 내장된 퀄컴의 IoT 칩을 스피커에 탑재하면 스마트 스피커를 만들 수 있다. 또 이 칩을 냉장고, 세탁기 등 각종 가전에 탑재하면 AI스마트홈 기기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네이버는 퀄컴의 칩을 통해 각종 기기에 클로바를 넣을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LG전자와도 협력하고 있다. 지난 3월 진행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AI 플랫폼 클로바를 공개한 네이버는 LG전자와 가전제품,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협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내달 LG전자에서 출시하는 스마트스피커 스마트씽큐 허브에 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씽큐 허브는 와이파이와 연동해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정황을 봤을 때 얼마든지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LG전자의 가전제품을 통해 날씨정보, 맛집 정보 등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LG전자는 네이버의 검색 DB와 서비스를 활용해 사용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네이버는 LG전자의 가전제품에 클로바를 탑재해 DB 확보, 기술력 고도화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카카오, 인공지능(AI) 분야 주요 제휴기업 (자료=디지털투데이 취합)

카카오, 전자-완성차-건설 기업과 손잡고 AI 생태계 선점 노린다

카카오는 전자기업, 완성차 기업과, 건설기업 등 다양한 곳과 AI부문 제휴를 맺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는 현대기아차와 삼성전자와 협력했다. 지난 7월 카카오는 현대·기아자동차와 카카오아이 음성인식기술기반으로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기술은 지난주 현대기아자동차에서 출시한 제네시스 G70에 적용됐다.

차량 핸들에 위치한 음성인식 버튼을 누른 다음 상호명, 주소 등을 말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강남역 10번출구 맛집 알려줘”라고 명령하면 내비게이션에 여러 곳의 맛집 목록이 뜬다. 그러면 사용자는 “3번 맛집으로 안내해달라”고 하면 된다.

지난달에는 건설사인 포스코건설-포스코ICT, GS건설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카카오아이를 활용한 스마트홈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카카오아이가 적용된 아파트에는 카카오의 스마트스피커로 조명, 가스, 냉난방 등을 제어, 카카오톡 메시지로 기기 조작하는 등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가 연동된다.

카카오는 포털사가 선점하기 힘든 스마트폰 영역에도 AI 생태계 확장을 위해 삼성전자와 제휴를 맺었다. 카카오아이와 삼성전자의 지능형 인터페이스 빅스비를 연동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 기기를 보유한 사용자들은 빅스비를 통해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의 제휴 발표 당시 카카오의 임지훈 대표는 “삼성전자와의 협력은 카카오 서비스가 가진 경쟁력과 함께 카카오아이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카카오의 AI 기술은 자사의 서비스 안에 머물지 않고 수많은 파트너들을 통해 확장해 전 국민의 일상에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서도 AI 동맹 사례 이어져...아마존, 알렉사로 AI 영역 넓힌다

해외 사례로는 아마존이 대표적이다. 아마존은 지난 1월 포드와 제휴해 음성명령으로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운전자는 알렉사를 통해 목적지 추가, 인터넷검색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차량 연료 확인, 교체부품도 자동 주문할 수 있다.

또 지난 8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음성비서 상호 협력을 발표해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각 사의 AI 음성비서인 아마존 알렉사와 MS의 코타나를 연동한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 MS 공동 창업자와 아마존 제프 베조스 CEO (사진=테크 인사이더)

이로써 윈도10 탑재 기기에서 코타나를 통해 알렉사와 대화를 할 수 있다. 반대로 스마트스피커 아마존 에코를 보유한 사용자는 알렉사를 통해 코타나와 이야기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휴로 두 기업이 모두 이익을 얻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각 사에서는 기존에 아우를 수 없는 분야, 사용자들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타나는 아마존을 통해 스마트스피커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아마존 에코의 사용자들을 확보, 아마존은 약 5억명에 달하는 윈도10의 사용자들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사용자 DB-다양한 서비스 가진 포털사, 다른 산업군과 제휴로 AI 생태계 확장

국내 대표 포털사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완성차기업, 전자기업, 완성차기업 등과 손을 잡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 중에서도 데이터 확보, AI 생태계 확장이 주된 이유다.

AI 기술의 경우 사용성이 증가할수록 기술이 더욱 정교해진다. 데이터가 많을수록 더 많은 학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생활 곳곳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다양한 상황에서의 DB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이 적용되는 주요 분야로는 음성인식, 자율주행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음성인식 기술은 사용자의 음성명령을 자연어처리를 한 뒤 내용을 파악해 그에 맞는 결과값을 내놓는다. 따라서 명령에 대한 정확한 답을 내놓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다양한 음성명령 DB가 필요하다.

자율주행기술도 도로 위의 수많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3 DB확보가 관건이다. 여러 DB를 확보해야 긴급상황에 대처가 능해지고, 사람이 전혀 개입하지 않아도 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서로 가지고 있지 않은 분야의 기업과 제휴해 미래 먹거리인 AI 부문의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AI의 허브가 스마트스피커지만 4차산업혁명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 가전이 AI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콘텐츠, DB, 기술력를 가진 포털사는 가전사, 건설사들과 손을 잡고 그들의 영역에 자사의 AI 플랫폼을 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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