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오은지 기자] 자동차 업계가 내년 신차부터 초고선명(FHD)급 카메라를 탑재한다. 카메라 해상도 진화는 운전자 시야를 확보하는데 도움이 되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는 한편 관련 부품의 연쇄 변화를 이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연말부터 출시하는 신차에 FHD(200만 화소)급 카메라를 장착한다. 싼타페, 풀체인지를 예고한 K9 등 SUV와 고급 세단부터 우선 적용하고 보급형 차량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차량용 카메라 탑재 위치. (자료=LG이노텍 블로그)

자동차용 카메라모듈은 스마트폰 카메라모듈과 기능이 다소 다르다.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이미지센서와 구동계로 이뤄져 있다는 점은 같지만, ADAS 기능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고, 신뢰성 테스트가 까다롭다. 1600만을 넘어 2000만 화소까지 개발된 스마트폰 카메라에 비해 아직까지 화소수가 적다.

고해상도 카메라 채택, 관련 기술도 바뀐다

차량용 카메라가 고화소화 되면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서(ISP)도 바뀌어야 한다. ISP는 이미지센서가 읽어들인 이미지나 영상 중 필요한 데이터를 골라 압축해 디스플레이로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는 차량용 카메라는 모듈에 ISP가 장착돼 있었는데 고해상도가 되면 ISP 기능을 엔진컨트롤유닛(ECU)이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폰은 일찌감치 ISP 기능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통합한 바 있다. 좀 더 강력한 코어 프로세서를 이용해 이미지를 처리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일본 파나소닉과 후지쯔 시스템반도체 합작사인 소시오넥스트는 ISP 통합 ECU칩을 개발, 국내 자동차 업계에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현대모비스가 ISP를 ECU에 통합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해상도가 올라가면 영상의 용량이 커지는데, 전송을 위한 압축 기술 설계자산(IP)이나 압축률을 높이지 않고도 빠른 전송이 가능한 통신 컨트롤러 등도 필요하다. 일본 자인일렉트로닉스가 무압축 통신 솔루션을 출시하는 등 주로 외산 업체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고해상도 차량용 카메라 모듈 공급사는 국내 업체는 LG이노텍, 엠씨넥스, 해외에서는 파나소닉, 소니, 샤프, 교세라 등이 꼽힌다.

디스플레이, 10인치 이상 대화면 증가

카메라 해상도가 높아지면 전후방 화면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우고 해상도도 개선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는 다양한 기능 구현과 실내 디자인을 위해 디스플레이 크기를 점점 키우고 있는데, 카메라 해상도가 낮을 때는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게 오히려 시각적으로 불편하다. 좀 더 실감나는 후방 및 서라운드뷰를 볼 수 있게 되면서 디스플레이 면적 유연성도 개선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 업체 IHS는 오는 2021년까지 7인치대 이상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약 3350만대 출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이면 프리미엄 자동차는 10인치 FHD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기본 장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 (자료=IHS)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영하 40℃~ 영상 100​℃ 범위에서 1000시간 이상 견뎌야 하는 등신뢰성과 안전성 검증 기준이 까다로워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7인치 차량용 디스플레이 패널은 약 40~50달러 가격에 형성되고 있는데, 태블릿PC용 디스플레이에보다 4~5배 비싸다. 10인치 이상 디스플레이가 채택되면 가격이 조금 더 오를 여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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