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가 전체 글로벌 시장에 대비해 국내시장이 5% 밖에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시장의 정책만으로는 스마트폰 출고가를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상정될 움직임을 보이는 등 단말기 완전 자급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이에 대한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단말기 완전 자급제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스마트폰 출고가가 내려가지 않는데다가 이통사 대리점이나 판매점 등 유통업자들의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오히려 부작용만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분리공시제의 경우 정부 정책에 따라가겠다는 예전 입장을 반복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5일로 예정돼 있는 갤럭시노트8 국내 사전 예약 개통에 앞서, 12일 오전 자사 서초사옥에서 갤노트8 미디어데이를 마련했다. 이날 김진해 삼성전자 한국총괄 영업팀장(전무)는 “완전 자급제의 경우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단말기 가격이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린 글로벌 회사라 한국시장만 가격 조정이 불가능하다. 전체적인 (글로벌) 가격 기준으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이어 “완전 자급제가 시행되면 단말기의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일부 기대가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온도차가 있다”며 “분리공시의 경우에도 글로벌 가격 정책을 우리가 사용하기 때문에 현재 수준하고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마케팅 정책 역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말기 자급제란 통신사 대리점이나 판매점을 거치지 않고 제조사 매장이나 온라인몰에서 직접 스마트폰을 구매한 뒤 통신사를 선택해 요금제에 가입하는 것을 말한다. 분리공시제란 제조사와 통신사의 지원금을 분리해 각자 별도로 공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모두 마케팅비를 줄이고 국내 스마트폰 출고가를 낮추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미디어데이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즉, 단말기 출고가를 내리기 위한 분리공시제나 완전 자급제 논의가 논의되고 있고, 당장 다음 달부터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가 일몰되는 등 여러 정책을 정부가 진행 중에 있지만 스마트폰 출고가는 글로벌 가격에 비해 내릴 수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단말기 완전 자급제의 경우 오히려 유통 생태계만 붕괴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분리공시제의 경우 정부정책에 따라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스마트폰 출고가가 내려가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에 찬성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노트8의 국내 가격이 뉴욕 언팩에서 언급한 것과 달리 100만원을 넘어간 것에 대해 사과했다. 고동진 사장은 “국내에서도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나 협력관계 등을 고려할 때 그렇게 되지 못했다”며 “혼선을 드린 점 다시한번 사과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갤럭시노트8 64GB 모델이 109만4500원으로 110만원에 육박한 것에 대해 애플의 아이폰X가 999달러(한화 약 113만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맞불 작전을 펼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의 국내 사전 예약 판매량이 65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노트8 사전 예약 시작 이후 7일부터 11일까지 5일 동안 예약판매량이 65만대로 같은 기간 갤럭시노트7 사전예약판매물량보다 2.5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생각하는 갤럭시노트8의 8일간 예상 사전예약 판매량은 80만대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폰에 대해서는 내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동진 사장은 “폴더블은 갤럭시노트 로드맵에 들어가 있고 내년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지금 몇 가지 문제점을 극복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확실히 해결할 수 있을 때 제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고동진 사장은 “빅스비와 관련해 생태계를 구축하고 개발자들을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10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빅스비 2.0을 발표할 계획이고 향후 출시 일정 등도 그때 말씀드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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