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구글과 애플이 증강현실(AR) 개발에 적극 나섬으로써 스마트폰 시장을 다시 부흥시키는 촉매제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될 AR앱이 스마트폰의 부흥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온지 10년이 지났지만 언제나 한결같은 질문이 있는데 그것은 ‘다음에는 새로운 어떤 것이 있는가’다”라며 “스마트폰은 이미 성장의 성숙기를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새로운 무언가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워치가 탄생해 스마트폰의 역할을 일정 부분 가져갈 것으로 기대됐지만 애플워치를 비롯한 스마트워치는 큰 흥행을 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등장한 AR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AR은 현실 세계에 가상의 디지털을 올려놓는 것이다. 포켓몬고와 스냅챗의 댄싱 핫도그 같은 콘텐츠가 AR의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매체는 “많은 회사들이 그것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한다”며 “페이스북, 애플, 구글과 같은 거대 IT공룡 뿐 아니라 매직리프와 같은 스타트업까지 새로운 기술인 AR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난 4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물리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많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자”며 “500달러의 TV대신 1달러짜리 앱을 즐기는 날이 올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글래스와 같은 보조 AR전용 기기를 통해 더 이상 TV나 모니터가 필요하지 않은 시대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저커버그의 장밋빛 전망은 실행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가을 애플 아이폰X에 적용될 예정인 AR관련 콘텐츠로 인해 AR앱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되지만 단순히 앱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매체는 “AR관련 앱이 쏟아져 나와도 단숨에 스마트폰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스마트글래스나 관련 기기로 대체되는 급진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몇 주 내에 iOS11을 발표한다. iOS11에서는 AR키트라는 기능이 특징으로 알려져 있는데 개발자들이 AR기능을 앱에다 쉽게 넣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툴이다. 하지만 매체는 AR키트가 나오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해 앱을 제작할 수 있는 개발자를 충분히 확보한 페이스북이나 스냅챗 등을 제외하고는, 작은 개발사들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AR 이미지 (사진=플리커)

구글 애플 동시에 AR관련 기술 개발...올 하반기 본격 부흥 예상

AR에 공을 들이는 것은 애플뿐만이 아니다. 구글도 지난달 말 안드로이드 기반 AR개발 툴인 AR코어를 공개했다. 물론 이 툴도 처음에는 소수의 스마트폰에서만 작동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올해 말까지 AR기능을 1억대 이상의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작동되게 할 예정이다. 새로 출시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AR기능을 언제나 사용할 수 있도록 기본 탑재하는 것을 내년 목표로 삼고 있다.

관련 앱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애플의 AR키트를 활용해 만든 이케아 AR앱이 대표적인 사례다. iOS11에서 구동될 이 앱을 통하면 사람들은 이케아 매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자신의 집안에 이케아 가구를 배치해 볼 수 있다. 또 줄자 등을 사용해 일일이 집안에서 길이를 측정하지 않고, 구입하기 전에 한 번 가져다 놓아본 후 바로 구입 버튼을 누를 수 있다.

사실 AR은 안드로이드 폰에는 새롭지 않다. 구글 ‘탱고’ AR플랫폼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탱고는 고성능의 센서를 통해 당신의 주변을 스캔하고 디테일한 환경을 만들어 줬던 플랫폼이다. 하지만 하드웨어에서 높은 사양을 요구하고, 앱 선택 UX의 불편함 때문에 확산되지 못했고 그저 실험적인 구글의 시도로서만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제 구글도 AR코어라는 툴을 만들었고 애플도 AR키트를 제작해 앱 개발자들은 이전보다 더 창의성이 가미된 AR앱 제작이 가능해졌다.

니킬 챈드혹 구글 상품 개발 책임자는 ”전 세계에 약 50억대 가량의 스마트폰이 있는데 새로운 기능을 원하는 사람도 그만큼 많다”며 “이런 이유에서 AR은 스마트폰 산업에 새로운 부흥을 가져올 수 있는 징후”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