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방한했다. 최근 구글코리아의 경영진 구축을 완료한 뒤에 방한한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그동안 세계 검색엔진 최대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 경영진의 방한이 어떤 효과를 낼지 궁금해진다.

한 방송사가 주최하는 포럼의 기조연설을 위해 방한한 것이 1차적인 목표이지만,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제휴 등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포석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슈미트 회장의 이번 방한은 눈길을 끈다. 검색 창 하나로 전세계를 평정한 구글의 성공 비법 등을 정리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ittoday.co.kr

1998년 문을 연 구글은 7년 만에 21세기 인터넷 산업의 선두주자로 떠올랐으며, 현재 최고의 인터넷 기업이라고 통칭되고 있다. 아니 IT 전 산업을 아울러 최고라는게 더 맞는 표현일 듯싶다. 또한 웹2.0을 대표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2004년 8월 상장된 구글은 상장 1년 만에 미국의 20대 기업에 들어갔다. 2006년 기준으로 총매출액이 106억 달러에 달하고, 순이익이 31억 달러다. 시가총액은 1435억 달러다.

검색한 웹 페이지 수 80억 개 이상이며, 이미지 10억 개 이상, 유즈넷(Usenet) 메시지 10억 개 이상, 전세계 122개 언어로 100개 이상의 도메인을 보유하고 있다. 사용자수는 지난 3월 5억 2800만명에 달한다. 검색창 하나를 통해 전세계를 평정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표> 구글의 주요 지표별 현황(2007년 3월 기준, 단위 : 명, %, 억 달러)

직원수

2006년 매출액

2006년 순이익

미국 검색시장 점유율

사용자수(100만명)

시가총액

12,238

106

31

53.7

528

1435

<출처 : google, Chronicle Research>

 

 

본능에 충실해

구글이 이처럼 급성장할 수 있었던 건 바로 본연의 임무인 검색에 충실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아무리 페이지를 화려하게 꾸미고 다양한 유사 검색어 등을 화면에 보여준다고 해도,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정확히 찾을 수 없다면, 검색 사이트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했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구글은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딱딱 골라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국내 한 개발자는 “구글을 이용하면 정밀 유도탄처럼 원하는 자료를 몇 페이지 이내에서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며, “타 검색서비스처럼 똑같은 문서를 순위와 무관하게 장황하게 제시하지도 않았고, 디렉토리 위주로 유명한 사이트만을 제시하지도 않았으며 찾은 페이지 범위와 속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구글의 검색엔진은 타 사이트의 검색엔진과 무엇이 다르기에 이처럼 결과물에서 많은 차이를 보일까. 구글의 검색엔진 역시 전통적인 검색엔진의 구조와 다를 건 없다. 다만 기존 검색엔진이 갖고 있던 몇 가지 약점을 보완했다. 이를 위해 구글은 웹 문서의 하이퍼텍스트에 부가적인 구조적 정보들을 사용했고, 방대한 웹 문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거대하고 다양한 스케일의 검색 아키텍처를 구축했다.

단순함이 최고

두 번째로 단순함이다. 이는 구글의 웹사이트 첫 화면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이미지 광고도, 정보도, 기타 상세 설명도, 아무것도 없다. 단지, 구글의 로고, 검색창, 검색 단어를 입력하고 누를 수 있는 단추 2개, 그리고 안내를 위한 텍스트 몇 개. 이게 구글 첫 페이지에 나와 있는 전부다. 검색결과도 디자인해 주지 않을뿐더러 다양한 통합검색은 상상하기 힘들다. 단지 웹페이지 검색 목록만 보여줄 뿐이다.

이 두 가지는 구글의 슬로건에서 비롯된다.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 인간을 먼저 생각하고 그 다음 상업적인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인간의 정보검색 욕구를 단순(simple)하게 그리고 매우 정확하게 보여줘야 된다는 그들의 철학인 것이다.

따라서 구글은 신규 서비스를 출시할 때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는다. 대신 사용자들에게 얼마나 가치 있는 서비스인가를 먼저 따지고 일을 진행한다. 또 서비스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사용자에게 준다. 이렇게 함으로써 사용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며, 그 결과 정말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는 검색 결과에서 알 수 있다. 구글의 검색결과를 보면 그 우선순위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해당 사이트를 방문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인기가 높은 검색결과가 높은 평가를 얻고 결국 좋은 자리를 차지하여 맨 위로 올라오는 것이다.

 

 

 

<표> 미국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2007년 3월 기준)

순위

회사명

전년대비 증가율(%)

점유율(%)

1

구글

31.6

53.7

2

야후

16.6

21.8

3

MSN

11.4

10.1

4

AOL

8.1

5.8

5

ask.com

2.1

1.8

<출처 : Nielsn/netrating>

 

 

사용자에게 수익 배분해 충성도 높여

이용자의 편의를 높인 결과 접속자 수가 늘었고 이 때문에 구글에 광고를 내고 싶어하는 기업이 늘어났다. 한발 더 나아가 검색어에 따라 관련 광고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광고효과도 높였다. 여기에 개인 블로그에서도 광고를 유치할 수 있도록 해 수익이 사용자에게도 돌아갈 수 있게 했다. 기업의 발전이 사용자에게도 득이 된다는 인식을 심어줘 고객 충성도를 높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세 번째 이유다. 검색엔진 하나만으로 시장에서 성장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구글은 실험적이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주류 서비스에 편입시키면서 끊임없는 성장 동력을 개발하고 있다. 물론 이런 성장 동력 이면에서는 애드워즈(AdWords)와 애드센스(AdSense)라는 강력한 캐시 카우(cash cow)가 버티고 있음은 물론이다. 계속해서 검색 서비스를 개선하고 색인 숫자를 늘이고 수익 창출을 위한 애드워즈와 애드센스 시스템을 개선해 왔으며, 사용자들에게 그 이익이 돌아가도록 했던 것이 먹혀들었다고 볼 수 있다.

과감한 신규사업 진출과 블로거들의 밀어주기

네 번째 성공이유는 과감하게 신규 사업을 실행했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경쟁 사이트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사용자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또한 새로운 서비스를 베타 또는 정식 버전으로 내놓을 때마다 이 많은 사용자들이 손을 들어줬다.

그 배경에는 구글이 막강한 1인 미디어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블로거들이다. 이들이 구글의 작은 변화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자신의 블로그 파워를 기반으로 입소문 마케팅을 벌렸던 것. 블로그의 영향력이 최근 들어 급속히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입소문 마케팅은 구글을 밀고 당겨주기에 매우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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