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카카오뱅크가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늘어난 실탄은 대출 여력 확보와 신규 대출상품 출시에 집중할 방침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 카카오, KB국민은행 등 카카오뱅크 주주사들은 전날 5000억원 유상증자를 위한 주금을 납입했고, 이날부터 늘어난 자본금을 활용할 수 있는 효력이 발생한다. 이로써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기존 3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유상증자로 재무건전성이 확보돼 대출 여건이 늘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한 달만인 지난달 27일 대출액이 1조4000억원을 넘겨 신규 대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오픈 일주일 만에 급격한 고객의 증가로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고객별 대출 한도를 내린 바 있다.

또한 이용자가 몰려 신용조회 조차 어려워 ‘먹통’ 오명을 받았던 마이너트통장 대출과 신용 대출 상품은 더 많은 고객이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 측은 유관 기관들과 협력해 대출 트래픽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늘어난 자본금은 차기 대출 상품인 전세자금 보증 대출과 제2고객센터 설립에도 활용될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센터가 시중은행 오프라인 지점의 창구역할을 한다.

그러나 현재 250명 규모의 카카오뱅크 고객센터는 300만명 이상의 가입자의 문의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실제로 상담을 받으려고 하면 문의량이 많아 대기해야 한다는 문구를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른 시간 내에 현 인력의 두 배인 500명 규모의 고객센터를 추가로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완료된 만큼 카카오뱅크는 다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르면 이번 달이나 다음 달에 늘어난 자본 여력을 활용한 향후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맏형 케이뱅크보다 빠른 보폭...카뱅 성장성에 주주사 기대감

카카오뱅크는 당초 내년 초에 유상증자를 계획했으나 이용 고객이 빠르게 증가해, 출범 2주 만인 지난달 11일 유증 계획을 앞당겨 확정했다. 카카오뱅크보다 3개월 가량 일찍 문을 연 케이뱅크가 이달 27일 10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 하기로 결정한 것과 비교하면 시기나 규모 면에서 모두 앞서가고 있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정식 오픈 이후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고 있고, 카카오뱅크의 주주사도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시작 한 달 만인 지난달 27일 가입자 307만명, 예·적금액은 1조9580억원, 여신(대출 실행금액 기준)은 1조4090억을 기록했다. 이는 케이뱅크가 영업 개시 100일이 된 시점에서 가입고객 40만명, 수신과 여신 각각 6500억원, 610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급속한 성장이다.

또한 카카오뱅크의 주주사는 9곳, 케이뱅크는 21곳이다. 주주 구성이 더 복잡한 케이뱅크가 주주사들의 의견을 한데 모으는 것이 쉽지 않다. 카카오뱅크의 지분 58%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KB국민은행과 카카오 등 주요 주주사의 지분을 합하면 78%에 달해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반면 케이뱅크는 21개사 중 14곳이 출자에 한계가 있는 소액주주로 구성돼 있다.

한편 케이뱅크는 지난달 11일 100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연내 1500억원을 추가 증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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