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찬길 기자] 국내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며 당초 정부가 목표했던 전기차 보급량을 7월에 이미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자동차 업계 전반적으로 전기차 공급이 원활치 않아 실제 출고량은 계약 대수 대비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31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국내 전기차 판매 대수는 1만5000대를 넘겼다. 앞서 지난해 12월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원 예산으로 1만4000대분을 확보했다. 이는 올해 환경부 전기차 보급 목표량이다.

환경부는 이와 같은 전기차 보급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고 밝혔다. 최호순 환경부 청정대기기획과 주무관은 “7월까지 지자체에 등록된 전기차 계약 현황은 이미 1만5000대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보조금은 국고보조금과 지자체보조금 두가지로 구성된다. 전기차 구매자는 보조금을 받기 위해 계약사항을 지자체에 신고한다. 환경부는 이 사항을 토대로 전기차 보급 현황을 확인한다.

환경부 집계에는 주행거리 문제로 저속전기차로 구분돼 소액 보조금을 받는 르노 ‘트위지’ 판매대수가 포함된다. 반면 아직 보조금을 받지 않는 미국 테슬라 ‘모델S’는 포함되지 않는다.

문제는 전기차 실제 공급량이 실제 계약 대수에 크게 못미친다는 점이다. 7월까지 계약된 전기차 대수는 1만5000대지만 출고량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올해 상반기 전기차(현대자동차 아이오닉⋅기아자동차 쏘울EV, 레이EV⋅르노삼성 SM3Z.E., 트위지⋅GM 볼트⋅닛산 리프⋅BMW i3⋅파워프라자 피스) 출고 대수는 총 4362대다. 동일차종 7월 누계 출고량은 약 6000대로 3분의 1 수준이다.

현재 현대자동차 아이오닉(EV)는 주문 후 제품을 받기까지 기간이 6개월이 걸린다. 보통 차량을 인도 받는데 걸리는 기간은 3개월 안팎이다.

현대자동차는 환경부와의 협의를 통해 아이오닉 내수 생산량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증설을 진행하는 한편 울산 공장 내 아이오닉 생산량 중 국내 출고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실제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내수 출고량은 6월 476대에서 7월 810대로 크게 늘었다.

한국지엠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공급받는 볼트(Bolt) 역시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지엠은 볼트 국내 판매 대수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업계는 올해 판매하는 볼트 공급량을 600대로 파악한다. 볼트는 국내 출시 두 시간 만에 전량 예약판매 됐다. 한국지엠은 내년 볼트 공급 대수를 늘리는 방안을 GM본사와 논의할 계획이다.

BMW ‘i3’는 하반기 판매량 및 공급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하반기부터 주행거리를 200km까지 늘린 신형 i3가 출시된다. BMW그룹코리아 관계자는 “신형 i3 출시를 기다리는 대기수요로 인해 판매량이 미미한 상황”이라며 “신형 i3가 나오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현대차 아이오닉 제품 인도기간은 6개월로 늘어났다.(사진=현대자동차)

최호순 주무관은 “7월 누적 전기차 수요가 전년동기 대비 6배 늘어난 반면 전기차 공급량은 3배밖에 늘지 않았다”라며 “공급만 원활하다면 출고량 측면에서도 전기차 보급 목표량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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