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패블릿(폰+태블릿)의 원조 갤럭시노트시리즈의 최신 제품인 갤럭시노트8이 24일 밤 0시(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공개됐다. 갤럭시노트는 갤럭시S시리즈와 함께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을 이끄는 주요 라인업이다. 갤럭시S시리즈에 비해 스마트폰의 화면의 크기가 크다는 장점이 있고 S펜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태블릿의 장점을 가져왔다.

갤럭시노트나 아이폰플러스시리즈 등 패블릿이 하반기 시장의 프리미엄 폰으로 떠오르자 태블릿 시장은 점차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만큼 갤력시노트 등 패블릿이 이용자에게 인기를 끌었다는 뜻이다.

스마트폰은 이용자가 한 손으로 쉽게 사용해야 한다며 패블릿을 비판했던 스티브 잡스. 하지만 그가 사망한 뒤 애플 CEO인 팀쿡은 아이폰6에서 스마트폰의 크기를 키우고 패블릿인 아이폰플러스를 출시했다. 결국 잡스의 철학은 틀린 것이었다. 패블릿 전성시대를 이끈 갤럭시노트시리즈의 히스토리와 당시 시장 상황을 분석했다.

갤럭시노트, 패블릿의 탄생

갤럭시S와 갤럭시S2로 스마트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지만 삼성전자의 꼬리표는 애플의 카피캣이었다. 당시 삼성전자에게 갤럭시노트라는 브랜드와 상품은 삼성만의 독자적인 작품이었다. 갤럭시노트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당시 상대적으로 큰 5.29인치였다.

갤럭시노트7(FE)가 5.7인치, 갤럭시S8이 베젤(테두리)리스 방식으로 5.8인치인 것에 비교하면 작다고 볼 수 있지만 2011년 당시만 해도 5인치가 넘어가는 스마트폰은 대화면이었다. 당시 갤럭시S2가 4.3인치였고 아이폰4S가 4인치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큰 화면이다.

당시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벽을 허문 제품”이라고 갤럭시노트를 소개했다. 당시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는 “험머(투박한 디자인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 같다. 아무도 사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시만 해도 잡스는 스마트폰은 한손으로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애플은 4년 뒤에 아이폰6플러스를 출시하며 5인치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았다. 갤럭시노트는 갤럭시노트8이 공개된 뉴욕이 아닌 IFA가 열리는 베를린에서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다.

갤럭시노트4 (사진=삼성전자)

노트시리즈의 진화, 갤럭시노트2 · 갤럭시노트3

잡스가 비판했던 갤럭시노트는 오히려 더 발전하면서 패블릿 열풍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2012년 IFA가 열리는 독일에서 갤럭시노트2를 선보였는데 전작보다 화면의 크기가 0.2인치 커졌다. S펜이 강화됐고 이메일이나 일정 등 S펜을 통해 내용을 미리 볼 수 있는 에어뷰 기능이 추가됐다.

다음해인 2013년 IFA에서 공개된 갤럭시노트3는 전작에 비해 화면의 크기가 02.2인치 더 커졌다. 즉 5.7인치로 출시된 것이다. 갤럭시노트3는 5.7인치의 디스플레이로 패블릿이라는 명성을 얻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

노트시리즈만의 상징인 S펜의 기능도 강화됐다. S펜으로 주소를 쓰면 스마트폰이 자동 인식한 후 지도에서 위치를 찾아주는 기능이 돋보였다. 이처럼 갤럭시노트는 점점 진화하며 갤럭시S시리즈와 함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성기를 이끌었다.

상반기에는 갤럭시S시리즈, 하반기에는 갤럭시노트시리즈라는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이 완성된 것이다. 갤럭시S시리즈는 MWC, 갤럭시노트시리즈는 IFA 등에서 공개되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엣지 디스플레이의 시작, 갤럭시노트4

갤럭시노트4는 IFA에서 마지막으로 공개된 갤럭시노트시리즈다. 갤럭시노트5부터 삼성전자는 뉴욕에서 공개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갤럭시S3, 갤럭시S4에서 승승장구하던 삼성전자는 갤럭시S5에서 전작보다 판매량이 부진하면서 아픔을 겪었다.

갤럭시S5는 출시 초기, 예상보다 판매량이 40%나 떨어질 정도였고, 특히 중국 시장의 경우 출시 후 6개월 가량의 판매량이 전작의 절반 수준이었다. 부진을 만회하고자 절치부심해 만든 것이 바로 갤럭시노트4다. 지문인식 등 생체인식 기능을 도입하기도 했고 엣지 디스플레이를 삼성전자의 제품 중 처음으로 적용했다. 웨어러블 기기 VR과의 연동도 갤럭시노트4부터 가능했다. 이런 혁신성을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4에 담은 것이다.

비록 한쪽 면에만 엣지를 적용했지만, 이같은 참신한 시도는 갤럭시S6엣지의 탄생을 가져왔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갤럭시노트7부터 엣지 디스플레이가 기본으로 적용돼 출시됐다.

애플과의 정면 승부 피한다, 갤럭시노트5

줄곧 갤럭시노트시리즈의 경우 9월에 열리는 IFA에서 공개돼왔지만 갤럭시노트5는 예년보다 한달 먼저 공개됐다. 애플과의 정면승부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갤럭시S3, 갤럭시S4에서 애플의 위상을 누르며 위세를 떨치던 삼성전자였지만 갤럭시S5의 부진과 잡스의 철학을 버리면서까지 화면을 키웠던 아이폰6시리즈를 기점으로 시장은 뒤바뀌는 양상이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6S출시보다 갤럭시노트5를 조기 공개하고 시장에 먼저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장소도 유럽이 아닌 뉴욕으로 바꿨다. 화면의 크기가 큰 패블릿은 유럽 시장에서 인기가 없기 때문이다. 5.7인치 이상의 스마트폰은 국내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와 북미 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부터 갤럭시노트8까지 모두 애플보다 한 달 빠른 8월에 공개하고, 뉴욕에서 언팩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갤럭시노트5부터는 탈착식 배터리가 아닌 일체형 배터리를 도입했다. 또한 무선 충전 기능도 적용했다. 이때부터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이 점차 닮아가는 현상이 점차 짙어지기 시작했다.

사진=삼성전자

갤럭시노트시리즈 중 최고의 찬사를 받았던 비운의 갤럭시노트7

갤럭시노트7은 삼성전자가 최고의 기술을 집대성한 당시 혁신성이 강조된 스마트폰이었다. 홍채인식을 통해 잠금을 해제할 수 있었고, 무선 충전, IP68등급의 방수 방진, 자동 번역이지원되는 S펜 등 당시 스마트폰 중 최고의 기능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원래는 갤럭시노트6로 출시돼야 했지만 갤럭시S시리즈와의 숫자를 통일하기 위해서 6를 건너뛰고 갤럭시노트7으로 출시됐다. 작년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노트7이) 갤럭시노트6로 출시되기는 너무 아까운 제품이었다”며 6를 건너 뛴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숫자를 건너뛰면서 놓쳐서는 안될 것을 놓쳤는데 바로 안전이었다. 배터리 폭발 사고가 전세계적으로 일어나며 결국 단종됐다. 하지만 갤럭시S8에서 안전 문제를 종식시켰고, 배터리를 교체하고 보유하고 있었던 부품으로 다시 만든 갤럭시노트FE를 출시하며 제품 설계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을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로 갤럭시노트7의 초반 인기를 다시 넘어설 수 있을까. 24일 0시에 공개된 갤럭시노트8의 출고가는 130만원을 넘는다는 외신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갤럭시노트8이 출시 이후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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